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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의 첫 프레젠테이션

by 프라우지니 201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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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인정한 “절대 쉽지 않는 나의 직업교육”

 

필기시험이야 열심히 외워도 본다고 쳐도 시시때때로 레포트에 발표(프레젠테이션)까지 해야 하는 지라 남편의 지원이 엄청나게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심리학 레포트도 엉터리 독일어 문법으로 작성된 것을 남편이 내가 쓴 일상용어가 아닌 적절한 단어와 문법가지 고려해서 완벽하게 작성 해 주었습니다. 내 독일어 수준을 아는 심리학 교수님인지라 내가 쓴것이 아니라는 의심을 하실까봐 레포트를 제출하면서 한마디를 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쓴 것을 남편이 적절한 단어랑 문법을 수정 해 줬어요!”

 

남들은 어려웠다는 입학시험 면접에서 저에게 엄청난 호감을 보여주셨던 분이신지라 저에게는 “참 친절하고 다정하신 분”이고, 그분의 과목이니 이왕이면 1등급 받고 싶은 것이 제 마음이였죠!^^

 

아무리 1등급이 받고 싶다고 해도 내가 쓴것이 아니면 소용이 없는지라 내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작성했고, 남편이 수정 해 준 것도 아주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만, 아직 제 레포트가 1등급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필기시험도 레포트도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해 보지 않았고, 약간 겁나는 시험이 있다면 바로 “프레젠테이션”

 

어차피 나중에 보게될 국가고시들(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도 여러 사람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보는 시험인지라 미리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 학교측의 안내였죠!

 

여러 개의 프레젠테이션중에 “정치 교육/역사”에서 첫 테이프를 끊게 되었습니다.^^

우리학교의 수업방식은 “법” 같은 경우는 학생들 개개인이 하나씩 법규를 조사한 후에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형식이죠. 선생님이 일일이 각각의 법규를 설명 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사하고, 서로 발표하면서 배워가는 방법입니다. (말은 쉬운데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프레젠테이션에 앞서서 선생님께 제출할 발표내용을 남편이 수정 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요양보호사 과정”중에 우리가 보게 될 “간병인(혹은 간호조무사) 시험 법규"에 관한 것을 조사했습니다. 요양보호사 같은 경우는 독립적으로 일을 할 수 있지만, 간병인 같은 경우는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들을 거의 할 수 있지만, 누군가의 지시를 항상 따라야 하고, 월급이 조금 낮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반 사람들중에 대여섯명이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해야하는데, 저도 앞쪽의 법규(간병인 직업교육에 관한 법규)를 선택한지라 이날 하게됐죠!

 

 

 

우리반 풍경입니다. 지금은 쉬는 시간!

 

프레젠테이션을 파워포인트로 준비한 다음에 사람들 앞에서 저렇게 서서 발표를 해야 합니다.

 

저에 앞서서 인도아낙이 먼저 오스트리아 기본법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는데..

갈색인 그녀의 얼굴이 벌겋게 익어가는 것을 보고는 걱정을 심하게 했었습니다.

 

“어쩌냐? 갈색인 얼굴색이 벌겋게 익어가는 것이 다 보이는데.. 내 얼굴을 훨씬 더 밝은 색이니 얼굴이 홍당무 되어가는 것이 다 보이겠구먼..쯧쯧쯧 큰일이다~~~~”

 

법규를 2인1조로 발표하게 되는 경우는 혼자서 앞에 서 있는 것보다는 조금 덜 창피하겠지만, 마음도 안 맞고 수준도 안 맞는 사람들이 단지 독일어가 된다는 이유로 나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자기 마음대로 발표내용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원치 않고, 나중에 우리가 보게될 국가고시는 어차피 혼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보게되는 시험이니 일찌감치 연습을 하는 것이 좋죠!^^

 

내가 홍당무가 될 걱정을 해도 시간은 흐르는지라 내가 여러 사람들 앞에 설 시간은 되었습니다.

 

일단은 앞에 서보니 생각보다 많이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앞에 서 있는데도 잡담을 해대는 인간들에게는 경고도 날렸습니다.

 

“거기! 아그네스! 뭐하냐? 잡담은 나중에 하고 지금은 집중 해야지?”

 

제 첫마디에 사람들이 다 뒤로 넘어갔습니다. 발표하려고 앞에 서면 가슴이 벌렁거리는 것이 정상인데, 저는 앞에서 잡담하는 인간들 잡아내니 말이죠!^^

 

저희 집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반 사람들이 기본적인 매너가 없습니다.

강사가 앞에서 강의하는 중에도 화장실은 기본이고, 자판기 커피 뽑으러 다니는 인간들입니다.

그러니 강사가 강의를 하거나 말거나 자기네들끼리 히히덕도 다반사죠!

 

아무리 내 독일어가 버벅이라고 해도 내가 준비한 법규를 여러 사람에게 전하는 것이 내 할 일이니, 일단은 다들 집중을 시킨 다음에 우리가 배우고 있는 지금 이 800시간의 이론과 800시간의 실습이 “간병인 직업교육”이라는 것을 알렸습니다.

 

1600시간의 이론과 실습이 끝나고 나면 다시 요양보호사 과정인 800시간의 이론과 실습을 마치면 직업교육이 끝납니다.

 

관중을 휘어잡은 저의 발표는 성공적이였고, 저는 1등급을 받았습니다.^^

 

물론 제 독일어가 완벽하지 않았고, 법적인 용어들이라 정확치 않는 발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정보를 나누는데 최선을 다했고, 제 발표가 재미있었다는 반응도 있었던지라 앞으로도 발표는 겁 없이 잘해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번에 발표하면서 느낀건데 저 어디 가서 강사하면 잘할 거 같아요.

완전 제 적성인거 같더라구요.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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