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이 되어가면서 요즘 내 눈에 많이 뜨이는 것이 있습니다.

 

 

다음에서 캡처했습니다.

 

봄에는 향긋한 꽃이 나를 그렇게 유혹하더니만,

가을로 다가가니 열매가 되어서 나에게 다시 손짓합니다.

 

향이 좋은 꽃으로는 시럽이나 쥬스를 만들도, 꽃전도 만들 수 있고,

그대로 말려서 뜨거운 물만 부으면 차로도 가능하다고 했었는데..

 

지난 봄에는 하는 일없이 바빠서 꽃차를 만들지도, 마셔보지도 못했습니다.^^;

 

이제는 보라색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니 봄에 미뤄뒀던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자 여기서 잠깐!

위에서 언급한 꽃도 먹고, 열매도 먹는 이것은 여러 가지 단어로 불립니다.

 

한국어로는 딱총나무(열매)

영어로는 Elderberry 엘더베리

독일어로는 Holunder 훌룬더

뉴질랜드에서는 엘더베리가 들어간 와인이나 음료를 본적이 있었고,

지금 사는 오스트리아에서도 훌룬더 향이 나는 여러 가지 음료나 시럽이 있습니다.

한국을 떠난 지 꽤 된지라, 한국에서도 이런 종류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스트리아나 뉴질랜드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야생)나무여서 꽃도 열매도 구하기 쉬운 편인데,  한국 같은 경우는 특정작물을 취급하는 “농원”에서 하는 광고들이 꽤 있었습니다.

 

 

홀룬더는 거리에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보라색의 베리류들과 마찬가지로 건강에 좋은지라 그냥 지나치면서 보기만 하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훌룬더 잼 말고 다른 것이 뭐가 가능한 가 해서 말이죠.

 

우리 집 아침이 빵에서 뮤슬리로 바뀌면서 우리 집에서 잼도 사라졌습니다.

안 먹는 잼은 만들 필요가 없으니 다른 걸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찾았습니다. Holerroester 홀러뢰스터.

“Holunder 홀룬더“라는 단어대신에 ”Holler 홀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뢰스터는 잼처럼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설탕만 들어가서 당도도 약합니다.

 

 

 

들어가는 재료도 간단하고 요리하는 시간도 30분이면 됩니다.

 

홀룬더 2kg에 설탕은 200g이니 당도는 확실히 없는 거 같습니다.

이걸 만들어 놓으면 아침에 당도가 없는 요거트에 섞어먹으면 되는 거죠.^^

 

 

 

만드는 방법도 엄청 간단합니다.

 

홀룬더 2kg이면 125ml의 물에 설탕 200g과 계피가루와 정향가루를 약간 넣어서,

 

5분정도 끓이다가 훌룬더를 넣고 10분정도 물러질 때까지 끓인 후에,

 

약간의 우유에 감자전분가루 2스푼을 넣어서 섞은 후에 마지막에 럼 한두 방을 떨어뜨리면 끝.

 

 

 

슈퍼마켓에 장보러 다니는 길목에 있는 숲에 흐드러지게 핀 홀룬더를 따왔습니다.

손으로 따면 잘 안 따지는지라 가위는 필수로 준비해야하죠.

 

영양만점인 훌룬더로 뭔가를 할 생각도 사실은 노느니 염불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남아도는 시간에 뭐라도 해서 먹으면 좋은 일이고, 거기에 영양까지 넘친다니 일거양득이죠.^^

 

숲가에서 열심히 훌룬더를 따다가 자전거타고 지나가는 난민청년도 만났습니다.

문법엉망인 독일어로 훌룬더를 따고 있는 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따, 왜?”

“이걸로 잼도 만들 수 있어요.”

“잼? 그거? 설탕? 얼마나?”

“훌룬더1kg랑 설탕 1kg넣으면 되요.”

 

내 대답을 듣고는 그 청년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는 말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노느니 염불한다고 따왔던 훌룬더였는데, 염불대신에 도를 닦는 줄 알았습니다.

 

2kg남짓한 훌룬더를 앉아서 다듬기 시작했는데..

저녁 7시경에 시작한 다듬기가 자정이 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다면 시도하지 않았을 것을..^^;

 

 

 

자정쯤에 손질이 끝난 훌런더를 씻어서 설탕물에 넣어서 10여분 끓이니 대충 완성입니다.

 

설탕이 적게 들어간 대신에 녹말 물로 되직하게 해야 하는데 2스푼으로는 여전히 물인지라,

한 스푼을 푸짐하게 넣고 나서야 대충 완성이 됐습니다.^^

 

 

 

완성해서 유리병에 담아두었던 훌룬더 첫 병을 개시했습니다.

 

요거트에 섞어도 진한 색과는 달리 시중에 파는 요거트처럼 단맛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베리의 씨가 씹힐 때마다 온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이제 훌룬더가 나기 시작하는지라 한동안은 여기저기서 엄청난 훌룬더를 보게 되겠지만..

또 다시 이것을 만들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첫 번째가 몹시 힘들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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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09.01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