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웨라 호숫가의 캠핑장에는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더 많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이곳에 현지인들이 더 많은 이유를 대충 생각 해 보자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점?
하긴 이곳보다 훨씬 더 유명한 곳이 많은데,
바쁜 외국인 관광객들이 굳이 이곳까지 찾아 오지는 않죠.
타라웨라 호수에 있는 3군데 캠핑장중 도로를 이용해서 입장이 가능한 곳은 지금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 그 외 2곳은 보트나 걸어서만 진입이 가능합니다.
타라웨라 호수에 온천이 있는 해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곳은 우리가 머무는 곳에서 너무 멀어서 일찌감치 포기를 했습니다.
모터보트라면 모를까 노 젓는 보트로는 무리가 있죠.^^;
지금까지 뉴질랜드 전국의 DOC캠핑장을 다 다녀봤지만..
여기처럼 사람들과 꽉 찬 곳은 처음입니다.
이곳은 여름휴가를 보내려고 온 키위(뉴질랜드 사람)들로 만원입니다.
저렴하게 여름휴가를 보내기에는 왔다~죠.
캠핑비만 내면 되니 이보다 더 저렴한 휴가는 없죠.
성인 1인당 1박에 6불, 아동은 그 반값, 5세 미만은 무료.
요금을 받으러 오는 직원은 없고, 자기가 머문 날 만큼 봉투에 돈을 넣어서 양심껏 통에 넣으면 되죠. 살짝궁 돈을 안낸다고 해서 누가 “왜 안 내냐?”고 묻지 않죠. 각자의 양심에 맡길 뿐입니다.
우리는 자리가 없어서 차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았더니만,
차들이 오고 나갈 때마다 먼지가 자욱합니다.^^;
다들 이삿짐을 싸들고 온 키위 휴가객들입니다.
이곳에서는 호수, 강, 산의 환상적인 조화로 트랙, 낚시, 수영, 보트 다 가능합니다.
골고루 선택하는 재미가 있는지라 남녀노소, 온가족의 휴가지인 모양입니다.
DOC독 캠핑장은 따로 주방시설이나 전기 같은 기본적인 설비가 없죠.
그래서 주방도 우리 차 앞에 준비를 했습니다.
저기서 요리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모든 일들이 다 가능하죠.
여기서 오래 머문다면 다른 차들처럼 주방이나, 거실을 만들어서 천막도 치고 하겠지만..
우리는 잠시 머물다 가는 관광객이니 천막 없이 그냥 지내기로 했습니다.
끼니때만 얼른 꺼내서 해먹고는 다시 차안에 다 넣어버립니다.
우리는 먼지가 차들이 빈번하게 오가는 입구 쪽의 자리거든요. ^^;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캠핑장의 푸세식 화장실이 이리 인기가 있는 줄은.
여기저기 공터마다 들어차 있는 캠핑카나 텐트에 있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은 오직 이 것뿐이라 항상 줄을 서야합니다. 물론 오래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은 휴대용 수세식 화장실을 가지고 다니니 화장실에 와서 숨 막혀 죽을 거 같은 경험은 안 해도 되겠지만, 그 외 화장실을 지참해서 오지 않는 사람들은 이곳을 이용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푸세식 화장실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화장실을 가느니 그냥 참고 싶습니다.
참다가 참다가 나중에는 변비가 걸리기도 하죠.^^;
캠핑장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타라웨라 호수가 이렇게 눈앞에 펼쳐집니다.
대낮에는 별 볼일 없어 보이는 곳인데, 이곳의 석양이 꽤 근사합니다.
호수에서는 기본적인 물놀이는 가능하고, 모터보트나 카누, 카약을 타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타라웨라 호수와 이어지는 타라웨라 강.
지금은 한가하지만 낮에는 꽤 복작거리는 곳 중에 한 곳입니다.
아이들은 호수보다는 이곳에서 물놀이를 하거든요.
대낮 땡볕에서는 수영이 가능하지만,
저희는 이곳에 수영하러 온 것이 아니니 그냥 지나칩니다.
낚시하러 호수의 이쪽저쪽으로 다녔던 남편과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석양이 꽤 근사해서 호숫가에 앉아만 있어도 멋진 사진이 되는 거 같습니다.
호숫가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드디어 부부가 나란히 호숫가에 의자에 앉았습니다.
호수에 물든 오렌지 빛이 꽤 근사합니다.
이 시간에는 호수에서 고기를 낚는 것보다 풍경을 낚는 것이 더 유익한 시간입니다.
DOC캠핑장이 사실 휴가를 보내기에는 불편한 것 투성입니다.
뜨거운 물이 나오지도 않고, 전기도 없고, 식수도 제대로 없고, 화장실도 푸세식이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게 하는 것이 바로 풍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멋진 풍경 속에 물놀이를 하고, 멋진 풍경 속에 걷고, 멋진 풍경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
DOC캠핑장이 한 번 친해지기가 힘들지, 한두 번 다니면서 익숙해지면 이보다 더 멋진 곳은 없다는 것이 이곳을 애용하는 저의 생각입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뉴질랜드 > 길위의 생활기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06-로토루아 와이테티 홀리데이파크 (0) | 2017.09.08 |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05-비 오는 로토루아 호수에서의 낚시 (0) | 2017.09.07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04-어쩌다 마주친 숙박지, Lake Rotoma holidaypark (0) | 2017.09.05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03-타라웨라 호수에서의 하루 (0) | 2017.09.04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02-Tarawera Falls 타라웨라 폭포로 가자. (0) | 2017.09.03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00- 유료도로를 달려 타라웨라 호수로 (0) | 2017.08.31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99-길 위의 여유, 테 테코에서 피쉬엔칩스 살까 말까? (0) | 2017.08.30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98-송어 요리와 함께하는 하루 (4) | 2017.08.29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97-치안이 불안한 겁나는 마오리 동네, 오포티키 (0) | 2017.08.28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96-오포티키, 두 강으로의 산책 (0) | 2017.08.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