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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92- 남편이 받는 소소한 선물들

by 프라우지니 2017.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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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붙박이장처럼 홀리데이 파크 편의시설 건물에 앉아있는 남편은 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남편은 사교적인지라 말도 엄청 많이 합니다. (남들하고만)

 

 

 

어느 날은 남편이 선물을 받았다면서 나무 비행기 2개를 내놓습니다.

 

“이게 뭐야?”

“이거 Padi패디가 당신이랑 나한테 주려고 만들었다면서 주더라.”

“패디가 누군데?”

“마을에서 목공소를 하는 아저씨인데 가끔 여기에 인터넷을 하러 오셔.”

“그래?”

“그리고 칼(프랑스)도 기술학교에서 목공을 전공했다고 했는데,

패디랑 이야기가 잘 되서 패디네 목공소에 나가기로 했대, 가서 일도 배운다고..”

 

칼과 앨리는 이 당시에 함께 지내던 우프로 홀리데이파크에서 일하던 프랑스에서 온 커플

 

“잘됐네. 다른 나라에서 하는 목공은 다를 수도 있으니 배워두면 좋지 뭐.”

 

나중에 패디는 칼에게 계속해서 자기와 목공소 일을 하자고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 꿀을 포장할 나무박스를 몇 백 개 만들어야 했고, 나름 일도 많았던 모양입니다.

 

뉴질랜드 워킹비자는 사실 받고 싶어도 못 받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좋은 기회였는데...

칼은 그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자신들은 뉴질랜드에서 3달 머물고 남미로 계속해서 여행해야 한다고 말이죠.

 

하긴 젊은 사람에게 시골 변두리의 목공소에 짱 박혀서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을 “기회”라고 할 수는 없죠. 더 넓은 세계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시기인데 말이죠.^^

 

 

 

 

 

패디의 선물인 비행기는 참 정교하게도 만들었습니다.

 

어딘가에 고정할 수 있는 철사도 달려있고, 색도 예쁘게 칠했습니다.

 

그런데 왜 패디가 생뚱맞게 이 비행기를 남편에게 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웬 아기 장난감을 준거지?”했었습니다. 그래도 받은 선물인지라 뉴질랜드 여행을 마치고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길에 챙겨서 왔었습니다.

 

남편은 목공소 주인 패디 외에 수줍어서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 홀리데이파크 주인청년에게도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  이곳에서 바다낚시 대회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남편이 낚시꾼인걸 아는 주인청년이 행사를 치르고 남은 모자를 남편에게 준 모양 이였습니다.

 

모자를 준 것은 참 고마운디..

이것이 남편에게는 있으나마나한 물건 이였습니다.^^;

 

사실 홀리데이 파크 주인인 샌디가 남편에게 모자를 준 이유는 마눌 때문 이였습니다.^^

제가 시시때때로 낮에 안내데스크를 지키고 있는 샌디 어머니께 음식을 갖다드렸었거든요.

 

우리가 식사하는 테이블이 빤히 안내데스트가 보이는 곳인지라 우리만 먹기 거시기해서...

 

스콘을 구우면 스콘을, 통밀 빵을 구우면 통밀 빵을, 음식을 했음 작은 접시에 덜어서 한 두입 먹을 분량으로 항상 드렸더니 아마도 아들인 샌디에게 이야기를 한 거 같았습니다.

 

제가 김밥을 만든 날은 썬 김밥을 두 개드리니 받으면서 한 말씀 하시더라구요.

 

“우리 아들도 초밥 좋아하는디..”

 

그래서 두 개 더 담아드렸었습니다. 샌디 주라고 말이죠.^^

 

저는 어디에 살아도 음식을 하면 항상 이렇게 나눠먹습니다.

달라고 하지도 않는데 말이죠.^^

 

 

 

 

남편이 서양인치고는 머리가 크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건 너무 작습니다.

 

보통 키위(뉴질랜드 사람)들의 두상을 기본으로 맞춘 것인지..

그럼 남편은 키위의 기본두상에서 벗어나도 너무 심하게 벗어난 크기입니다.^^;

 

그리고..

 

서양인들이 얼굴이 작다고 해서 동양인에 비해 두상이 작은 건 절대 아닙니다.

얼굴은 작지만, 머리둘레는 우리처럼 둥글넓적하지 않다뿐이지 우리처럼 적당한 크기거든요.

 

물론 서양인들 중에서도 유난히 두상이 작은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동양인이 두상이 서양인에 비해서 절대 큰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만날 남편을 말로만 “대갈장군”이라고 놀렸었는데..

이번에 정말로 “대갈장군”인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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