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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에게 되로 주고 말로 받기

by 프라우지니 2017.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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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무거운 짐은 못 들고 다니는 형편이라 무거운 것은 남편과 장보러 가야합니다.

 

수박은 세일할 때 사는 것이 제일 좋은디..

세일할 때 남편이 옆에 있으라는 보장은 없으니 남편이 있을 때 사야 하는 거죠.

남편과 장을 보러가서 통 크게 수박 2통을 담았습니다.

 

평소의 남편 같으면 난리부르스를 추실 수량인데, 웬일로 조용한 남편.

 

한 통에 3~4kg하는 수박을 마눌이 혼자 장보러 가서는 사기 힘들다는 걸 아니 잔소리하고 싶은 입을 꾹 다무신 모양이었습니다.^^

 

 

 

수박이 세일할 때는 한통에 4kg이라고 해도 2유로 남짓인디..

정상가로 사려니 한통에 3유로가 훌러덩 넘어가는 가격.

 

장보고 집에 와서 영수증을 확인하던 남편이 참았던 궁시렁 거림을 시작하십니다.

 

“무슨 수박이 한통에 3유로가 넘는데 왜 이걸 2통이나 산 것인지...”

 

궁시렁거림으로 끝나나 싶었는데 끝내는 마눌을 보고 한마디 합니다.

 

“수박이 너무 비싼데 2개를 사서.. 어쩌고저쩌고...”

 

사실 수박을 사면 남편의 간식으로도 싸 가는지라 마눌 혼자 먹는 것이 아닌디..

자꾸 궁시렁 거리십니다.

 

이럴 때는 한 번에 질러줄 필요가 있는 거죠.

 

“내가 수박 한 개값 쏜다. 3유로 줄께!”

 

마눌이 돈을 준다니 궁시렁 뚝! 과 동시에 남편의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정말?”

“그래, 내가 3유로 쏜다.”

 

그렇게 수박 2개중에 하나 값을 남편에게 화끈하게 쏜 후에야 남편은 평화(?)를 찾았습니다.

 

3유로에 가정의 평화를 찾을 수만 있다면 한번이 아니라 백번도 쏠 수 있는 마눌입니다.^^

 

시간은 흘러서 저녁.

 

 

 

이번에 남편은 여권갱신을 해야 하고, 마눌은 비자를 연장해야 하는디..

비자 연장비는 170유로!

 

내 비자니 내가 돈을 내야 당연한 것이지만..

내 보호자는 남편이고, 물어봐서 손해날 것이 없으니...

 

“남편, 170유로 있어?”

“왜? 뭐하게?”

“나 이번에 비자연장 들어가잖아. 170유로네?”

“다 나보고 내라고? 당신은 안 내고?”

“알았어. 내가 10유로 낼게.”

“10유로는 너무 작은 거 아니야?”

“그럼 얼마나 줄까?”

 

평소의 남편이라면 나보고 반은 내라고 할 줄 알았는데..

 

“내가 150유로 내줄게.”

“어? 정말? 그럼 내가 20유로만 내면 되네.”

“그래.”

 

아까는 3유로에 그리 쫀쫀하게 따지시던 양반이신데..

이번에는 통 크게 마눌의 비자비로 150유로를 쏘셨습니다.

마눌이 산 수박값 3유로는 아까운데, 마눌의 비자비 150유로는 안 아까운 것인지..

 

남편에게 있어 “알뜰함”의 기준은 어디쯤인지 잘 모르겠지만,

가끔 생각 없이 물어본 것을 흔쾌히 들어주는 남편인지라 마눌은 시시때때로 남편에게 묻습니다.

 

“남편, 내 약국 값 17유로 나왔는데, 이거 당신이 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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