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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어이없는 부부싸움

by 프라우지니 2015.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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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교육이 들어가기 전에 AMS노동청에서 제 직업교육 계획서를 받았습니다.

 

사실 이 직업교육 계획서는 제가 나중에 받게되는 서류였는데, ALIS알리스에서 노동청에 보낸 서류를 제 상담사가 따로 복사를 해 줘서 알리스에서 안내를 받기 전에 2년간의 직업교육기간동안 몇 시간이나 일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됐죠!

 

2년 동안 직업교육 혹은 실습을 받아야 할 시간 3935시간. 이론교육 1320시간과 기본실습 1200시간외 슈탐하임(실습요양원)에서 해야 한다는 1415시간의 실습.

 

대충 계산해도 2년동안 제대로 된 휴가는 즐길 수 없다는 답은 이미 나온 상태!

공대 나와서 수학이랑 친한 남편이 뭔가를 열심히 계산을 하더니만 마눌앞에 내밉니다.

 

 

 

 

부가 설명없이 받으니 이것이 뭔가? 싶습니다.

 

“이게 뭐야?”

“Alis 알리스 직원을 만나면 물어봐!”

“뭘?”

“자, 설명 들어가니 잘 들어야해! 2년 동안은 104주야. 거기서 2년동안 휴가 10주 빼고, 공휴일로 3주 빼고, 학교 개강일과 종강일 어리버리 하다보면 1주일 빼야 하고! 결국 일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90주야!”

 

 

아직 직업교육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휴가를 이야기하는 남편이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

“결국 당신은 90주/ 3600시간동안 교육 혹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거든. 그렇게 되면 마이너스 335시간이야. 이걸 주로 계산하면 8.4주고!”

“그래서?”

“이 비게 되는 8.4주는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물어봐! 2년간의 직업교육을 끝내고서 채우지 못한 실습시간을 채워야 하는 것인지..”

“2년 동안 채워야할 시간이라면 휴가는 안 가고 그 시간에 일하면 되지!”

 

지금은 직업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 한거지, 휴가 2년 동안 못 간다고 큰일 나는 거 아니죠! 그리고 저희는 2년 동안 뉴질랜드 길위에서 짚시처럼 살다가 온지라 몇 년이 휴가 못가도 상관이 없고 말이죠!

 

갑자기 남편이 버럭합니다.

 

“무슨 소리야. 휴가는 가야지. 1년에 5주간의 휴가는 당신의 권리야!”

 

남편이 버럭하는데 목청 큰 마눌이 절대 질수 없죠!

 

“뭔 ~ 직업 교육 시켜준다는데, 휴가 갈 시간이 안되면 안가면 되지!”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휴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 휴가가 그렇게 가고 싶으면 혼자 가던가, 쿠바 간다며? 친구랑 잘 갔다와, 날 열심히 일하고 있을테니까!”

“아니지, 휴가는 같이 가야지. 왜 권리를 포기하려고 해!”

“여보세요.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휴가가 아니라, 직업교육을 2년 안에 끝내는 거야. 2년 안에 해야 하는 것들이라면 마쳐야 하는거지, 휴가는 2년 후에라도 갈수가 있잖아!”

 

지금 직업교육을 받느냐 마는냐 하는 시점에서 있는데, 여기서 갑자기 등장한 휴가 때문에 부부가 언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이 어이없는 부부싸움을!

 

마눌에게는 직업교육이 중요한 시점인데, 남편에게는 교육에 들어가기 전에 이 “휴가기간”을 매듭짓고 싶은 모양입니다. 남편에게는 정말로 마눌과 휴가 가는 것이 마눌의 교육보다 더 중요한 걸까요?

 

그리고 아직 직업교육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물어볼 것을 다 적어놨습니다.

슈탐하임(실습 요양원)외에 언제, 어디로 실습을 가며 누가 그 실습을 계획하는 것인지?

 

“여보세요? 아직 교육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교육 중에 있을 실습을 어디가서 물어보나요?”

 

시작도 하기 전에 궁금한 것은 다 매듭짓고 싶어하는 남편의 성격이 참 신기합니다.^^;

 

마눌은 나 몰라라~하는  마이너스 335시간에 대해서 결국 남편은 Alis에 이멜을 보내서 제 상담사와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하필 제 상담사는 이제 일을 시작한 석사학위 25살 아가씨인디..

(어찌 된 것인지 Alis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다 석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이더라구요.

이름 앞에 타이틀 Mg(막이스터)가 붙으니 이 사람의 학력이 바로 나오거든요.^^)

아마도 그 아가씨 남편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여러사람에게 물어봤을거 같습니다.ㅋㅋㅋ

 

마눌을 못살게 굴면서 알고 싶어하던 그 비게되는 335시간에 대해서는 남편이 만족할만한 답이 나왔습니다. 마눌에게도 만족스러운 답이기도 하구요.^^

 

휴가를 제대로 챙겨서 1년에 5주씩 즐기면 2년간의 직업교육동안에 335시간이 빕니다.

그 335시간은 직업교육이 끝나는 시점에 무효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휴가를 제대로 챙겨서 간 사람은 직업교육이 끝나는 시점에 일해야 하는 335시간이 소멸되지만, 휴가 안가고 열심히 일한 사람은 335시간도 꼬박 일해야 한다는 이야기죠!

 

어째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웃기는 현실입니다.

이것도 물어본 사람만 알게 되는 것이고 말이죠.

 

저희의 부부싸움은 끝났고, 남편또한 만족할 만한 답을 얻었습니다.

 

단지.. 마눌이 어쩌면 조금 난처한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슈탐하임에서 일해야 하는 시간을 안 하게 되는 것일테니 슈탐하임 관리자와 휴가기간을 정할 때 쪼매 거시기 할 거 같기는 합니다만, 좋은 정보이니 나중에 우리반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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