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프랑스 커플 모건&클레어를 1박2일 동안 데리고 다니면서 낚시를 보여주고 낚시를 가르쳤습니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 뭐라도 잡았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들이 가고난 후에 송어를 2마리나 잡아서 돌아왔습니다.^^;
남편이 주로 하는 루어낚시는 가짜미끼가 달린 낚싯대를 던진 후에 릴을 감으면서 물고기들을 유혹하는 방법이라면, 제물낚시는 긴 줄의 끝에 파리나 날벌레 모형을 달아서 끊임없이 허공에서 빙빙 돌리다가 날벌레가 물 위에 살짝 내려앉는 것처럼 낚싯줄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루어낚시도 던지고 감고 하다보면 팔운동이 꽤 되는데.. 제물낚시는 낚싯줄을 허공에 카우보이처럼 빙빙 둘러대야 하는지라 팔운동을 정말 제대로 하는 낚시입니다.
물 위에 내려앉은 날벌레 모형을 수면아래의 고기들이 물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시간도 많이 필요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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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에서 잡았는지 이미 2마리의 송어는 머리절단 ,꼬리절단 난 상태로 식빵봉지에 갇혀서 꽤 오랜 시간을 있었나 봅니다. 송어가 경직이 되어서 몸이 약간 굽어있는 걸 보니 말이죠.
굳은 몸을 뼈서는 반을 가르고, 먹기 좋게 중간에 토막을 한번 쳐줘야죠.^^
송어를 손질하면서 남편이 아쉬운 듯이 말을 합니다.
2마리면 모건&클레어가 있었다면 넷이서 근사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는데..”
“그치? 괜히 데리고 와서 송어구이도 못 먹여서 보낸 거 같아서 미안해.”
사실 그들에게 감사한 것도 있습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우리부부가 이런 허허벌판에서 감히 캠핑할 생각을 하지도 않았겠죠.
맛있게 구운 송어구이에 샐러리&당근 샐러드까지 차려지니 근사한 한 끼입니다.
자연산 송어구이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은 흔치 않은데..
저는 낚시꾼 남편 덕에 아주 자주 이렇게 건강식 메뉴를 접합니다.^^
그야말로 자연 속에 차려진 럭셔리 식당입니다.
강가에서 송어를 잡아서 바로 구워주는 쉐프의 서비스.
돈 있다고 아무데서나 받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서비스는 아니죠.^^
(갑자기 왠 자랑질을...^^;)
불편한 것이 많은 노숙이요~ 캠핑이지만,
찾아보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곳에서 노숙 캠핑을 했었지만..
아침에 소들의 인사를 받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곳을 지나서 어디론가 열심히 가는 길 같은데..
그냥 쌩하니 우리차를 지나치는 소들이 있는가 하면, 차가 서있으니 신기한지 이리저리 둘러보느라 안가고 우리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들도 꽤 있는지라..
우리가 얼떨결에 소들의 구경거리가 됐습니다.^^;
루아키투리 강은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외진 곳에 있지만,
남편에게는 “제물낚시를 성공한 강”이 되었습니다.
날씨라도 더웠으면 물놀이를 해도 좋았을 강이지만,
그저 물 흘러가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근사한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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