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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내가 읽지 못하는 필기체 평가서

by 프라우지니 2015.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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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영어공부할 때, 미국에 필기체에 대한 기사(혹은 보고서)를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의사가 쓴 필기체를 잘못 해석해서 엉뚱한 약이나 주사가 처방이 되고, 그 이유로 미국에서 죽은 환자들의 수가 꽤 되었다는...

 

 

오래전에 TV에서 이해 못 할 프로그램을 봤었습니다.

 

서바이벌로 진행되는 “슈퍼스타” 같은 프로그램 이였는데, 참가자 중에 한 명인 외국인이 이미 탈락한 참가자들이 자기에게 보내 온 편지를 읽지 못해서 옆 사람에게 부탁하는 외국인을 보면서 “까막눈 인가?"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말은 엄청나게 잘했었는데, 읽지 못하다니요!

 

그 말로만 듣던 필기체의 위력을 제가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저에 대한 평가서임에도 당사자인 제가 못 읽는 평가서를 보면서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2년간의 직업교육동안에 저는 꽤 여러 군데서 실습을 해야 하고, 실습한 곳에서는 항상 저의 대한 평가서를 첨부되어야 합니다.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2년간의 고행이죠^^;

 

 

 

 

처음에는 정말 “뭐래?”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단어를 쓴 것인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어찌 나에 대해서 쓴 글을 제가 못 읽을 수가 있는 것인지.. 난 까막눈도 아닌디..^^;

 

그러면서 “아! 이렇게 처방전이 나오면 잘못 해석해서 이상한 약을 줄만도 하겠구나!” 이해도 하게 됐습니다. 자꾸 보면 눈에 익을 만도 한데, 이놈의 필기체는 아무리 봐도 무슨 단어인지 잘 모르겠고..^^;

 

 

 

 

내 평가서는 자꾸 보고, 옆 사람(현지인)에게 물어봐서 무슨 단어인지 물어보면 알 수 있지만(옆 사람도 잘 모를 때가 태반이라는..^^;) 제가 일하면서 봐야하는 모든 요양원 거주민들이 특이사항이 기록된 부분은 매번 옆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힘들고, 대~충 내 맘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 어제는 이 양반이 밤에 잠을 안 주무셨다는거 같구먼!

 

“아! 이 양반은 궁디에 욕창이 생겼으니 주의요망이구나~”

 

 

“아! 그 필기체 운운하는 당신은 필기체로 안 쓰남?” 싶으신가요?

 

저는 소문자 정자체로 글씨를 씁니다. 저는 영어를 아주 오래도록 배우기는 했지만, 빨리 쓰다가 필기체 비스므리하게 쓴 적은 있어도 작정하고 필기체를 쓴 적은 없는 거 같거든요.

 

제가 못 쓰는 필기체여서 그런지 남이 쓴 필기체를 읽지도 못하겠고, 필기체를 꼭 읽어야하는 직업이니 열심히 노력해서라도 읽어야 하는디.. 제가 노력하는 거 보다 개발새발로 필기체를 쓰는 사람에게 조금 더 예쁘게(?)써달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인거 같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에 대한 평가서의 내용은 물어 오신다면..

다 긍정적인 평가입니다. ^^

 

평가에서 부정이 떨어지면 절대 안 되는 시기이니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이 친근한 척 하고, 더 부지런을 떨었었거든요.^^

 

아직 평가서를 받아야 하는 실습이 많이 남아있는디, 앞으로도 저에 대한 평가서임에도 제가 읽을 수 없는 평가서를 받게 될까봐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엉망으로 쓴 필기체라도 읽는 연습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만, 어떻게 난국을 헤쳐 갈라는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아! 제가 말씀 드렸나요? 저는 제 남편이 쓴 필기체로 못 읽습니다.

“웬만하면 날려 쓰지 말고, 소문자로 또박또박 정자로 써줘!”하고 주문을 해야 합니다.

(큰일이다 큰일이야!^^; 앞으로 필기체 못 읽는 난국을 어찌 헤쳐 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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