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일반 직장인이라
월~금요일에 일을 하고 주말에는 쉬지만,
마눌은 일반 직장인이 아니라
주중이나 주말이나 상관이 없이 근무가 있는 날은
출근을 하고 근무가 없는 날은 집에 있죠.
그래서 남편은 마눌의 근무표를
봐가면서 계획을 짭니다.
마눌이 근무가 없는 기간에
하루나 이틀쯤 자신도 시간을 내서
가까운 곳에 나들이를 가기도 하고,
조금 더 긴 시간을 내서
짧은 여행을 가기도 하죠.
하지만 올해는 그것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로 집을 떠나는 것 자체가
별로 안전하지 않아서 가까운 곳에
산악자전거를 타러 가던가 강으로 카약을
타러 가는 정도의 하루 나들이였죠.
올해는 여름인데도 비 오고
흐린 날이 많아서 제대로 더웠던 날보다
서늘하고 시원한 날이 더 많았던 나날이었습니다.
나는 30일중에 8~9일정도
일을 하는 직원이지만 근무하는 날을
내가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하루나 이틀 정도는 어떻게
할 수가 있다고 해도 근무 날 전체를
선택할 수 없으니 내가 근무하는 날은
매달 다르죠.
내가 원하는 근무는 1주일에 이틀 정도.
주기적으로 일을 하면 내 몸도 덜 피곤하고,
또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니 딱 좋지만!
어떤 주는 3일 연속 근무가
걸리기도 하고, 어떤 주는 근무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죠.
8월은 9일 근무 (하루 10시간 =90시간)
근무표가 나오기 전에 병동 책임자에게
자신이 쉬고 싶은 날을 이야기해서
휴일을 잡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직원들의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는 일이라 자신의 희망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쉬고 싶은 날에 근무가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죠.
내가 좋아하는 동료 중 한명은
안드레아가 나에게 부탁을 해왔습니다.
“금요일에 내 딸이 오거든,
그날 근무를 나랑 바꿔줄 수 있어?”
안드레아의 딸은 오랜 동거를 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했었는데,
결혼 하기 전에 친정에 놀러 오는 모양입니다.
딸이 온다고 하는데 그날 근무를 하게 되면
딸과 보낼 시간이 없으니 안드레아는
꼭 금요일에 쉬어야 하는 상황.
이미 토, 일요일에 근무가 있는 상태이고,
3일 연속 근무하는 건 가능한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안드레아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하루 잡혀있던 나의 근무를 바꾸면
나에게 생기는 8일간의 여유.
근무를 바꾸기 전에는
항상 남편에게 먼저 묻습니다.
마눌이 쉬는 줄 알고 계획을 잡았는데,
나중에 마눌이 일하는 걸 알게 되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리고 남편에게 이런 조언을 들었었죠.
“근무를 바꿔달라고 하면
바로 대답하지 말고,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해.
그날 당신이 시간이 있어서
바로 바꿔줄 수 있을 때도 마찬가지야.
미리 말해 버리면 나중에
그것을 취소할 때 당신이 그 사람한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근무를 바꿔주면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보통이지만,
근무를 바꿔주겠다고 해놓고
나중에 힘들다고 말하면 나에게
부탁 해 왔던 동료가 나에게 화를
낼 수도 있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근무를 바꾸는 부탁도 서로가 필요할 때
해주면 서로에게 좋은 일이지만,
무작정 부탁만 해오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도 조심하라는 남편의 이야기죠.
그렇게 마눌에게 8일 정도의 시간이
있다는 걸 알고 남편은 휴가를 잡았습니다.
휴가라고 해서 어딘가를 떠날 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마눌이 집에 있으니
같이 놀고 싶었나 봅니다.
남편의 재택근무는 빡세서
회사에 출, 퇴근 할 때보다 근무시간도 길고,
또 끊임없이 이어지는 화상회의로
보는 마눌도 지치는 일상이거든요.
남편이 1주일 휴가를 낸 것까지는 좋았는디..
평소에는 휴가 가기 전에 날씨부터
확인하는 남편이 이번에는 날씨 확인을
안 했나봅니다.
남편의 휴가기간내내
비오는 날이 더 많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놀러간다고 해도
1주일내내 흐리고 비 오는 날이면
집에 있어야 하는디..
“재택근무가 빡세니 그냥 집에서
쉬고 싶었나?”싶기도 하고,
휴가라고 꼭 어디를 가란 법은
없으니 집콕도 나쁘지 않죠.^^
내 3일 연속 근무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은 하루 종일 꾸물꾸하더니
저녁에 비가 오기 시작했었고,
월요일도 대부분의 시간에 비가 오다가
잠깐 파란 하늘이 보이기는 했지만,
어디를 나간다는 것 자체가 힘든 날이었고.
화요일은 오늘은 하루 종일 흐리고
뿌연 하늘에, 비가 오다가 말다가를 반복했고,
1주일 중에 그나마 날씨가
좋을 것으로 보이는 수요일은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내가 이번에
선택한 호수는 “할슈타트”
지난 번에 이미 할슈타트 호수 한바퀴
라이딩을 하면서 영상을 찍었는디..
그때는 액션캠을 목에 걸고 달려서
카메라의 방향을 확인하지 못해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죠.
이번에는 자전거 핸들에 액션캠이 장착이 되니
지난 번보다는 훨씬 더 근사하고 리얼한
할슈타트 호수 한바퀴 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은 화요일 저녁)
차에 자전거 2대랑 카약등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다 실어 놨으니
내일 아침 먹고 출발만 하면 되죠.
오전에는 자전거로 호수 한바퀴를 돌고,
오후에는 호수에 카약을 띄워놓고
(남편은 노를 열심히 저어야 하지만, 마눌은)
물놀이를 할 생각입니다.
날씨만 좋았다면 남편의 휴가기간 내내
여기저기 하루 나들이로 여러 곳을
다닐수도 있었겠지만…
그나마 하루 맑은 날이 있으니,
그 하루로 남들이 휴가 1주일 즐긴 것 같은
하루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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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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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윗글에서 언급한
액션캠을 목에 걸고 있어서 제대로
화면을 확인하지 못했다던
그때의 할슈타트 호수 한바퀴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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