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잘한다는 마눌의 독일어이고, 문법인데, 남편은 항상 불만입니다.
그나마도 직업교육을 받는 동안 독일어공부를 따로 하지는 않았지만,
일상이 독일어공부 였는데..
직업교육을 마친 다음에는 일주일에 2번 정도 일 나가는 날만 빼고 마눌은 하루 종일 집에서 놉니다. 한국어로 글을 쓰고, 한국영화나 한국드라마를 봅니다.
요즘은 독일어랑 너무 멀리 지내고 있다 보니..
자꾸 문법이 망가지고 헷갈리기까지 합니다.^^;
마눌이 말을 할 때마다 “독일어 문법”을 트집 잡던 남편이 잔소리를 시작했습니다.
“빨리 독일어 학원 알아봐~~”
“학원비가 비싸서..”
“내가 줄때니까 알아봐!”
남편은 외국인 마눌이 표준 독일어를 완벽한 문법으로 말하는 걸 원합니다.
이곳 사람들이 쓰는 사투리를 마눌이 쓰면 아주 상당히 싫어하죠.
남편의 잔소리 때문이 아니라 나도 헷갈려가는 문법 때문에 독일어학원을 알아봤습니다.
그라츠에 살 때는 저렴한 ISOP이솝이라는 단체에서 독일어를 배웠었는데..
린츠에 그런 곳이 있는지 찾아봐야 하는 거죠.
린츠에서 공식적으로 독일어를 가르치는 기관은 BFI 나 Volkhochschule.
이곳은 수강료도 안 착하지만 수강 시간도 저랑은 안 맞습니다.
일주일에 이틀이지만 일을 하면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하는지라, 오전이나 오후시간은 독일어코스는 힘이 들고, 저녁시간에는 근무를 마치면 빠듯하게 가능할거 같기도 하지만 강의를 들으러 린츠시내까지 가야하니 이것도 힘들고!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정도의 시간표가 적당하고, 가격도 나름 착했으면 좋겠는데..
B2(중급) 수준(내 생각에..^^)인 나에게 맞는 학원은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집에서 혼자 문법을 한 번씩 훑는 방법인데,
이러기에는 집에서 하는 호작질이 너무 많고..^^;
수준은 조금 낮지만 일단 문법을 한번 훑는다는 생각에 한곳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제일 높다는 레벨4가 A2(초중급)이라 제 수준보다는 아주 낮지만..
일단 일주일에 2일 학원가고 , 2일 일하러 가게 되면 다시 바쁘게 살 수 있을 거 같고..
더불어 놨던 독일어공부를 다시 시작하는데 좋을 거 같아서 말이죠.
수업이 있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은 일단 요양원에 이야기해서 휴무로 잡으면 될 거 같고,
오전에 수업 받고 오후에 도서관에 앉아서 내 문법공부는 내가 수준에 맞게 하면 될 거 같습니다. 최소한 이틀은 “독일어 공부 하는 날”이 될 수 있을 거 같네요.^^
이 단체의 “아낙들을 위한 독일어코스” 강의료는 정말 착한 48유로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8주 동안이고, 시간도 1시간 반이 아닌 거의 3시간.
아낙들을 위한 강의인지라 수업시간에는 아이들을 봐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낙들의 독일어코스가 그렇듯이 아낙들이 수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수다를 떨어대느라,
수업이 제대로 나갈까하는 의문도 들지만, 그들이 수다 떨 때 나는 다른 책을 읽던가 하면 되니, 수업의 수준이나 진도는 욕심내지 않고 있습니다.
독일어코스 등록을 하고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남편이 엄청 좋아합니다.
마눌이 쉬는 날은 커튼도 내린 주방에서 하루 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서 한국어에 묻혀있는 것보다는 나가서 사람도 만나고 독일어 공부도 하는 것이 더 건설적인 시간들일 테니 말이죠.^^
마눌이 독일어코스 등록을 이야기하면서 남편에게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단체에서는 “난민들을 위한 무료 독일어코스”가 있고,
엄청난 수의 난민들이 머문다는 것.
오스트리아로 들어오는 난민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전쟁지역인 시리아 쪽에서 오는 난민들은 가족단위로 들어오고,
범죄와는 거리가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모로코, 소말리아 등등에서 온 난민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유럽이민을 꿈꾸면서 들어왔음에도 “착실”과는 거리가 멀고, 난민끼리 칼싸움은 기본이고, 강도 강간사건을 꽤, 많이 일으킵니다.
사실 저는 젊은 난민들을 보면 무섭습니다.
그들이 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도 무섭죠.^^;
며칠 전에는 린츠중앙역 전차역의 계단에 20여명 되는 아랍계 난민청년들이 주르륵 앉아서는 전차를 타려고 나시에 핫팬츠를 입은 아가씨를 곁눈질하면서 자기네끼리 웃고 떠들고 휘파람을 불어대고..
그렇게 한동안 소란스럽던 청년들은 경찰 2명이 나타난 후에야..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슬슬 그곳을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역에서 봤던 그 청년들을 내가 다니게 될 단체에서 보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오스트리아 정부에서는 먹여주고 재워주기만 할뿐, 일도 안 주고 (넉넉한)돈도 안 주니..
남아 도는 시간에 뭘 하면서 지낼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난민범죄가 극성인 요즘인지라 사실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난민이라고 해서 다 마약을 사고팔거나, 강도 강간사고를 일으키는 범죄자는 아니겠지만.. 갖고 싶고,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할 여유가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가까운 것이 범죄죠.
내가 다닐 곳에 “난민청년들이 버글버글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남편이 못 다니게 할까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약간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모르죠, 내가 그곳에서 만나는 난민들은 다 좋은 사람들일지도..
그래서 내가 가졌던 “난민”의 대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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