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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94-급하게 먹어야 하는 우리들의 식사,

by 프라우지니 2017.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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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장으로 보러 갔었습니다.

 

산 고기가 저렴하길래 사다가 햄버거 스테이크를 해 먹기로 했죠.

 

물론 요새 우리들의 식사에 빠지지 않는 조개도 등장했습니다.

 

 

 

 

고기에 양파 다져서 넣고 양념해서 동그랗게 빚어주니 남편이 바비큐를 합니다.

 

오늘은 조개구이를 하겠다고 생조개도 준비했습니다.

 

“조개는 꼭 삶지 않고 그냥 바비큐 한 다음에..

조개가 벌어지면 거기에 마늘기름을 조금 쳐서 먹어도 맛있어.”

 

지나치듯이 했던 말인데.. 남편은 마눌이 말하는 조개구이 맛을 보고 싶은지 말도 없이 조개 통에서 해감중인 조개 한 대접을 가지고 왔습니다.

 

 

 

 

남편이 처음 시도하는 구운 조개에 마늘기름을 살짝 뿌린 메뉴는 냄새도 좋은지라..

주변사람들이 한 번씩 다 쳐다보고, 관심을 보이고, 남편에게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우리들의 불청객인 로스할매나 몇 번이나 말을 했었습니다.

 

“다음번에 조개구이 구우면 나 좀 불러. 나도 한번 먹어보게.”

 

지금까지 조개로 만든 모든 요리를 우리에게 얻어 드셨었죠.

조개 리조또, 조개 비빔국수, 조개전 등등등..

 

조개로 구이를 해도 맛이 있다고 부부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로스할매가 다음번에도

우리와 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었습니다.

 

한 끼 식사를 한 번 더 얻어먹겠다는 이야기죠.

 

 

 

 

그렇게 햄버거 스테이크에 샐러드 그리고 싱싱한 조개구이까지.

 

특히나 조개구이는 로스할매가 먹고 싶다고 말까지 했던 것인디..

이날따라 할매가 하루 종일 안 보였습니다.

 

“남편, 로스할매 오시기 전에 빨리 조개구이부터 해치워. 괜히 오시면 왜 조개구이 하는데 자기 안 불렀냐고 하실지 모르니까, 그리고 웬만하면 저녁도 빨리 먹자. 할매 오시기 전에..”

 

우리가 한 음식을 우리가 먹는데 어느 날부터 우리부부는 할매를 의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부부가 음식을 먹고 있음 와서 말을 붙이고 남편 옆에 앉으시면 우리부부는 먹던 음식이라도 권하게 되고, 그럼 또 할매는 드시겠죠.

 

이것이 한두 번을 넘어 매번 그러니 심히 부담이 됐습니다.

 

보통 음식을 얻어먹으면 설거지 정도는 하는 것이 정상인데, 로스할매는 식사가 끝나도 일부러 남편에게 말을 붙이면서 절대 일어날 생각을 안 하십니다.

 

그러면 음식을 한 제가 식사가 끝난 후에 접시들을 다 걷어다가 설거지까지 해야 하는 거죠.

 

이제는 우리가, 특히 제가 당신의 음식을 하는 것이 당연한 듯이 생각하시고,

행동까지 하시는지라 어처구니없을 때도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말을 걸어오시면 빈말로 “드실래요?”하는데,

그때마다 그 빈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럴까?” 하고 얼른 앉으십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연세도 있는지라 웬만하면 잘 대해드리려고 노력을 하는데, 매번 우리에게 민폐를 끼치다 보니 이제는 로스 할매가 앞에 보이면 살짝 피하고 싶기까지 합니다.

 

남편은 “그냥 나눠 먹자!” 주의이니 그저 남편의 뜻을 존중하는 것으로 마눌의 도리를 합니다.

 

그 할매가 부담스럽고 짜증날 때도 많지만..

우리음식도 느긋하게 즐기지 못하고 후다닥 먹어 치워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만날 인연이 있어서 만났을 테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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