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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그녀는 인도아낙

by 프라우지니 2015.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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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만나는 외국인 아낙중에는 정말로 전직이 의심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자기네 나라에서는 “선생님”이였다는데, 강의 중에 하는 짓을 보면 예의 상실에 무례하기까지 한데, 정말로 전에 학생들을 가르쳤었는지, 아이들에게는 어떤 교육을 시켰길레, 본인은 선생이라는 직업이 무색하게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 짓을 받는 것인지..

 

물론 서로 만나서 이력서 까놓고 증명서류 첨부해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니 그냥 상대방이 말하면 “그래?”하면서 믿어주지만, 마음 같아서는 “너 정말로 전직 선생님이 맞아? 어떤 과목을 가르쳤는데?”하고 묻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대학까지 졸업했다면서 배울만큼 배웠다고 하는 인간들이 왜 상대방을 배려하는 법은 모르는 것인지..

 

 

 

자! 이쯤에서 오늘의 뒷담화 들어갑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녀도 전직이 “선생님”인 아낙입니다.

 

강의 첫날 강의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그녀는 나중까지 비어있던 내 옆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한동안 그녀는 저를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내가 자기만큼 말을 잘하지도 못했고, 그녀처럼 나서서 수다를 떨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저는 필요한 경우에만 사람들과 말을 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질텐데 미리 나서는 것도 웃기고 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더니만..

그녀는 저를 “가마니”로 인식한 듯 했습니다.^^;

 

아시죠? 고이 있으니 “고구마” 인줄 아나?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떼기”인줄 아나?

(혹시 모르신다고 하면 안되는디..^^;)

 

반면에 그녀는 우리반 사람들 하나하나를 찾아다니면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Heimhilfe 하임힐페로 린츠 시내의 한 요양원에서 4년째 일하고 있는 그녀는 왈패처럼 소란스러우면서도 자기가 4년 동안 일하면서 경험했던 것들도 있는지라 엄청시리 잘난체를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Heimhilfe 하임힐페란? 해석하자면 가정 일을 도와주는 도우미; 요양원에서는 요양보호사 말고도 하임힐페들이 요양원 원생들에게 밥이나 세탁된 옷을 나르는 일을 합니다.

40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가능한 직업이죠.

 

모든 수업시간에 강사의 말을 끊어가면서...

 

“어? 저 지금 말씀 하시는 거 어떤건 줄 알아요. 제가 일하는 요양원에 있는 원생중에 치매에 걸리신 할매 한 분이 매일 하늘을 보면서 저기 구름위에 앉아있는 내 신랑 보이지? 저기서 매일 날 쳐다보고 있어. 잘생겼지?” 했는데, 직원 한명이 옆에서 맞장구를 치면서 “정말 잘 생기셨네요?” 했더니만, 그순간 제정신이 돌아온 할매가 “저기에 뭐가 보이냐? 구름밖에 없구먼, 너 병원에 가봐!”

 

뭐 이런 농담 같지 않는 말들을 매 시간 두어번씩 하는 바람에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던 반 사람들도 나중에는 그녀가 강사의 말을 끊고 말을 시작하면 “또야?” “왠만하면 그만하지?”'하는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눈빛으로 그녀를 비웃었습니다.

 

이렇게 강사의 말까지 끊어가면서 수업시간을 뒤흔드는 그녀의 전직은 “선생님”

 

수업시간에 수업을 잘난 척하면서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만나본 적은 없는 것인지 그녀는 다른 사람의 눈치는 전혀 안보는 듯 했고, 자기 옆에 앉아있는 말없는 한국아낙도 우습게 봤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전직이 선생님이면 어느 정도 (최소 고졸?) 배웠었다는 말이고, 자기는 처음에 오스트리아에 유학생으로 와서 린츠 대학교에서도 수업을 들었었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그녀의 독일어는 심하게 딸리는 수준이였습니다.

 

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려면 최소 B2 (중급중에서 상급수준?) 였어야 하는데,

실제로 그녀의 수준은 아주 낮은듯 했습니다.

 

거기에 사투리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하는 말! Scheiße 샤이세

 

여기서 잠깐!

Scheiße (속어) (1) 똥 , 오줌 , 배설물, 빌어먹을 / 영어로는 F**K

 

남편이 마눌의 쓰는 독일어 중에 단속하는 말 중에 이 단어가 있습니다.

“마눌은 절대 쓰면 안 되는 말!"

 

마눌이 사투리를 배우는 것도 말하는 것도 금기시했지만, 비속어들도 못쓰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왜 사투리를 못하게 하고, 비속어를 못 쓰게 하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살아가면서 이해를 했습니다. 현지인들이 비속어를 쓰는 건 그러려니 하지만, 외국인이 비속어를 쓰면 그 사람이 무식해 보이고 수준 또한 낮게 보이더라구요.

 

처음에는 저를 무시하고, 수업시간을 방해하면서 수다를 떨어대는 그녀인데, 강사가 말로 하는 걸 필기해야하는 상황이 되면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있었던 적도 있었고, 처음에는 옆눈으로 흘겨서 보던 내 노트 필기에 코를 박고 내가 써놓은 것을 베끼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어째 말하는 실력과 필기실력이 상당히 대조적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사투리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듯 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표준어로만 독일어를 배웠고, 대화를 해서 사투리를 잘 못 알아 듣는다고 하니 사투리가 뭔지 모르는 그녀!

 

Gehen wir 게엔 비어 ((우리) 갑시다) 는 표준어이고, 사투리는 Geh-ma 게마 야.

Essen wir 에센비어 ((우리 먹읍시다)는 표준어이고, Ess-ma 에스마는 사투리야.

 

하니 지금까지 자기는 사투리인줄 몰랐다고 합니다.

독일어학원을 다녔다면 표준어로 배우는 것이 정상인디.. 이상타??

 

그녀가 생각없이 Scheiße이세 를 자주 쓰는 통에 제가 한마디 했었습니다.

 

“그 단어 내 남편이 나에게 쓰면 안 된다고 금기하는 단어중에 하나야.”

 

하니 얼굴 벌개지면서,자기도 쓰면 안 되는데, 생각없이 말이 자꾸 나간다면서 앞으로는 자기도 조심하겠다는 알려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하는 그녀!

 

처음에는 저를 얕잡아보고 상대조차 안하려고 하더니만, 제 노트필기를 훔쳐보면서 자기보다 제 독일어실력(최소한 어휘력은)이 훨씬 더 월등하다는 걸 안 다음부터는 저에게는 어느 정도 꼬리를 내리고 살살거리지만, 제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닌지라 저는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남의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는지라 그녀는 우리반의 “방송국”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현지인들 사이를 비비고 들어가려는 열의와 정열을 가지고 행동하는지라, 우리반의 다른 외국인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발을 제대로 붙이지 못하는 그녀!

 

자기가 아쉬울 때만 꼬리를 잔뜩 내리고 아주 부드럽게 내 이름을 부르면 뒤에서 내 어깨를 안으며 친한척 하는 그녀가 정말 싫지만,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이 직업교육에서 살아남겠다고 발버둥치는 그녀 나름대로의 행동이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느정도 거리는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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