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지 시작하기 전에 오랜 시간을 두고
준비, 계획을 하는 남편과는 다르게..
마눌은 즉흥적인 성격입니다.
신문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면..
그 신문 기사를 남편의 코앞에 들이밀면서
한마디 하죠.
“우리 여기 가자”
뜬금없이 마눌이 가자고 하니 남편은 묻습니다.
“왜?”
단순하고 즉흥적인 마눌의 대답은 아주 심플합니다.
“산 위에서 보는 호수가 멋 있을 거 같아서.”
등산을 하면 당근 힘은 들겠지만,
산 위에서 보는 호수가 예쁠 거 같으니
등산을 가자는 마눌 입니다.
그렇게 남편에게 들이민 신문 기사나 사진들이 꽤 됩니다.
그렇게 들이밀어 놓고는 금방 잊습니다.
지난번에 다녀온 곳도 마눌이 남편에게
신문 기사를 들이밀었던 곳이죠.
남편에게 신문 기사를 들이민 것이 벌써 1년도 전이라
마눌은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남편이 가려고 하는 곳이
마눌이 가자고 했던 곳임을 상기 시켜 줬습니다.^^
3개의 등산 코스 중에 제일 쉬운 코스이면서,
아래로 아터 호수도 펼쳐진 사진.
“위에서 보면 근사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이곳을 선택했었죠.
아터 호수 주변에 있고, 오후에 가볍게 갈 수 있다는
Schoberschein 쇼버슈타인입니다.
등산은 1시간 15분, 하산은 1시간이 소요되고..
출발점이 이미 해발 500 미터라니
500미터 정도만 더 올라가면 되죠.
코스도 초, 중급 코스로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고..
사진에서 보이는 저 호수를 나도 내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항상 큰 차이가 있으니 말이죠.
여러분은 하나도 안 궁금 하실지 모를 쇼버슈타인의 위치입니다.
아터호수도 앞쪽은 배들도 오가고 아시안 관광객도 꽤 오지만..
뒤쪽은 나름 한가한 동네입니다.
물론 유럽에서 놀러온 관광객들은 호수 주변에 2~3주 머물면서
호수 주변의 이런저런 산들을 다니죠.
쇼버슈타인은 아터 호수 주변에 있는
산 중에 가장 낮은 산입니다.
이곳을 시작으로 더 올라가면 더 높은 산들을 차례로 정복할 수 있죠.
우리가 이곳을 간 날은 평일이었는데,
등산로 주변에는 꽤 많은 차들이 주차 된 상태였습니다.
이곳은 아는 사람은 자주 찾아오는 곳인 모양입니다.
우리도 차도 옆 인도 옆에 비스듬히 주차를 한 차들 사이에
우리 차를 살짝 갖다 댔습니다.
대도시나 유명한 관광지의 주차장에는
주차료를 내야 하지만,
이름 없는 작은 마을이나 등산로의 입구 같은 곳은
주차비 걱정은 할 필요 없죠.
우리는 처음 이곳을 가서 등산로가 어디 있는지
이곳에 사시는 분에게 여쭤봐야 했습니다.
동네 분이시라 이 길, 저 길 2군데로 오를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을 해주셨죠.
설명 해 주신 대로 작은 골목을 들어가니 보이는 푯말 하나.
여기서 쇼버슈타인까지는 90분이 걸린다고 하네요.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정오 경이었는데,
이 시간에도 오르는 사람들이 꽤있었습니다.
1시간 30분이 걸리는 코스이니
정말 가볍게 산책 삼아서 오르는 모양입니다.
출발해서 조금 올라가니
드디어 아터 호수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호숫가에 있는 산에 오르면 이런 멋진 풍경은 덤이죠.
우리가 아터 호수로 보트를 타러 오면
저 아래쪽에서 출발을 합니다.
호수의 이쪽, 저쪽 돌아다니다가
맘에 드는 작은 해변을 만나면 수영도 하죠.^^
조금 더 올라가니 전망이 좋은 곳에
테이블까지 갖춰 놓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곳에서 한 끼를 해결한 생각이 없었는데..
잠시 쉬겠다고 앉은 남편이
가방에 있는 간식들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얼떨결에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죠.
싸온 음식을 꺼내서 먹지만
풍경은 근사한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산에 올라갈 때 김밥 같은 거 싸 가지고 가는데..
“오스트리아에서는 산에 갈 때 어떤 걸 싸 가지고 가남?”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죠?
화끈하게 공개하는 우리 부부의 럭셔리(?)한 점심입니다.
-(어제였나?) 바베큐해서 먹고 남은 (차가운)고기.
-검은 빵(유럽에서는 흰 빵보다는 어두운 빵을 주식으로 먹습니다.)
-파 뿌리 피클
-마당에서 따온 (노란, 빨간)방울 토마토.
-땅콩(이건 산행중 간식용)
-사과, 복숭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물.
마른 빵에 차가운 고기 조각을 먹으면
목이 막히는 증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한국 사람에게는 약간 무리가 있는 한 끼죠.^^;
90분 등산이라고 했는데..
사실 그리 만만한 코스는 아니었습니다.
오르고 오르니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대부분의 산 정상에 이렇게 십자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방명록이 담긴 철제 통이 하나 있죠.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어서
그런지 방명록에 더 이상 쓸 곳이 없었지만,
방명록의 앞 페이지에 우리가 왔다는
흔적은 남기고 왔습니다.
쇼버슈타인 정상에서 바라보는 아터 호수입니다.
호수를 중심으로 호수 주변에 여러 마을이 있고,
다양한 캠핑장과 숙박 시설이 있습니다.
그중에 제일 많은 것은 물론 돈 많은 사람들의 별장입니다.
호수 바로 옆에 있는 땅들은 조각으로 나뉘어져
개인이 소유하고 있죠.
그래서 수영을 하고 싶어도
아무데로나 호수 진입은 불가능합니다.
사유지로 호수에 입장했다가는 고소를 당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다시 내려오는 길.
오스트리아 산의 등산로에는
오스트리아 국기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중간이 길을 잃을까봐 길의 중간 중간에 표시를 해두었죠.
오스트리아의 국기 색은 “빨강, 하양, 빵강”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우리 부부가 점심을 먹었던 장소.”
우리가 산에만 가면 산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남편이 사진을 한 장씩 보냅니다.
이곳에서 그 친구에게 보낼 사진을 찍고 있는 남편입니다.
마눌이 스마트폰을 사준다고 해도 뚝심 있게
“노키아 흑백폰”을 사용하던 남편.
회사에서 업무용 스마트폰을 받았었죠.
처음에는 오는 전화를 밀어서 받는 것도
어려워하던 남편이었는데..
지금은 왓츠앱으로 문자도 보내고,
이렇게 사진도 찍고,
드론을 날릴 때는 (회사 업무용)
스마트폰을 드론과 합체시킵니다.
매일 매일 새로 배우고 있는 스마트폰의 기능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보였던 하얀색 물줄기.
저 곳의 이름이 "Weissen Bach 바이센 바흐“ 하얀 개울(도랑).
이름처럼 하얗게 보입니다.
우리가 아터 호수에서 보트를 탈 때
항상 저 개울이 호수로 들어오는 물줄기를 이용해서
저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알죠.
산 위 빙하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엄청 차갑습니다.
산 위에서 본 하얀색 물줄기가 궁금했는지..
산에서 내려와서 차를 몰고 이 물줄기를 따라가 봤습니다.
이곳에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웬 홀딱 벗은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성별도 다양하게 여기저기에 벗은 사람들.
물이 차가워서 그런지 물속에 있는 사람들은 없고,
나무 그늘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어슬렁거리면서 개울가를 걷는 사람들.
꽤 젊은 청년이 제 앞을 지나가길레
안 보는 척 하면서 다 봤습니다.
바로 눈앞에서 다 보여주는데,
안 볼 수가 없어서 말이죠.^^
오스트리아의 곳곳에 나체주의자들이
모이는 곳이 꽤 있는데..
이곳도 그런 곳 중에 하나였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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