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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 없을 때 내가 사들인 물건들

by 프라우지니 2018.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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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뭘 하나 사면 마르고 닳도록 사용한 다음에 새 물건을 사는 스타일입니다.

예를 들어 새 와이셔츠를 선물 받으면 가지고 있는 것 중에 하나를 버립니다.

 

여자인 마눌은 물건을 샀다고 헌 물건을 버리지 않는데..

남편은 남자여서 그런 것인지 아님 성격이 별난 것인지 물건을 꼭 필요한 경우만 삽니다.

 

이런 성격의 남편이지라 마눌의 물건을 사들이는 것도 절대 쉽지 않습니다.^^;

마눌 돈으로 물건을 사면서도 남편의 잔소리를 피할 수 없죠.

 

마눌이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일단 밑 작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갑자기 안 보였던 물건이 보이면 잔소리부터 하는 남편이거든요.^^;

 

생각하기에 따라서 “참 스트레스겠다.”하실 수도 있지만..

정말 필요한 물건만 사는 남편의 성격을 그냥 받아들이면 방법이 보이죠.^^

 

그렇다고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스트레스야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것이니 말이죠.

 

남편이 없는 한 달간 혼자 평화스럽고 행복하게 살았던 마눌이 사들인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출장을 가면서 양말을 왕창 가져간지라 양말 서랍이 거의 비어있는 상태이고,

양말중 버려야할 것들도 제법 있었던지라 남편 양말을 사들였습니다.

 

남편은 보통의 양말이 아닌 약간 두툼한 스포츠 양말을 신는데,

마침 10켤레의 검정양말이 25%세일까지 들어간지라 완전 저렴합니다.

 

남편 생각에 얼른 업어다가는 빨아서 남편의 양말서랍에 잘 넣어뒀습니다.

빨아서 넣어두면 남편이 눈치 못 채고 그냥 꺼내서 신을 줄 알았었는데..

 

제가 남편을 너무 만만히 봤던 모양입니다.

자기 물건이 아닌 물건은 한 번에 알아보네요.^^;

 

출장에서 돌아와서 짐정리를 하던 중에 남편의 양말서랍에 있던 새 양말들을 다 비닐봉투에 넣더니만 그걸 마눌의 옷장에 넣어버립니다. 다행이 잔소리는 안 하네요.^^

 

“뭐시여? 그거 내가 빨아서 다 넣어뒀구먼.”

“...”

“당신 가지고 있는 양말 중에 헌거 다 버리고 새로 산 것으로 바꾸면 되잖아.”

“...”

“그걸 왜 내 옷장이 넣냐구?”

남편이 말을 안 하는지라,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남편의 새양말이 담긴 비닐봉투는 그대로 마눌의 옷장에 넣어둔 상태입니다.

 

내가 산 물건 중에 첫 번째 물건은 남편이 눈치 채지 않기를 바랐지만 실패!^^;

 

 

 

마눌이 사들인 두 번째 물건은 이불보입니다.

 

마침 세일하는 면 이불보의 디자인도 맘에 들고, 가격은 더 맘에 드는지라 하나 사기로 했습니다.

결혼 10년차이지만 내손으로 이불보를 사는 건 처음입니다.

 

결혼은 준비하면서 이불/침대보 세트를 한번 샀었는데...

그것이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우리는 결혼 10년 동안 침대보 하나도 안사고 잘 살았습니다.^^;

 

뉴질랜드 길 위에서 살 때 참 럭셔리한 이불보를 산적이 있었습니다.

 

하얀 바탕에 꽃무늬 면이불보는 꽤 비싼 가격을 주고 샀던지라,

우리부부가 사용했던 가장 럭셔리한 이불보로 기억을 하고 있죠.^^

 

어떤 이불보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75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8회-우리 집을 공개합니다.

 

이불보를 산지도 10년이 넘었고, 또 맘에 드는 물건도 만났으니..

이번 기회에 다시 꽃무늬 이불보를 하나 사기로 했습니다.

 

가서보니 디자인도 예쁘고, 가격도 착한 제품인지라 세일 첫날 매진입니다.

내가 사고 싶은 것이 없다고 포기하면 절대 안 되죠.

 

판매 직원한테 물어보니 아직 입고되지 않는 제품이 10개 정도 남아있다는 정보!

 

나와 같은 시간대에 같은 이불보를 사려고 판매 직원에게 문의를 하는 할매가 계셨던 것을 보면,

이 꽃무늬 이불보가 연령대를 초월해서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사진이 조금 칙칙하게 나왔네요.^^;

 

아직 입고되지는 않았지만, 금방 다시 물건이 들어온다니..

얼른 2개를 예약하고 계산을 해버렸습니다.

 

남편이 돌아올 시기가 다된지라 혹시나 물건이 남편보다 더 늦게 도착할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물건은 남편보다 빨리 도착했고, 얼른 빨아서 이불보를 갈았습니다.

 

한 달 만에 돌아오는 방에 새 꽃무늬 이불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려나..

아님 잔소리부터 시작하려나?

 

이런 생각을 잠시 했지만, 이미 질렀으니 남편의 반응이야 관심 밖이죠.^^

 

남편이 방에 입장하자마자 이불보에 대한 밑 작업을 시작 했습니다.

 

“남편, 우리 뉴질랜드에서 꽃무늬 이불보 사용했었잖아.”

“....”

“우리 결혼 전에 이불보 사고는 여태까지 한 번도 산 것 없잖아.”

“...”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불보는 다 완전 오래된 거 알고 있지?”

“....”

“내가 완전 맘에 드는 꽃무늬 이불보가 있어서 샀어. 완전 예쁘지.”

“....”

“이거 면 100%에 감촉도 완전 좋다.”

“...”

 

남편의 반응을 보니 별로 나쁘지 않습니다.

 

남편의 반응이 나쁘지 않으니 슬슬 본전 생각이 납니다.

 

“남편, 이 꽃무늬 이불보 26유로 주고 샀거든.. 당신이 낼래?”

“당신이 하는 거 봐서.”

남편이 이렇게 말하면 본인이 낼 의지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앗싸라~ 마눌의 돈 26유로가 굳는 순간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면 100% 예쁜 꽃무늬 이불보는 엠보싱처리가 된 제품인지라,

완전 만족스럽습니다.

 

물건도 사고, 잔소리도 안 듣고, 거기에 물건 값까지 받을 수 있으니...

나름 성공한 쇼핑이요~ 품목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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