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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출장에 챙겨갔던 물건들.

by 프라우지니 2018.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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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출장 갔다 와서 짐을 푸는걸 옆에서 구경했던 마눌.

 

남편이 마눌보다 정리는 더 잘하는지라 오히려 안 도와주는 것이 도와주는 겁니다.^^

 

남편이 짐 속에서 엉뚱한 물건들을 내놓는지라 마눌이 아주 많이 웃었습니다.

 

“아니, 이건 왜 가져갔데?”

 

 

 

출장 갈 때 남편이 마눌 몰래 이런 걸 챙겨 갔었네요.

 

수세미와 그릇의 물기를 제거하는 티타월까지 챙겼으니 어딘가에 주방세제도 있겠네요.

샤월 젤이나 샴푸로 그릇을 씻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죠.

 

출장을 가는데 참 뜬금없는 물건들이죠?

 

 

 

남편이 출장 갈 때 우리가 사용하는 캠핑용 컵을 가지고 간 건 알고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차를 조금 심하게 많이 마시는 커플인지라,

보통 커피숍에서 주는 작은 찻잔은 성에 차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날 때는 우리 대용량(500ml)스테인리스 컵을 가지고 다니죠.

 

러시아의 숙소에서 남편이 찍어 보낸 사진을 보니...

캠핑 컵만 가지고 간 것이 아니고, 캠핑접시까지 가지고 갔었네요.

 

그릇 옆에 있는 포크를 보니 이것도 낯익은 것이 집에서???

 

 

 

그 후로도 남편이 찍어 보낸 사진들을 보니 호텔서 간단한 저녁을 사다가 먹었던 모양입니다.

캠핑 접시랑 캠핑 컵과 포크는 이럴 때 요긴하게 사용한 모양입니다.

 

몰랐습니다. 남편이 출장 갈 때 이런 것들을 챙겨서 다니는지는..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짐을 풀 때 마눌이 항상 지키고 있지도 않거니와,

지난번 출장에서는 왓츠앱이 없어서 그곳에 머물 때 사진 한 장 받지를 못했었습니다.

 

 

 

마눌을 내내 궁금하게 했던 남편이 보낸 사진 한 장.

 

한글을 2달 배운 실력이니 한글의 구분은 가능한 남편이 한국라면을 사왔었네요.

한국라면은 마눌이 끓여주는 “신라면”을 몇 번 먹어봤으니 매운 강도는 이미 알고 있고!

 

건강에 안 좋다고 마눌도 못 먹게 하는 라면을 사왔던걸 보니 매운 국물이 땡겼던 모양입니다.

 

호텔서 먹으려면 컵라면을 사왔어야 했는데, 웬 봉지라면을 샀을꼬?

 

내내 궁금했던 이 질문은 남편이 돌아온 후에 물어봤습니다.

 

“남편, 라면은 호텔방에서 어떻게 끓여먹었어? 설마 커피포트에 끓여 먹은 건 아니지?”

 

“호텔이용 꼴불견“중에 순위에 올라가는 꼴불견이 바로 커피포트에 라면 끓이기 라죠?

 

커피포트에 양말도 삶는다니 라면이야 양호한 품목이지만,

그래도 냄새는 감당이 안 되고, 나중에 틈틈이 낀 음식물 세척도 힘드니...

이런저런 이유는 놔두고라도 호텔서 하지 말라면 안하는 것이 손님의 바른 자세죠.

 

“매너 있는 내 남편이 설마 호텔의 커피포트에 라면을 끓이겠어?” 싶지만,

그래도 확인사살은 필요한 법이니..

“아니.”

“그럼 라면을 어떻게 삶았어?”

“....”

“가져간 캠핑 컵에 삶았어?”

“응”

“컵에 뜨거운 물 부어서 삶기는 힘들었을 텐데..”

“그래도 삶아지던데.”

 

캠핑 컵에 내용물을 넣고 뜨거운 물 붓고 스테인리스 접시를 덮어서 익힌 모양입니다.

그래도 잘 익혀서 먹었다니 다행이네요.

 

아! 남편이 가지고 갔었는데, 가지고 올 때까지 내가 몰랐던 물건 하나가 빠졌습니다.

우리 집 도마 3형제중 제일 막내인 플라스틱 도마가 남편이 없는 동안 행방불명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한 달 내내 생각에 생각을 했었는데..

이것도 남편이 마눌에게 사전안내도 없이 챙겨 갔었네요.

 

도마는 남편이 빵이나 햄을 썰어서 먹을 때 받침으로 사용하는 용도로 챙겨갔던 모양입니다.

 

다음에 남편이 출장 갈 때는 주방에서 어떤 것을 챙겨 가는지 잘 봐야겠습니다.

그래야 남편이 없는 동안 찾지 않을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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