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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04-어쩌다 마주친 숙박지, Lake Rotoma holidaypark

by 프라우지니 2017.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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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가 길 위에 살면서 숙박 할 곳을 미리 계획하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빨래를 해야 하거나, 잡아놓은 송어 같은 걸 처리할 때, 혹은 전기가 필요할 때.

 

이런 몇몇의 상황을 제외하고는..

그저 하루를 보내다가 해 저물 무렵에 만나게 되는 곳에서 밤을 새죠.

 

우리가 만난 이곳도 날은 저물어 가는 우연히 만난 곳이었습니다.

 

저희부부가 숙박지를 찾는데 별다른 수고를 하지는 않습니다.

 

도시 같으면 미리 들어가기 전에 위치 같은 걸 확인해야하니 신경을 쓰지만,

도시를 벗어난 곳에서는 아무데서나 쉽게 숙박지를 구할 수 있으니 말이죠.

 

이날도 남편이 낚시를 하느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습니다.

 

타라웨라 호수에서 나올 때 이용하는 유료도로가 있는 사유지.

그곳에 있는 “타라웨라 강”의 이곳저곳에서 낚시를 하다 보니 오후 5시.

 

“우리 그냥 타라웨라 호수로 돌아가서 자고 내일 아침에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마눌의 이런 말은 한 귀로 흘려듣는 인간형이지라,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죠.^^;

그래서 늦은 오후에 길 위에서 하룻밤 묵어갈 장소를 찾아야했죠.

 

 

 

남편이 정한 목적지는 로토루아 호수인지라, 일단 그쪽을 방향으로 잡고 달리다보니..

길가에 간판이 하나 눈이 띕니다.

 

이곳은 한가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지만..

두 호수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봐서..

낚시꾼들이나 찾을만한 곳 같기도 하고..

 

 



 

 

동네가 조금 외지니 가격은 조금 싸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사무실로 보이는 곳에는 아무 인기척이 없고, 차를 게이트 옆에 세우고 안에 들어가니 홀리데이파크 안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을 물어봐야죠.

 

“여기는 1박에 얼마예요?”

“에~ 우리는 26불에 머물고 있는데요.”

 

가격은 일단 싸니 하룻밤 머물고 다시 출발하면 될 거 같습니다.

일단 돈을 내고 홀리데이파크를 입장 해야 하니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죠.^^

 

약간이 시간이 흐르니 조금은 껄렁해 보이는 마오리 청년이 옵니다.

그런데 가격은 우리가 들은 26불이 아닌 30불.

 

다행인 것은 텐트사이트(전기X), 파워사이트(전기O) 가격이 동일하다는 것.

 

원래 전기사이트는 추가로 4불정도 내야하는데,

전기사이트가 30불이면 나쁘지 않는 가격이라 하룻밤 머물기로 했습니다.

 

차안에 고정된 배터리랑 노트북, 핸드폰 같은 것도 충전을 해야 했는데 잘됐죠.^^

 

 

 

우리는 마오리 청년이 지정 해 주는 전기사이트에 주차를 했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오다가 말다가 했던 날이라,

잠깐 비가 안 올 때는 정리해야 할 것들이 조금 있었죠.

 

 

홀리데이파크는 규모가 꽤 있는데, 이상하게 텅 비어있습니다.

 

위치가 그래서 그런 것인지, 아님 광고 부족인지..

 

우리도 이곳을 지나가다나 길가의 간판을 보고 들어왔으니..

우리처럼 늦은 오후 숙박지를 찾은 사람들이나 보고 들어오겠지요.

 

 

 

홀리데이 파크에서 키우는 듯이 보이는 조랑말이 2마리 홀리데이 파크 안에 묶여있고,

조금은 특이 해 보이는 나무들도 있습니다.

 

바로 옆에 학교 운동장이라, 아이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에는 북적거리면서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우리는 늦은 오후에 들어가서 오전에 나오는 동안, 방학 중인지 아이들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곳은 각각의 건물(주방, 목욕/화장실 등의) 에 나무와 산, 호수 등의 풍경을 그려 넣은 것이 독특합니다.

 

이렇게 건물의 외관에도 신경 썼었던 것을 보면 예전에는 꽤 잘나갔던 곳이었던 거 같은디..

하긴 시설이 낙후되면 오던 사람들도 발길을 끊죠.

 

핫 샤워는 50센트 추가. 넓은 홀리데이파크에 비해 주방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하긴, 이곳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면 좁아터진 주방으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엄청났을 거 같기는 합니다.

 

주방에서 만난 몇몇은 여행자라기보다는 이곳에서 장기간 사는 사람들로 보였고,

이곳에 우리 말고는 휴가를 온 키위가족 2팀만 있었을 뿐입니다.

 

한가해도 이리 한가한 홀리데이파크는 처음이라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뉴질랜드 전 국민이 대이동하는 기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휴가철”인데 말이죠.

 

 

 

다음날 아침부터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지라, 차안에 갇혀 있다가..

비가 어느 정도 그친 다음에 아침을 먹으러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 부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없는지라..

지붕이 있고,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있는 우리에게 던져진 황당한 한마디.

 

“첵아웃 시간은 10시 30분인데요.”

 

비가 조금 덜 내릴때 아침 준비를 시작한지라..

우리가 아침을 먹고 있는 지금은 10시 20분인디..

 

아침을 후다닥 먹고 이곳을 나왔을 때는 첵아웃 시간을 조금 지났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차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는 걸 알 텐데 그걸 못 봐주나?“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했지만, 어차피 우리는 하룻밤 묵어가는 뜨내기손님이니..

그들이 원하는 대로 비워달라는 시간에 맞춰서 그곳을 비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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