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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요즘 다니는 독일어코스

by 프라우지니 2018.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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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독일어학원을 다시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직업교육을 하기 전에 잠시 B2 (중급)을 다녔었는데..

 

직업교육을 받는 동안은 독일어로 쓰고, 말하고, 암기하고 시험까지 봤지만,

직업교육을 마친 지금도 저의 독일어 실력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문법은 오랫동안 사용 안 한지라 많이 망가졌죠.

 

이제는 전문직업인으로 일을 하고, 살고 있지만 독일어는 여전히 배워야 하는 언어입니다.

시간도 조금 나는지라 미뤄놨던 독일어 문법을 다시 한 번 복습하기로 했죠.

 

린츠에는 몇 개 안되는 곳에서 독일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BFI라는 사설학원에서도 배울수 있고, Volkshochschule(시민대학?)에서도 배울 수 있고,

그 외 몇군데에서도 배울수 있는건 알고 있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저렴하게 배울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문법을 한번 다 잡아놓는 것도 좋은 것 같아서 저렴하고 수준도 낮은 곳을 골랐죠.

 

"Arcobaleno 아르코발레노"내가 찾은 가장 저렴한 학원입니다.

 

이 학원의 수강료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262

남편이 원하는 일, 독일어공부

 

 

 

아르코발레노의 건물 벽에 붙어있는 만국기는 이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국적을 위주로 붙여놓은 것인지.. 난민 신청하러 많이 오는 나라들의 국기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곳에 드나드는 국가를 위주로 국기가 붙은듯하고 그 외 다른 “여러나라” 국기들이 붙어있는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태극기도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한국인이 난민신청자 자격으로 이곳에 오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여러나라 국기”에 포함되서 걸려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이곳에서 찾은 “한국”국기입니다.

한국이라고 써 있는데, 국기는 내가 아는 그 태극기가 아닌지라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린츠에 전에 많은 북한사람들이 일을 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는데..

북한사람이 난민신청자로 이곳에 왔던 것인지..

 

하긴 여기서는 “한국”하면 “북한”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만들었던 “주택청약”이 6년 기한을 넘긴지라,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담당직원이 “남한”을 못 찾아서 아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심각한 얼굴로 뭔가를 하는데 도대체 뭘하는 것인지..

찾아도 안 보이는 것인지 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한국이..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북한) 이지?”

“아닌데, 그거 북한이고, 난 남한 사람인데.”

 

또 열심히 찾는 모양입니다.

 

“남한은 Republic of Korean 야.”

 

말을 해줘도 못 찾는지 한참을 헤맨 뒤에야 “남한”을 찾기는 했습니다.

여기서는 남한보다 북한이 더 찾기 쉬운 나라인 모양입니다.^^;

 

 

 

우리반 풍경입니다.

앞에는 담임이 선생이 강의중이고, 나머지는 “집중”해서 배우고 있죠.

 

전 문법을 다시 잡는 시간인지라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죠.^^

 

그래서 조금 멀리 떨어져 앉아서 선생님이 나에게 질문하기 전까지는 입 다물고 있습니다.

 

제일 앞에 앉는 오스트리아에 온지 16년이다 됐다는 우크라이나 아낙은 내가 봐도 우리 반 수준(A2) 이상인데, 선생 바로 옆에 앉아서 다른 초보들이 배울 기회를 안주고, 혼자 다 대답하고 혼자 수다를 떨어대느라 수업을 방해합니다.

 

아낙들이 모이는 가격도 저렴한 학원인지라 별로 기대를 안 했지만..

그래도 워낙 모인 인종들이 다양하다보니 별의별 왕재수들이 많습니다.^^;

 

오스트리아 생활 16년차 무슬림(우크라이나) 아낙은 수업 첫날 아들을 데리고 입장하셨습니다.

다들 표정은 “뭐래?”하지만 아무도 말은 안 합니다.

 

하긴, 말을 하고 싶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할 독일어실력은 아닌지라, 못하는 경우죠.

 

곧 수업 시작하는데 아이를 옆에 끼고는 아래층에 있는 “놀이방”으로 보낼 의지를 안 보입니다.

거기에 아이는 계속해서 낑낑대면서 까탈을 부립니다. 수업방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보다 못해서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오는 수업이 아닌데, 아이는 아래층에 놓고 오지?”

“애가 놀이방에 안 가려고 해서 데리고 왔는데..”

“그래도 아이를 수업에 데리고 오면 안 되지, 다른 사람한테 방해가 되잖아.”

“내가 이런 일로 전에도 문제가 많았는데...(이번에도 또 그러네)”

“여기는 아이를 데리고 와도 되는 수업이 아니잖아.”

“내가 돈을 낸 수업인데 아이가 운다고 안 들어올수는 없잖아.”

“여기 모인 사람들도 다 수업료 냈거든, 너 하나 때문에 수업을 방해받을 수는 없지.”

 

첫날부터 나랑 싸움 아닌 싸움을 했지만, 이 아낙은 강적인지라 꿋꿋하게 낑낑대는 아이를 끼고 앉아서는 계속해서 수업시간에 앉아있습니다.

 

선생님도 짜증섞인 말투로 “수업시간에 아이를 데리고 올수는 없다”고 했지만,

남의 말은 안 들리는 듯이 행동하는 아낙!

 

그냥 조용하게 있으면 모르겠는데, 아이는 수업시간에 소리도 질러대고 연필을 아래로 던져대고.. 다들 인상을 쓰면서도 “나가라”는 말 한마디도 못하는 수업시간.

 

원래 말을 안 하면 “가마니”가 되는 거죠.

그 아낙은 다른 사람들을 다 “가마니”취급했습니다.

 

자기는 16년차이니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독일어로 싸움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다들 뭐라고 해도 “전투준비 완료”이니 혼자 당당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아낙은 그후로도 두어번 더 수업에 아이를 데리고 왔다가 아래층에 있는 놀이방에 데려다주곤 했습니다.

 

더 이상 아이를 데려오는 일은 하지 않지만..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대답에 혼자 대답을 다하고,

다른 사람에게 한 질문까지 혼자 다 대답을 합니다. 아무리 봐도 이 수업에 들어온 수준은 절대 아닌데 그저 수다를 떨고 싶어서 오는 것인지..

 

수업시간에 유난히 진도를 못 따라오던 폴란드 출신 아낙.

오스트리아에 온자 3년차가 됐다고 하는데 아직 독일어는 왕초보 수준입니다.

 

난 결혼하고 2개월 만에 A2(초급/ 지금 듣는 수업) 시험보고,

6 개월 후에 B1(중급)시험을 봤었구먼.

 

도대체 3년동안 뭘 했길레 독일어는 완전 생초보인것인지..

유난히 진도를 못 따라오는 선생님이 질문을 했습니다.

 

“너 레벨 3 과정은 마쳤어?”(지금 이 과정은 레벨 4이거든요.)

“아니.”

“그럼, 레벨3을 배우고 와야지. 그걸 안 배웠으니 문법을 이해 못하잖아.”

“다른 선생이 여기에 가라고 해서 왔는데?”

“누가? 3을 건너뛰고 4에 왔으니 중간에 안 배운 문법 때문에 힘들잖아.”

“....”

"이따 수업 끝나고 나랑 이야기좀 하자.”

 

그렇게 쉬는 시간에 선생을 따라갔던 아낙은 울면서 교실에 들어왔습니다.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가라고 한 것이 뭐 그리 모욕적인 일이라고!

 

 

대충 비슷한 포즈인지라 이 사진을 골랐습니다.^^

 

교실에 울면서 들어온 아낙은 폴란드말로 계속 말을 하면서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욕이 있죠? “엿 먹어라~”

 

배우지 않는 문법을 배우는 것이 어려우니 한단계 내려가서 배우라는 것이 뭐그리 자존심 상한다고 그리 울고불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녀가 이해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지만, 하도 울고불고 하는지라 물었습니다.

 

“너가 3단계 안하고 4단계로 왔다고 했잖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선생이 3단계로 내려가라는 건,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배우라는 이야기야.”

 

갑자기 나에게 폴란드어로 뭐라뭐라 소리를 질러댑니다.

 

못 알아들으니 나한테 욕을 하는지 그냥 “니가 뭘 알아?”그러는지 알길은 없습니다.^^;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대충 그녀의 폴란드어와 짧은 독일어로 말한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는 폴란드에서 역사 선생님이였는데, 오스트리아 남자를 만나 결혼 한 지 3년이나 됐다고 합니다. 노동청에 독일어 배우고 싶다고 해도 그냥 취직하라고만 하고, 남편은 퇴근해서 집에 오면 피곤하다고 하고 말도 안걸로 독일어도 안 가르쳐 준다.”

“하루종일 밖에서 일하고 저녁에 집에 오면 피곤해서 남자들은 집에서 입을 다물고 싶어해.”

“xxxxxxx(폴란드어)”

 

매번 그녀의 폴란드어 반, 짧은 독일어 반 섞인 불만을 들어주는 건 짜증나는데..

그녀는 내가 만만해진 것인지 시간만 나면 내 옆으로 옵니다.^^;

 

말이 통해야 조언도 해주고, 좋은 이야기도 해줄텐데..

 

아직 젊은 그녀가 불평대신에 자신의 생활에 적응하고, 만족하고 살았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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