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갈수록 저는 “호기심천국”이 되가는 거 같습니다.
봄에만 난 쑥은 다 꽃이 피고 씨가 달리는 여름인줄 알았었는데..
자전거를 타러가는 길에 있던 호밀밭을 싹 베어낸 여름의 끝, 거기서 새로 자라는 쑥을 봤습니다.
여름에도 쑥이 자라나 싶어서 얼른 인터넷검색을 해 보니..
여름에 나는 쑥은 약재로 쓰이며 “쑥차”를 만들면 좋다고 하네요.^^
봄에 나는 쑥은 남편 몰래 뜯어다가 쑥버무리를 해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었었는데...
여름의 끝에 나는 쑥으로는 “쑥차”를 해 먹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다른 농작물에 비해서 호밀 같은 종류는 농약도 안 칠 거 같아서,
이 밭에서 나는 쑥을 뜯어다가 “쑥차”를 만들 거라고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니..
남편이 웹사이트에서 찾아서 마눌에게 뭔가를 보여줍니다.
“이게 뭔데?”
“밀밭에도 인체에 치명적인 농약을 친다고, 그러니 가져오지 말라고!”
http://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47&no=8983
에서 캡처했습니다.
이것이 뭔가 싶어서 저도 찾아봤습니다.
남편이 말한 “Glyphosat 글리포잣“은 인체에 해로운 농약이 맞습니다.^^;
가을쑥차가 좋다는데 그렇다고 포기 할 수는 없고, 쑥을 따다가 덖으면 된다고 하는데..
밭에는 농약을 뿌렸었으니 이곳의 쑥은 안 될 거 같고..
지난봄에 내가 쑥을 뜯었던 곳은 작물을 심지 않았던 곳이라 안전은 한데..
여름이 지나면서 잡초들이 엄청 자란지라 들어가기도 힘든 상태.
쑥을 뜯은 곳이 궁금하신 분만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2072
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
잡초가 하늘을 찌를 듯이 자란 밭이였는데..
어느 날 보니 잡초를 싹 베어냈습니다.
아마도 새로운 작물을 심을 모양입니다.
잡초를 베어낸 밭에서 쑥이 보입니다.
이 밭은 최소한 1년은 농약을 안 쳤다는 걸 알고있으니 얼른 뜯었습니다.^^
이제 이 쑥을 9번 덖으면 쑥차를 마실 수 있는 거죠.^^
쑥차 맛은 어떨까 상상을 하면서 씻었고, 첫 번째 덖음을 뜨거운 프라이팬에 했습니다.
덖음한 쑥을 주방의 창가에 놔두고 커튼을 살짝 쳐놨었는데..
다음날 일찍 일어난 남편이 창가의 쑥을 발견했습니다.
병가여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마눌은 일요일 새벽까지 글 쓰고 놀다가 아침 6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아직 한밤중인 아침9시.
남편이 마눌의 귀에다가 대고 속삭입니다.
“내가 쑥 뜯어오지 말라고 했지. 농약성분 있다고.”
잠자기 바쁜 마눌이 쑥을 버리는 건 싫으니 대답을 합니다.
“그거 농약 친 밭에서 뜯어온 거 아니야.”
“이거 버린다.”
“안돼, 그거 씻어서 내가 한번 덖음 했단 말이야.”
“그냥 버릴 거야.”
“안 돼, 그거 100유로 줘도 안 돼!”
아하~ 마눌이 돈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이렇게 되면 돈으로 해결을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마눌은 100유로 줘도 안 된다고 했음에도 거래가 들어옵니다.
“내가 1유로 줄게.”
“안 돼, 100유로 줘도 안 돼.”
자면서도 쑥이 없어질까 봐 신경 쓰면서 대답을 곧 잘 하는 마눌.
남편의 다시 한 번 말합니다.
“1유로 줄게.”
“5유로!”
“알았어. 5유로 줘!”
잠자면서도 돈 달라고 마눌은 손을 벌립니다.^^;
남편은 단돈 5유로에 마눌의 건강에 해로운 쑥을 없앴고,
마눌은 거저 뜯어온 쑥을 거금 5유로에 팔아먹었습니다.^^
남편이 없을 때 다시 쑥을 뜯어다가 쑥차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남편 몰래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돈까지 받고 쑥을 안 먹겠다고 약속도 하고 돈도 받았으니..
그걸 어기면 왠지 남편에게“사기”치는 것이 될 거 같아서 말이죠.
남편이 걱정하는 마음을 알기에 지는척하면서 팔아먹고 돈을 챙기기는 했는데..
사실은 조금 섭섭합니다. 덖어서 우려마시는 쑥차 맛은 어떨까 궁금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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