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교육이 시작되기 전에 ALIS 알리스에서는 자신들이 지원하는 모든 사람들을 본사로 불러 모았습니다. 그 본사가 린츠시내도 아니고 Had Hall 이라는 곳인데, 교통편도 만만치 않습니다.^^;
알리스 본사에 가야한다고 말을 하니 남편이 말을 했습니다.
“아빠한테 엄마랑 나들이 삼아서 가시자고 해!”
“아빠가 은퇴생활자이시라고 해도 하루종일 바쁘신데..며느리가 그러면 안 되지!”
“아니야. 아빠한테 가자고 하면 가실꺼야!”
“됐네요! 버스타고, 기차타고, 버스타고 가면 돼!”
잠깐! 여기서 ALIS알리스가 뭐여?하시는 분들만 클릭하세요.^^
날 신의없는 인간으로 만든 현지인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엄마,아빠랑 나들이 삼아서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았습니다. 하루종일 집에만 계시는 엄마는 가끔 나들이가 필요하시기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점심식사 한 끼 대접하면서 교통편을 제공 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도 드리고 말이죠!^^
그래서 엄마께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다시 곰곰이 생각 해 보니..
내 볼일 때문에 시부모님께 가시자고 한 것은 조금 아닌거 같아서 엄마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냥 혼자서 기차타고, 버스타고 다녀오겠다고!
“아니다. 너 일 볼 동안에 나랑 니 아빠는 온천에 가기로 했다.”
아하! 제가 가야하는 곳이 온천지역이였죠! 며느리 볼 일 보는 동안에 두 분이 온천을 즐기시겠다니 더 이상 죄송한 마음을 안 가져도 될거 같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인터넷으로 온천 정보를 찾아서 4시간짜리 티켓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후에..
“엄마, 저 볼일이 두 시간은 넘게 걸리니까, 아빠랑 4시간짜리 티켓 끊어서 온천하세요.
그리고 우리는 4시간 후에 만나기로 해요!”
이렇게 저도 여유시간을 벌었습니다. 제 볼일이 끝나면 온천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하는 것도 좋을 거 같고 말이죠. 저도 처음 가게 되는 마을이니 말이죠!
아니, 어딘데 그렇게 시부모님까지 동원해서 가야하는겨?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차로 가면 30여분이면 도착이 가능한 곳인데..
버스를 타고 간다면 2시간이 걸릴 거 같고,( 매 시간마다 한 대씩 버스가 있고)
조금 빨리 가려면.. 버스타고, 기차타고 다시 버스를 타면 1시간이 걸리는 곳입니다.
오스트리아는 우리나라처럼 대중교통이 발달된 곳이 아닌 관계로..
우리 동네에서 시내 나가는 버스는 15분에 한 대씩 오고, (버스타고 나가서 타는) 전철은 7~10분 에 한 대씩, 그것도 저녁 7시가 넘어가면 30분에 한 대가 옵니다.^^;(버스도 마찬가지)
평소에 제가 시내에 가는 방법은..
집에서 걸어서 버스정거장에 갑니다.(10분소요, 5분 내외에 버스 도착 = 합이 15분)
버스에서 내린 후에 전차를 기다립니다. (버스 5분, 전차 기다리는 시간 5~7분 = 합이 15분 정도)
전차를 타고 시내로 갑니다. (시내까지는 15분소요)
우리집에서 시내까지 가는 시간이 빠듯하게 45분(거리상 10km) 걸립니다.^^;
시외를 벗어나면 교통편이 더 열악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정말로 차가 있어야만 가능한 상황이 되죠!^^;
저번에 갔었던 에퍼딩(버스로 2시간/차로 운전하면 30분)도 버스는 오전 10시가 넘은 다음에야 1시간에 한 대씩 버스가 있었습니다. 차가 없으면 정말로 출근하기가 힘든 상황이죠!^^;
자! 삼천포로 가던 길을 수정해서..^^;
그리고 알리스에 가야할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아침 9시에 본사에 도착해야하니 아침 8시에 집에서 출발하기로 전날 이미 다 이야기가 끝났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문을 열고 시아버지만 나오셨습니다.
“엄마는요?”
“느그엄마 아프시다. 그래서 같이 못 간다.”
“어디가 아프신데요?”
“몰라, 설사하고 배도 아프다고 하고.. 얼른 가자!”
“오늘 온천 간다고 준비 다 끝내셨었잖아요.^^;”
"그랬는데, 느그엄마 때문에 온천은 다음에 가기로 했다. 얼른 가자!“
며느리 일 때문에 아픈 시엄마 간병을 못하시고 시아버지가 나오십니다.^^;
“미리 알려주셨으면 제가 그냥 기차타고 갈수도 있었는데..”
“얼른 가자!”
그렇게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집에서 30분 거리에 떨어진 알리스 본사에 데려다 주셨고, 며느리가 설명(회)를 듣는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기다리셨습니다. 동네 산책과 구경을 하시면서 말이죠.
집으로 가는 길에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서 말씀드리니 하시는 말씀!
“느그엄마가 점심 준비해놓고 기다릴꺼다. 얼른가자!”
결국 며느리는 시아버지 차를 타고 얼른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프신 시어머니가 미리 준비 해 두신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제가 직업교육을 받는데 온가족의 지원이 동원 되는거 같아서 죄송하면서도 행복합니다.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운전사가 되어주신 그 하루를 점심대접으로 갚고 싶지만, 아직까지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대로 직업교육을 마치는 것이 가족의 지원에 대한 저의 최선인거 같아서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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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립니다. 요즘은 하루종일 강의로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매일이 아닌 하루 건너 한번씩 글 올리는것으로 목표를 수정했습니다.^^;
처음이여서 그런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나날을 살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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