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봄에서 가을까지 날씨만 허락한다면 자전거 타기를 즐깁니다.
가끔은 마눌도 데리고 자전거를 타지만 마눌은 감히 따라가지 못하는 스피드로 달리죠.
마눌도 남편을 따라서 미친 듯이 달려본 적이 있지만, 운동을 취미처럼 가볍게 하는 중년아낙이 따라 갈 수 있는 빠르기가 아닌지라, 마눌은 그저 천천히 나름 운동이 될 만큼만 달리죠.
처음 남편을 따라서 강변을 달릴 때 강변에 있는 운동기구에 참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뭐시여? 유럽은 선진국이라며? 어찌 서울의 우리 동네 개천가의 운동기구보다 못한감?”
인터넷에서 캡처
우리나라는 동사무소 앞에도, 산책이 가능한 뒷산에도, 개천가에도 산책로와 더불어서 이런 저런 운동기구가 많이 있습니다.
운동기구도 다양해서 따로 헬스클럽을 가지 않아도 온몸의 근육을 골고루 단련시킬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죠.
유럽에 비해서 조금 다른 환경의 복지를 가진 한국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이 정도의 투자는 하는데.. 선진국이라는 오스트리아임에도 강변의 운동기구를 처음 보면 헉^^;입니다.
구글지도에서 캡처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는 강변을 따라서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독일의 파사우에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까지 도나우 강을 따라서 달리는 3~4일 정도의 여정으로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여름에는 꽤 됩니다.
우리는 도나우 강까지는 아니지만, 집에서 가까운 트라운 강을 따라서 달리곤 했습니다.
남편은 벨스로 목적지를 잡고 달리는 동안 마눌은 수력발전소가 있는 곳까지만 달리는데..
이곳에 마눌을 실망시키는 운동기구가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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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곳에 지날 때는 운동기구가 나오기 전에 어떤 운동이 가능한지 안내표가 있는지라,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그런 철제 운동기구를 기대했었습니다.
우리와는 조금 다른 운동 종류였지만 말이죠.
이곳에는 9개의 운동기구가 있었습니다.
운동의 이름도 어째 “윗몸 일으키기”가 아닌 “복부 누르기”에,
개구리, 황새, 새 온갖 동물들이 등장하는 운동입니다.
1. Bergsteiger 등산(오르기)
2. Forsch 개구리
3. Bauchpressse 복부 누르기(윗몸 일으키기)
4. Storch 황새
5. Vogel 새
6. Steiger 오르막
7. Kletterer 암벽등반
8. Stuetze 버티기(지지)
9. Entspannung 이완
운동기구는 우리나라처럼 함께 다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100m정도의 거리를 두고 한 개씩 놓여있습니다.
한 개의 운동을 끝내고 다음 것을 하려면 100m를 걷던가 달리던가 해야 하는 거죠.
운동 2번에 해당하는 “개구리”운동을 하는 기구입니다.
나무말뚝 3개에 철봉이 박혀있는 이것으로 운동을 하는 모양입니다.
위에 있는 철봉이면 매달리기나 하지, 이건 다리를 올리는 높이인디..
“복부 누르기” 윗몸 일으키기 운동을 하는 기구 라는디..
달랑 나무침대 하나입니다.
윗몸을 일으키라면서 다리를 걸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이런 시설이면 나 같은 아낙은 윗몸을 한 번도 일으키지 못할 거 같습니다.^^;
자전거 타고 달리다가 이곳에 잠시 누워있기 좋은 용도입니다.^^
운동기구 4번 황새.
서서 앞팔만 구부리면 황새가 되는 것인지..
이런 기구는 놀이터에서 많이 보는 타넘어 가는 용도인데..
한국인 아낙은 운동법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지라 그냥 지나쳤습니다.
운동기구 5번. “새”
나무 의자 3개가 모여 있는 이 기구.
여기서서 팔만 양쪽으로 뻗으면 “새”가 되는 것인지..
도대체 봐도 이해가 안 되는 운동기구입니다.
운동기구 6번 오르기.
달랑 높낮이가 다른 통나무 3개가 있는 운동시설.
통나무 위에 올라서면 오르기가 되는 모양입니다.
운동기구 7번, 암벽등반.
이 철봉에 매달려 몸을 뒤로 젖히면 “암벽등반”이 되는 건가요?
여기에 있는 운동기구 중에 유일하게 제가 이용하는 것입니다.
높은 철봉에는 매달리기도 하고, 낮은 철봉에는 팔굽혀펴기도 하고..
나름 내맘대로 운동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운동기구 8번. 버티기.
3번의 윗몸 일으키는 나무판자와 비슷합니다.
단지 이곳에서는 몸을 옆으로 비스듬히 잡아야 하는 군요.
여기는 운동의 마지막 코스. 이완운동을 하는 곳.
이완운동보다는 그냥 의자에 앉아서 쉬기 좋은 곳이죠.
사진 상에는 잘 안 보이지만,
이곳의 나무 기구들이 참 많이 노화가 된 상태입니다.
나무가 썩어서 내려앉은 곳도 있고, 비바람에 노화된 나무판자들.
운동한다고 올라섰다가 나무가 내려앉으면 “부상”위험도 까지 있는 운동기구들.
트라운 강변이 도나우 강변처럼 그렇게 유명한 강변은 아니지만,
이곳에도 여름에는 외국인 자전거 여행자들이 꽤 많이 달리는 곳인데..
외국인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이니 이런 시설들을 조금 개선 할만도 하지만,
이곳의 나무 판자들은 몇 년째 변함없이 그대로입니다.
유럽의 역사는 건물에만 있는 것이 아닌 거 같습니다.^^;
아무도 민원을 안 넣는 것인지, 아님 아무도 관심을 안 갖는 것인지..
처음에는 많이 실망스러워서 눈길이 갔던 곳이고,
그 후에는 언제쯤 이 시설들이 바뀔지 신경을 쓰면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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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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