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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의사를 당황하게 만든 공대출신 남편의 질문들

by 프라우지니 2017.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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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저의 병원 입원에 관계된

이야기를 준비 해 봤습니다.

 

그 첫 이야기를 공대출신 남편이

의사를 당황하게 만든 질문들로 시작합니다.

 

공대 출신들의 특징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남편은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웬만해서는

건너지 않을 정도로 조심성이 뛰어나고,

준비성도 뛰어나죠.

 

대충 얼렁뚱땅 인생을 살아가는

마눌과는 대조가 되는 성격입니다.^^;

 

병원에 간 마눌이 뜬금없이 “수술날짜”를 받아오니

남편은 마눌의 병원입원 전에

꼭 의사를 만나고 싶어 했습니다.

 

수술에 대한 전반사항은 입원하고 나서도 들을 수 있는데,

남편은 입원 전에 만나려고 했습니다.

 

“간단한 수술이래, 배에 구멍내서 안에
쪼맨한 구멍 난 부분에 인공막을 대면 끝이래.

 

수술시간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밖에 안 걸린다는데?
입원해서 들으면 되는데,
왜 굳이 입원 전에 의사를 만나겠다고 그러는 겨?

병원에는 이런 쓸데없는 질문보다
더 아프고 중요한 환자들이 많이 있는데..“

 

마눌의 궁시렁거리는 소리는

안 들리는지 결국 남편은 예약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예약한 시간에 도착은 했지만

2시간을 기다린 끝에 의사를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의사를 만나기전에 남편은 자신이

물어볼 말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 수술을 한다고

이리 부산을 떠는 것인지..

 

 

 

남편이 준비한 질문들은 대충 이렇습니다.

 

- 1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할시 추가요금과
수술 의사를 선택할시 추가요금은?

- (대장과)과장은 9월11일 이후에 다시 병원출근 예정.
(이미 알고 있슴)

- 대체가능한 개인병원 연락처.
(이미 찾아서 연락처 기재완료)

 

1. 실제 탈장부위와 통증부위가 다를 수 있는지?

2. 수술위험과 수술 후 부작용 100%중에 몇% 정도인지?

3. 수술을 하지 않았을 경우의 위험은?

4. 수술의 결과와 안정성? 느껴지는 효과는?

5. 미래 직업선택: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가능한지?

6. 수술 말고 다른 방법은?

7. 마취를 해야 하는지? 옵션(부분, 전체마취)

8. 지난달에 병원균 때문에 병원내 환자가 발생했는지..

9. 옵션: (대장과)과장에게 수술을 받게 되면 요금은?

10. 1등급 업그레이드와는 별도로
(대장)과장에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지?

 

수술은 마눌이 하는데 질문들을 보면

남편이 하는 거 같습니다.^^;

 

남편의 아빠기능이 다시 발동했습니다.

 

2시간을 기다려 의사 앞에 앉아서 남편이 물어볼 사항들을

적힌 쪽지를 꺼내니 의사가 조금 당황한 표정입니다.

 

환자를 상담하지만 명찰에 Assi(Assistent 어시스턴트)가

붙은걸 봐서는 아직 전공의는 아닌디.

 

 

 

자! 남편이 의사한테 공격적인 질문을 시작합니다.

 

1. 실제 탈장부위와 통증부위가 다를 경우는?

 

탈장은 아래쪽 어디쯤인데 마눌이 아프다는 부위는

시시때때로 변하니 궁금한 모양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의사는

“그럴 수 있다.”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2. 수술위험과 수술 후 부작용 100%중에 몇%나 있는지?

 

어느 수술이나 위험은 따르지만 그렇다고

몇 %나 위험이 있는지 대답을 하라니..^^;

 

의사는 처음에는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만

남편이 자꾸 퍼센트를 요구하니 5%라고 대답을 합니다.

 

3. 수술을 하지 않았을 경우의 위험은?

 

마눌의 탈장부분은 7mm정도인데 엔지니어인

자기가 볼 때는 아직은 수술 안 해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이 질문에는 옆에 앉아있던 마눌이 대답했습니다.

 

“수술 안하고 뒀다가는 당신이 두 번째 마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지.”

 

의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심한 경우 장폐색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죠.
탈장수술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4. 수술의 결과와 수술후 안정성,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결과(효과)?

 

결국 재발가능성을 묻는 거죠.

역시 상담을 많이 해본 의사답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환자의 100%완치와 무통증을 목적으로 한다.”

 

5. 미래 직업선택: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가능한지?

 

마눌이 무거운 어르신을 시시때때로 들어 올려야 하니,

탈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믿는 남편은

탈장수술 후에도 마눌이 계속 이 직업에 종사해도 되는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이 질문에 의사는 수술 후에 회복이 되면

상관없다는 식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100%완치가 되고나면 조금 조심을 해야 하지만 일은 가능하다.”

 

 

6. 수술 말고 다른 방법은?

 

탈장은 수술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니 패스.

 

7. 수술시 마취제? 선택? 전체마취

 

이 질문에는 마눌이 이미 집에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난 부분마취 싫어.누워있으면 아래서
뭔가를 썰고 있는 소리가 다 들릴 거 아니야.

그냥 전신마취하고 한잠 자고 일어날껴.
그리고 나 위 내시경, 장 내시경할 때 마취 해 봤어.
걱정하지마.“

 

마눌의 바람대로 전신마취를 한다니 남편이 토를 달지는 않았습니다.

 

8. 지난달에 병원균 때문에 문제가 있었는지?

 

이 질문은 조금 당황스러운 질문입니다.

 

저도 병원에서 두어 달 실습을 했었지만,

병원내는 항상 균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이 되죠.

 

가령 환자하나가 설사를 하면 그 옆 환자는 물론

그 방 전체가 설사를 하게 되고,

 

그 방을 드나드는 간호사에게 붙은 균이

다른 방으로 옮겨갈 수 있고..

 

뭐 이런 식으로 병원균이 치명적이 되기도 합니다.

 

 

이 질문에는 제가 의사에게 아주 죄송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죄송해요.
남편이 이쪽과는 거리가 먼 엔지니어인지라..”

 

다행히 지난달에 병원균 때문에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9. 선택: 만약 1등급으로 치료를 받게 되면 수술은 (대장)과장이 가능한지? 

 

 

 

병원의 등급을 나누자면 대충 3등급으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 Sonder(special) Klass 존더클라스 (완전 1등급이죠.)

 

존더클라스 병동이 따로 존재하며

일반 병동과는 차원이 다른 시스템입니다.

 

비행기의 1등석과 일반석으로 생각하시면 쉽죠.

 

나오는 음식도 다르고, 서비스도 다르고,

그곳으로 실습 갔던 학교친구 말에 의하면

환자 보호자들이 간호사실에 가지고 오는 선물이나

돈도 엄청나다고 했습니다.

 

- 2등급이라고 할 수 있는 클래스.

 

2인실까지 가능하며 식사에서

조금 더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의료보험으로도 가능하지만

지금은 취업한지 6개월 이내인지라 안 된 거죠.

 

- 3등급은 일반 클래스입니다.

 

3~4인실의 병동에 머물며 식사는

5가지의 메뉴 중에 선택이 가능합니다.

 

남편은 마눌 수술은 조금 더 솜씨 있는

(대장)과장에게 받고 싶어 했지만..

 

그렇게 되면 다시 수술날짜를 잡아야하고

더 복잡해지는지라 제가 거절했습니다.

 

10. 1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추가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1등급은 모든 검사에 다 추가요금이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검사 따로 계산하고, 선택한 수술의사도

추가요금이 붙고, 그 외 병동도 다르니..

 

추가요금이 꽤 나오는데,

대충 얼마나 나오냐고 묻는 남편의 질문에는

대답을 못했습니다.

 

“일단 경리과에 전화를 해서 머무는 기간과 검사,
수술등을 다 결산한 후에...어쩌고저쩌고..”

 

“6일 동안 내가 생각하는 예산금액은

3,000유로 정도.”라고 남편이 운을 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엔지니어인 남편은 이해가 안 되는 듯 했습니다.

 

“큰 병원임에도 1등급으로 머물면
얼마나 나오는지 예상이 불가능하다니..”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남편은 자동차도

가격대에 따라 옵션으로 따라붙는것이 다르니..

 

병원도 당연히 그렇게 이미 존재하는

등급별 상품들이 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물론 남편이 이야기한 1등급 입원에 3,000유로 예산은

마눌한테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미친 거 아니야? 뭔 입원 6일에 3,000유로를 내?
일반 병동도 좋거든.

그리고 1등급하면 다시 예약, 수술도 잡아야하는데,
그럼 더 복잡해지잖아. 됐어.“

 

남편을 말리길 잘했습니다.

 

내가 병원에 6일 입원하고 낸 병원비는

달랑 63유로였으니 말이죠.^^

 

의료인들이 보기에는 조금 당황스러운

엔지니어 보호자의 질문들이였지만,

 

그래서 같은 의료인(나도 간호조무사 자격증 소유^^)이여서

조금은 민망했지만..

 

연상의 마눌인데도 딸같이 챙기는

남편의 행동이 조금은 거시기 했지만..

 

마눌을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에서 나온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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