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은
마눌이 집에 있는 날을 좋아합니다.
왜?
마눌이 집에 있으면
끼니에 간식까지 코 앞까지
대령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나름 미식가이고
입맛도 조금 까다로운 남편은
음식 타박도 심한 편!
맛있으면 군소리 없이 먹지만,
맛이 없으면 한두 번 먹다가는
접시를 마눌에게 반납하죠.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남편이 접시 째
반납한 적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
마눌의 요리솜씨가
그리 나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ㅋㅋㅋ
마눌이 근무를 안하는 날은
남편의 끼니를 챙기는 것이
숙제이면서 스트레스이기도 하죠.
요리에 대한 감각이나 관심은 없지만,
매일 남편에게 따뜻한 점심 한끼는
마눌이 해줘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인 거 같아
신경 써서 준비하기.
같은 음식을 두 번은 먹지 않는 입맛이라
매일 새로운 음식을 해줘야 하는디..
어제 슈퍼 전단지를 보다가
“내일의 메뉴” 발견!
이때쯤 유튜브에서
아주 간단한 음식 동영상을 봤었죠.
탤런트 류수영의 “돈파육”
고기에 양념 넣고 팍팍 끓이기만 하면 된다니
이보다 더 쉬울 수는 없다.
삼겹살 고기가 2유로 할인해서
kg당 6,99유로인데,
여기에 또 25% 할인 스티커를 붙이면..
완전 저렴하게 구입을 할 수 있고!
그래서 나도 “돈파육”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요리에 일가견은 없지만,
남편의 한끼를 책임져야하는 살림하는 여자이니
매일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려는 의지는 충만하거든요.
삼겹살을 안 먹는 마눌이
삼겹살을 살 때는
가능한 지방이 없는 삼겹살로!
마침 슈퍼마켓의 정육 코너에 있는
날렵하게 지방이 삽입된 삼겹살이 눈에 띄니 얼른 찜했습니다.
“두께는 5cm 썰어 주시고, 그거 다 주세요.”
보기에 1kg정도 될 거 같아서
이렇게 주문했는디..
썰어서 저울 위에 올려보니 1,5kg 정도.
어차피 이중 (기본 세일 + 25%할인)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그냥 다 챙겨오기.
삼겹살 1,5kg상당은 10유로의 가격이었고,
여기에 25% 할인까지 받고 보니
내가 지불한 금액은 대충 7.50유로.
뭐든지 넉넉하게 만드는걸
선호하는 아낙에게는 딱 좋은 양입니다.
넉넉하게 해서 시부모님도 나눠드리면 좋고!
남으면 나 뒀다가 다음에 또 먹으면 되고!
류수영의 돈파육은
엄청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간장, 미림, 설탕, 마늘 10쪽, 생강3쪽,
후추, 스타아니스(팔각)에 파 듬뿍!
이건 유튜브에서 본 재료들이고,
내가 만들면 더 쉽게!!
들통에 물을 끓이다가 삼겹살 5개를 넣고,
여기에 마늘, 생강 넣고, 간장 1컵(200ml정도),
우리 집에는 미림이 없으니 화이트 와인으로 대체.
스타아니스는 시어머니댁에 가면 있는데,
가기 귀찮아서 그냥 집에 있는 강황가루로 대체.
이걸 다 넣고 뚜껑을 연 상태에서
국물이 줄어들 때까지 끓이면 된다는데..
나는 애초에 물을 너무 많이 잡은 것인지..
끓기는 하는데,
물이 줄어들기는 커녕 자꾸 넘치는 국물.
결국 국물을 덜어내고는 계속 끓였습니다.
한시간 정도 끓이면 된다고 했었는데,
나는 애초에 국물이 너무 많았던 것인지
2시간이 다되어 가도록
국물은 여전히 넘치고!
결국 냄비에 고기와 국물을 덜어내어
두 군데서 끓이기.
졸이고 또 졸이니
국물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나는 집에 있는 간장이 진간장이 아니라
고기색이 조금 허옇기는 하지만..
그래도 돈파육 비슷한 비주얼은 나온 것 같으니 만족!
밥 문화가 아닌 이곳에서 짭짤한 고기에
같이 먹을만한 만만한 사이드가 없어서
어떤걸 접시에 같이 낼까?” 고민하다가
결정한 건 냉장고에 있던 양배추!
양배추를 송송 썰어서 고기를 삶을 때
(넘치는 걸) 덜어 놨던 국물을 넣고 살짝 숨 죽이기.
그렇게 오전 내내 시간을 투자한
나의 점심메뉴는 완성.
남편은 아직 점심을 먹을 시간 전이라
시부모님께 먼저 배달해드렸습니다.
시어머니는 항상 전날 미리
“내일 점심은 내가 준비한다”고
알려주신 후에 다음날 점심을 하시지만,
며느리는 그냥 예고없이
음식을 하면 갖다 드리죠.
저는 시어머니처럼 미리 계획하고
음식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나도 다음날 어떤 요리를 하게 될지
전날은 전혀 모르거든요. ^^;
접시를 시어머니 주방에
갖다 드린 시간이 정오 경인데,
시어머니는 늦게 일어나셨는지
주방에 앉아계시길레
얼른 접시만 놓고 나왔습니다.
두 분이 맛만 보시라는 생각이라,
넉넉한 1인분/부족한 2인분을 드렸죠.
남편에게도 돈파육 한 접시가 배달됐습니다.
고기와 고기와 함께 푹 고아진 파,
그리고 사이드로 준비한 숨죽인 양배추.
혹시나 싶어서 “빵”과 함께 먹겠냐고 물어봤지만..
접시 위에 3가지로 한끼를 먹기에
딱 맞는 간이었는지 사양하는 남편.
시부모님과 남편은
고기를 썰어서 배달했지만,
난 통째로 먹기.
보기에는 허옇게 보여서 간이 안 맞을 거 같지만,
짭짤한 소스를 곁들이니 그냥 먹기 딱 좋은 간.
거기에 숨죽인 양배추가 함께하니
나름 건강한 한끼 같았던 삼겹살.
삼겹살 다섯덩이중 두 덩이만 남았습니다.
나머지 세 덩이는
남편, 시부모님 그리고 제가 해치웠죠.
남은 건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식혀서 먹어도 별미일 거 같은데..
아직 먹어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마눌의 음식에 대해 칭찬이 인색한 남편이
오늘 한 음식 평은..
“지방이 너무 많기는 했는데, 전체적으로 맛있었어.”
그냥 “맛있다. 근사한 한끼였다”만
해 주면 안되남???
평소에는 삼겹살 햄을 그리 잘드시는 남편이
왜 두어 시간 조린 삼겹살에는
지방이 많다 하시는 것인지..
심심해서 따라 해 봤고,
또 만들기 쉽고, 맛도 있었지만..
내가 또 돈파육을 만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맛있게 먹어준 한끼이니
내가 한번 시도 해 봤다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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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지난번 고사우 노르딕스키 5번째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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