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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사랑받지 못하는 우리반

by 프라우지니 2015.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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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인체학 시험이 있었고, 시험을 보고난 후 선생님은 우리에게 인체에 관한 비디오를 보게 하시고는 바로 채점을 하셨습니다.

 

채점이 끝나시고 선생님은 우리들을 한명씩 불러서 면담하듯이 시험점수를 말씀 해 주셨죠!

 

제 순서가 되어서 선생님께 가니 선생님이 두 번이나 만점을 받은 내가 아주 자랑스럽다고 하시면서 칭찬을 하셨습니다.

 

첫번째 만점을 받은 사연 궁금하신분만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589

울어야 젖 준다

 

모국어로 단어를 해석 한 후에 공부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을 텐데도 매번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말이죠!

 

 

 

 

선생님이 보여주시는 제 시험지는 만점인 1.0 (1등급)

 

인체학 시험을 처음보던 때 우리반 반 정도가 다 컨닝을 했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576

컨닝페이퍼가 돌았던 인체학 시험장

 

 

선생님 앞에 앉은 김에 제가 너무도 궁금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선생님, 이건 제가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험 볼 때마다 컨닝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건 문제 한 두 개만 컨닝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적어 와서는 선생님이 안 보는 사이에 답을 적는데, 문제는 매 시험에 컨닝을 하면서 전혀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사실이예요."

 

제가 먼저 운을 떼니 선생님도 대답을 하셨습니다.

 

“사실은 1D(우리 반)가 선생님들이 꼽는 가장 불량한 반중에 하나예요.

믿을 수 없는 (컨닝을 많이 해서?) 반이기도 하구요.”

 

우리 반 수업태도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624

내가 정식으로 한 항의! 수업태도

 

 

사실은 우리 반이 수업 태도만 불량한 것이 아니라, 시험 때마다 컨닝의 바다를 이루는 반이기도 합니다. 앞쪽의 앉은 사람들은 컨닝을 거의 안하는 편이지만, 내 옆에 앉는 인도아낙도 시험 때마다 책상 모서리, 의자에 빼곡히 적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아낙은 시험에 하나도 안 나오는 것들만 적어놔서 써놔도 무용지물이죠!

어째 시험문제를 집어내는 재주도 없는 것인지..

 

매번 같은 행동 (써놓은 것들은 시험에 안 나오는)을 하는지라 보다 못해서 제가 물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책상에, 의자에 써놓는데?”
“시험에 나왔는데, 내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답을 못 적을까봐 불안해서!”

“시험공부를 했음 머리를 믿어야지. 그렇게 써놓으면 마음이 편한감? 그리고 너는 지금까지 여기저기에 써놓은 문제들이 시험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잖아!. 니가 그렇게 컨닝하려고 적어 놓는 거 다른 사람들도 다 알고 있는데, (써놓고도 써먹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너는 항상 컨닝 한다고 생각하게 되잖아. 그게 뭐야?”

 

내가 외국인이기에 현지인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일은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나를 포함한 다른 외국아낙들도 나 같은 마음이길 바라지만, 다 나 같지 않으니 할 수 없는 거죠!^^;

 

이야기는 다시 선생님과의 대화로 돌아가서!!!

 

아하, 그렇군요. 저만 우리 반 사람들의 컨닝을 눈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도 알고 계시면서 말씀을 안 하셨던 모양이군요. 사실 어느 정도까지의 컨닝을 봐주시는 모양인데, 모든 문제를 다 보는 건 아닌 거죠!

 

우리 반에 나랑 동감짜리 현지인 아낙 A가 있습니다. 시험 때만 되면 공부 좀 하는 사람들이 미리 준비 해 놓은 시험문제 (미리 선생님이 말씀 해 주신 시험영역 혹은 문제들)와 답을 구걸하듯이 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받은 시험문제로 시험공부를 하면 좋으련만...

이 아낙은 매 시험에 컨닝페이퍼를 준비합니다.

 

젤 처음 봤던 인체학 시험에서는 선생님께 컨닝이 발각되어서 시험지를 뺏기는 일도 있었지만, 그 일 이후로 더욱 조심하는 법을 배운 것인지 공부는 전혀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는 주변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심하게 끼치는 아낙이죠!

 

시험에 컨닝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서 우리 반 수업태도에 대한 것도 말씀드렸습니다.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는데도 주의를 제대로 주시는 선생님이 없다고 말이죠.

누군가가 말을 해야 태도가 조금 바뀔 텐데 말이죠!

 

선생님은 학기말에 있을 선생님들의 회의에 이 문제를 이야기하겠다고 하셨고, 저는 선생님과 짧은 면담시간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내 뒤에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말 재밌습니다.

선생님은 모든 사람들에게 “컨닝을 했냐?”고 물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반 반장의 차례에서는 “우리 반 수업태도”에 대해서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도대체 성인들이 수업 받는 태도가 왜 그리 불량한지..”

 

반으로 돌아온 반장이 투덜거리듯이 말했습니다.

 

“우리 반 수업태도가 그렇게 불량해?”

 

옆에서 그녀 말을 받아서 내가 얼른 대답했습니다.

 

“당근이지! 수업시간에 먹는 경우가 어디 있어? 그리고 그냥 먹기만 하나? 핸드폰통화, 수업증 잡담에 자판기에 먹을 거 뽑으러 가는 행위! 다 선생님을 무시하는 태도지!”

“하긴, 내가 생각해도 조심 심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기는 해!”

 

이렇게 선생님은 공식적으로 우리 반 사람들 전원에게 우리 반이 우리학교에서 “최악의 반”이라고 알리셨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신 것이 저의 신고(?)만으로 이루어졌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선생님들도 우리 반이 사랑받지 못하는 반(불량반)이라는 것을 공공연하게들 말씀하셨다고 하니 말이죠!

 

그날 저녁 남편에게 낮에 있었던 일을 말했습니다. 일대일 면담이라 시험 때마다 이루어지는 부끄러워하지 않는 컨닝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수업태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노라고!

 

날 한심한 듯이 쳐다본 남편이 한마디 했습니다.

 

나중에 당신이 한 행동이 알려지면 당신은 왕따 당할 꺼야!  

 그때 우리 반 사람들 정말 못됐어!하지마!”

 

오스트리아인의 국민성이 일본인 국민성과 비슷하죠!

“내 일이 아니면 끼지 말자! 나에게 손해날 짓은 하지말자!”

 

마눌의 행동을 비난하는 남편에게 마눌이 한방 날렸습니다.

 

“난 오래전부터 왕따거든! 그리고 이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야. 우리반 학생들의 무성의한 수업태도 때문에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들이 우리반에 오시는걸 꺼려하시고, 성의 없이 수업을 하신다면 이건 나에게도 엄청난 불이익이고,

 

우리 반 사람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쭉~ 못된 인간들이야! 나에게 친절하지도 않거니와, 이일이 알려졌다고 해서 날 왕따 할 일 도 없어. 난 왕따거든!”

 

내가 왕따를 당하냐. 마냐의 차이가 아니라, 이번일로 선생님들이 조금 더 학생들이 수업태도에 대해서 단속하고, 학생들도 조금 더 선생님을 존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학교가 되기를 2학기에는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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