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변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살고 있는 환경에 맞게
내 입맛이 변하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전에는 안 먹던 것들인데
지금은 자주 먹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아이스크림!
유럽의 여름은 아이스크림과 시작해서
아이스크림으로 끝이 납니다.
오스트리아의 각 도시의시내에는
참 다양한 아이스크림 가게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성수기인 여름에만
장사를 하고, 겨울에는 문을 닫죠.
겨울에 문을 닫아도 여름에 벌어놓은 돈이 많아서
가게세 부담이 없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예전에는 그랬었죠.
세월이 흐르면서 문을 닫는 겨울 동안은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하는 것인지
아이스크림을 팔지 않는 기간 동안은
참 다양한 물건들을 팔다가
다시 여름 성수기가 오면
다시 아이스크림 가게로 돌아올 시간.
오래전 우리가 그라츠에 살던 시절.
우리가 시내에 나갈 때마다 남편이
빼먹지 않고 사먹던 건 “아이스크림”
볼일이 있어서 시내를 가야 하는데
혼자 가기는 싫고, 운동 삼아서 자전거 타고
마누라도 데리고 가고 싶으니
마눌을 꼬시는 말 한마디.
“시내에 같이 가면 내가 아이스크림 사줄께”
이때는 아이스크림은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었던 때라 한마디로 거절한 적이 많았었죠.
아이스크림에 현찰 5유로를 더해야
마눌을 꼬 실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더우면 물을 마셔야지 아이스크림을
먹어서는 갈증이 해소되지않는데..
덥다고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던 때였죠.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사람들은 더운 여름에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야 하는 간식(?)입니다.
유럽여행 중에 혹시 보신적이
있으실 것도 같네요.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들.
나 같으면 줄이 길면 안 먹어도
그만이니 그냥 지나칠 거 같은데,
유럽사람들은 긴 줄이거나 말거나
먹고 싶으니 거기에 줄을 서죠.
저도 이제는 그 긴 줄에
동참하는 1인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아이스크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스크림 가게를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죠.
슈퍼에 장보러 가서 입맛에 맞는
아이스크림을 발견하면 그냥 집어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347
한동안은 초코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먹어 대더니만 어느 날부터
내가 찾는 건 요거트 아이스크림
요거트보다 설탕이 더 많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임에도
일단 요거트 아이스크림이라니 건강에 좋은거라
우기면서 먹었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3164
한가지 문제라고 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아무 때나 슈퍼에서 사먹을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
이런 종류는 “기획 제품”이라
특별한 기간에만 판매를 하죠.
그래서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나오는 기간에는
더 미친듯이 사먹어 치우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ㅠㅠ
어느 날부터 내가 좋아하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내가 만들어 먹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름마다 슈퍼에서 기획상품으로
아이스크림 기계를 판매하는데
가격도 단돈 20유로라 사기도
부담이 없는 가격이었죠.
전단지에는 기계에 생크림, 설탕이랑
아이스크림 만드는 가루만
넣으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요거트만 넣어서
내 입맛에 맞는 건강한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만들려고 기계를 사 들고 왔었죠.
가능한 남편에게 안 보이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기계의 부피가 있다 보니 남편도
보게 된 내 아이스크림 기계.
어차피 내 돈으로 산거라 남편이 봐도 상관은 없지만
보면 괜히 잔소리를 하니 그것만은 피해보려 했었지만
남편이 보게 된 내 기계.
아이스크림 기계를 보고 남편이 한 첫마디.
“이거 산 건 내가 돈 안 낸다.”
내가 남편에게 환불받는건 식료품 가격이라
기계는 거기에 포함이 안 되는디
그래도 혹시 자기에게 덤탱이 씌울까봐
얼른 방어를 취한 거죠.
남편도 이런 말을 한 이유는 있었습니다.
자기가 보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물건이면 돈을 내겠지만
아이스크림 기계는 필요도 없는 물건이라
판단해서 그런 말을 한 거죠.
아이스크림 기계가 너무 싼 가격,
단돈 18유로로라서 얼른 업어 오기는 했는데,
박스를 열어보고 조금 당황하기는 했습니다.
내가 아는 아이스크림 기계는
모든 재료 다 때려놓고 전원만
켜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내가 사온 18유로짜리는 조금은
원시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기계 안에 들어가는 통은
사용 전 24시간 냉동실에서 얼릴 것!
결국 이 이 기계는 꽁꽁 언 통에 재료들을 넣고
전원을 켜면 모터가 거품기 같은 것을 계속해서
저어주는 방식으로 아이스크림이 완성됩니다.
처음에는 사용방법에 조금 당황을 했지만
이것도 한두 번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집니다.
처음에는 시중에서 파는 요거트에
플레인 요거트를 첨가하고 등등의
꼼수를 부려봤지만,
여러 번 만들다가 알게 된 최고의 방법은..
시중에 파는 요거트만을 사용할 것.
그렇게 요거트를 만들고,
위에 올라가는 토핑은 내 맘대로!
어떤 날은 제과용으로 사다 놓은 초콜릿을
칼로 다져서 올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해바라기씨를 볶아서
올리기도 하고!
마눌이 처음 기계를 사올 때만 해도
쓸데없는 기계를 사왔다고
생각했던 남편이었는데,
마눌이 갖다 바치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한두 번 먹다 보니 꽤 괜찮은 물건이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조건을 한가지 걸었습니다.
“아이스크림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박스에 넣어서 지하실에 갖다 놔.
안 그럼 벌금 1유로를 내야 해.”
지금 미친 거죠.
기계도 내 돈으로 샀는데, 사용하지 않을 때
주방에 나뒀다고 벌금 1유로를 내라니..
마눌의 눈꼬리가 올라가는 걸 느낀 것인지
남편이 뱉어내는 말의 꼬리에는
이 말도 있었습니다.
“……대신에 기계 값은 내가 줄게.”
남편이 마눌에게 하고자 했던 말은..
“기계 값은 내가 낼 태니까 대신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지하실에 두고,
필요할 때만 주방으로 가지고 와서
사용할 것!”
내가 주방에 18일만 나둬도 벌금이 18유로가 되니
기계 값을 안 받고 그냥 주방에 계속 쭈욱~
나둬도 나쁜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편이 기꺼이 18유로를
내준다니 거절할 이유는 없죠.
그래서 제가 조금 부지런해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만 지하실에서
박스를 가져왔다가 아이스크림 제조가 끝나면
다시 똑 지하실로 보내 버리죠.^^
요즘 내가 만들어내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재료들입니다.
500ml짜리 요거트를
1+1 세일까지 해주시면
무리를 해서라도 업어와야 하는 기간이죠.
요거트 1리터에 1유로 남짓이니
아이스크림 만들기도 부담이 없는 가격에,
넉넉한 양의 아이스크림을 완성되니
시부모님께도 나눠드릴 수 있어
더 푸짐한 우리 집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을 갖다 드릴 때 웨하스나
같이 곁들어 먹을 과자를 드릴 때도 있고,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콘) 과자까지 들여놨습니다.
그래서 집에서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파는 것 같은 콘아이스크림이 가능하죠.
최근에는 세일할 때 업어온
마스카포네 치즈를
두 스푼씩 아이스크림 만들면서 넣었더니
요거트의 단맛은 줄어들고 더불어
조금 더 깊은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 완성됐습니다.
마스카포네 치즈 자체가 조금
꾸덕한 편이라우유를 조금 부어서 풀어보지만
조그만 치즈 덩어리까지는 풀리지 않은 탓에
남편이 “치즈 아이스크림”이라 부를 때도 있죠.
하루가 멀다 하고 내가 매일 만들어내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덕에 시부모님의 인심을
요즘 푸짐해지셨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하신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2769
시부모님이 따 놓으신 파프리카와 토마토가
있는 곳을 알려주시며
맘껏 갖다 먹으라고 하시고,
오이도 따다가 먹으라고 하십니다.
받은 만큼 주시는 시부모님이 올해는
넉넉하게 받았다 생각하시는 모양입니다.
18유로짜리 아이스크림 기계에서
저는 이미 본전을 뽑았습니다.
매일 만들어 먹은 아이스크림도 양도 엄청났지만,
시부모님도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마다
퍼다 드렸더니 시부모님의 넉넉한 인심까지
더불어 얻었습니다.
정말로 필요한지 생각에 생각을 한 후에
안 사는 쪽의 결론이라 망설이다가
질렀던 18유로였는데..
생각 외로 사용을 잘하고 있어서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꼭 하나 들여놓으라고
권하고 싶은 여름용 아이스크림 기계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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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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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에 시원하시라 겨울 영상하나 업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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