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발렌타인 데이는 왔다가 갔습니다.
결혼 10년을 지나 11년을 바라보고 있는 부부라고 해도 발렌타인 데이는 존중합니다.^^
말인즉, 마눌은 여전히 남편에게 선물을 바란다는 이야기죠.^^
살아온 세월만큼 우리부부에게도 다양한 추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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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내 사랑을 받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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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발렌타인데이~~ 하트 새우 발렌타인데이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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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맛에 준비했던 발렌타인데이 하트초코렛
올해는 발렌타인 데이에 근무가 걸린지라 선물은 미리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없었던건 아닌데... 사실은 뭘 할 의지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내가 직접 준비한 선물이 없다고 남편한테 빈 손으로 갈 수는 없죠.
나는 빈손이면서 남편에게 선물을 달라고 손벌리기도 민망한 일이고...^^
퇴근하면서 슈퍼마켓에 잠깐 들렸습니다.
슈퍼전단지에서 발렌타인데이 기획으로 나온 초코렛을 본 것도 생각이 났고.
하다못해 1유로짜리 하트모양의 쪼맨한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려고 말이죠.^^
하트 초코 아이스크림을 골라서 손에 들고 카운터로 가는길에 내눈에 딱 띄인 초코렛.
발렌타인 데이 기획상품인데, 막바지여서 그런지 과감하게 20%할인까지 합니다.
가격도 내가 들고 있는 하트모양 아이스크림과 차이가 안 나는지라,
아이스크림은 살짝 내려놓고 얼른 초코렛으로 집어들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는 남편 앞에 사들고 온 초코렛을 쑥 내밀었습니다.
“남편, 해피 발렌타인~~^^”
마눌이 내미는 초코렛을 받는 남편의 반응은 멀뚱 멀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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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비싼 건 아니지만...
내가 사온 물건이니 생색을 심하게 내야하는 거죠.^^
일단 초코렛을 받자마자 남편이 얼른 포장을 벗기더니 드십니다.
평소에는 시시때때로 마눌 뚱뚱하다고 구박을 하시는 분이 이럴때는 관대해지는것인지,
밤 늦은 시간임에도 마눌 앞에 먹으라고 초코렛 박스를 내밉니다.
그렇게 부부는 발렌타인데이 늦은 저녁시간에..
둘이 나란히 앉아서 박스 안에 초코렛을 단번에 해치웠습니다.
내 선물은 전달을 했으니 이번에는 남편의 선물을 받아야 하는 거죠.
“이제 내 선물 줘야지.”
“무슨 선물?”
“오늘이 발렌타이 데이잖아, 마눌한테 초코렛 선물도 받았으니 당신도 줘야지.”
“....”
“뭐 사온거 없어?”
“없는데..”
“우이쒸~ 그러는게 어딨어.”
“...”
예전에는 발렌타인데이라고 비싼 보라색 난 화분도 사오고, 단돈 1유로짜리 저렴한 꽃 화분도 사오더니만.. 이제는 무슨 날이라고 해도 빈손입니다.
하긴, 마눌 생일때도 어떤 선물을 해줄지 고민하는 대신에 쿨하게 현찰 박치기를 하시는 분인데,
결혼 10년이 넘어가면서 발렌타인이라고 꽃을 바라는 건 이제는 무리인 것인지...^^;
남편이 빈손이라니 마눌이 본색을 드러냅니다.^^
“알았어. 그럼 돈으로 줘!”
남편에게 돈을 달라고 할 때는 남편 가방에서 지갑을 찾아 남편에게 줘야 합니다.
그래야 바로 받을 수 있으니 말이죠.^^
지갑 안의 현찰을 보던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돈이 없어.”
남편은 항상 선불카드로 결제를 하는지라 현찰은 거의 안 가지고 다닙니다.
남편이 급하게 현찰이 필요할 때는 시시때때로 마눌에게 꿔가거든요.
남편한테 손을 벌리니 남편의 뜬금없는 한마디.
“얼마? 5유로?”
“지금 장난하세요? 5유로가 뭐야?”
“알았어. 그러면 10유로.”
“발렌타인 데이인데 너무 짠 거 아니야? 그리고 전에는 20유로 줬는데 이제는 10유로야?”
“받기 싫으면 말고!”
“알았어. 그럼 10유로라도 줘!”
그렇게 남편에게 발렌타인 선물로 10유로를 받았습니다.^^
“에게~ 마눌한테 짜게 꼴랑 10유로 주냐?“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슈퍼마켓에서 2,20유로(3천원 미만)짜리 초코렛을 샀으니..
10유로를 받았으면 남는 장사이기는 합니다.^^
“짠돌이 남편이라고 하더니 정말 짜다.“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마눌의 한국행 왕복 항공권을 마눌의 작업 (꼬심?)없이 “내가 내 줄게~” 한지라,
이번 발렌타인데이는 그냥 10유로 받고 “남는 장사”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2유로짜리 선물주고 10유로를 받았으면 분명히 남는 장사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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