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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골동품 열쇠를 찾아 동네 한바퀴

by 프라우지니 2017.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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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도는데,

비가 오는 날은 부득이하게 걸어야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습관이 있는지라 걸어가려면 너무 더딘 거 같지만..

가끔은 걸어 주는 것도 좋고 해서 이 날은 그냥 걸었습니다.

 

하늘이 꾸물거리는 것이 비가 언제 올지 모르니 자전거를 타고 급하게 후다닥 도는 것보다는,

걸어서 천천히 동네 한 바퀴를 돌기로 했습니다. 가방에 우산도 챙겨서 말이죠.

 

 

 

그렇게 동네 한 바퀴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슈퍼마켓을 한 번씩 도는 여정이죠.^^

 

세 군데의 슈퍼를 들려서 이것저것 사가지고 집에 왔는데,

주머니에 있어야할 열쇠가 안 보입니다.

 

우리 집 열쇠는 일반 열쇠가 아니라 어디서 복사도 못 하는디..^^;

 

우리 집 열쇠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497

우리 집 골동품 열쇠

 

일단 잠긴 문은 시부모님이 가지고 계신 열쇠로 연다고 해도 어디 가서 살수도 없는 열쇠인데..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열쇠가 없으니 문을 열 수 없고, 오는 길에 떨어졌을 테니 바로 길을 나섰습니다.

내가 돌았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우리 동네 쇼핑몰에 있는 Interspar 인터슈파(1번)를 갔었고,

그 다음에 Hofer 호퍼(3번)를 갔었고, 그리고 Lidl 리들(4번)을 갔다가 집에 왔는데...

 

이날따라 산지 얼마 안 된 신발을 신고 나간지라 한 바퀴 돌아오니 발도 아픈데..

그렇다고 열쇠를 포기 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내가 갔던 곳에 가서 카운터에 혹시 주운열쇠가 있는지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다녔던 길을 거꾸로 돌았습니다.

 

일단 집에서 4번 방향으로 길을 잡았죠.

이곳에서 발견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직원한테 물어보니 열쇠지갑은 발견된 것이 없다고 합니다.^^;

 

다시 열심히 걸어서 3번 슈퍼에 가 보니 이곳에도 열쇠는 없답니다.^^;

나는 도대체 열쇠를 어디에 흘린 것인지..

 

마음이 타들어 갑니다.

골동품 열쇠를 복사하는 곳이 있다고는 못 들어 봤는데..

 

내가 열쇠를 잃어버리면..

일단은 남편한테 칠칠맞다고 욕을 배터지게 먹을 것이고..

 

그 다음은 누구에게 열쇠를 받아야 할까요?

남편이 가지고 다니는 열쇠를 나에게 줄리는 없고,

 

매번 집을 나갈 때마다 시부모님이 갖고 계신 우리 집 열쇠를 빌려달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혹시 시부모님이 외출하고 안 계시면 나는 어떻게 집에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걱정은 점점 더 커지고...

 

새 신발 때문에 발은 아파죽겠는데,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열쇠 잃어버렸다고 하면 시부모님도 그리 좋아라 하시지 않으실 텐데...^^;

 

 

 

이제 첫 번째 갔던 쇼핑몰의 슈퍼에 물어보고, 쇼핑몰 안내센터에 가서도 물어봐야지.

설마 거기서는 나오겠지.. 하면서 사거리를 건너려고 신호등 앞에 섰는데..

내 발아래 보이는 건 내 눈에 꽤 익은 내 열쇠지갑.

 

아까 신호가 간당거리는지라 열심히 뛰었었는데,

아마도 그때 재킷 주머니에 얕게 들어있던 지갑이 주머니를 박차고 나왔던 모양입니다.

 

내가 뛴 구간은 신호등 건너편의 거리쯤인데,

왜 내 지갑은 신호등 2개 사이에 전봇대 아래에 있는 것인지 잠시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내 열쇠지갑을 주은 사람은 떨어진 그 자리에 두는 것보다는,

더 사람들의 눈길이 많이 가는 신호등 전봇대 아래가 좋겠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지갑을 찾고 보니 그 것을 그 자리에 갖다놓고 간 이름 모를 그 사람이 고맙고, 웃음도 나고, 아픈 발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갑 안에는 달랑 열쇠 3개가 들어있습니다.

 

작은 2개는 자전거 자물쇠로 이건 여유분이 하나씩 있어서 괜찮았지만,

우리 집 골동품 열쇠는 더 이상의 여유분이 없으니 최고의 난관 이였는데,

다시 찾고 보니 왜 이리 반가운지..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을 거 같은 우리 집 열쇠를 분실했다가 찾고 보니,

이제는 집을 나설 때마다 매번 가방 안에 넣습니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잃어버리면 복제도 불가능한 열쇠이니..

제대로 간수를 해야 하는 거죠.

 

우리 집 골동품 열쇠는 열쇠이상의 기능이 있다는 걸 알아서 다행입니다.

어디에서도 살수 없는 골통품이는걸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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