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길에서 잃어버린 내 디카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서 디카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요즘은 일상 생활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많이 찍지만, 그래도 여행을 가면 카메라는 꼭 챙겨야 하는 아이템이죠. 없으면 서운한 디카인지라 빠르게 알아봤습니다.
나온지 얼마 안 된 신상이 비싸면 이해를 하겠는데, 나온지 한참 지난 2011년 모델을 신상 가격주고 사느니 내가 아는 모델을 중고로 사는 걸 선택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캡처
내가 이용하는 중고시장은 “페이스북”에 있습니다.
전에 이곳에서 컴퓨터 배낭을 직거래로 한번 샀었는데..
디카도 일단 이곳에서 검색을 했죠.
내가 고른 디카는 캐논 익서스 hs 230.
내 놓은지 꽤 됐던 것인지 처음 60유로에서 10유로 할인된 50유로.
색이 조금 그렇긴 하지만, 일단 문의를 했습니다.
아직 물건이 있는지 알아야 하니 말이죠.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캡처
살 의향을 보이니 디카의 주인은 내가 사는 곳을 묻고는 운송료 4유로 포함해서 전부 54유로를 자기계좌에 넣으라고 합니다. 그래야 물건을 보내 줄 수 있다고 말이죠.
물건을 보기 전에 돈부터 보내야 한다니..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페이스북 중고장터에서 물건을 구매한 적은 있지만..
그런 직거래라 만나서 주고 받아 돈을 떼이는 일은 없었죠.
돈을 보내라고 계좌번호까지 알려주는데..
혹시나 싶어서 디카를 파는 이의 뒷조사를 들어갔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캡처
페이스북안에 개설된 중고시장이라 판매자의 정보 보기가 가능합니다.
디카를 파는 사람의 이름과 얼굴이 나와있고, 페이스북은 가입년도도 있습니다.
2007년도에 가입을 했네요.
달랑 50유로짜리 디카로 사기를 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10년넘게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인데..
그럴리는 없을 거 같거든요.
|
|
페이스북에서 캡처
인물 뒷조사에 들어가니 이 양반이 하는 일도 나옵니다.
향수와 화장품을 파는 가게를 운영하거나 직원인 모양입니다.
그동안 포스팅한 사진들도 많이 있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듯 보이는 활동적인 여성입니다.
조금 더(우측) 정보를 알아봤습니다.
그라츠 근처의 도시에서 태어나서 살고 있으며..
대학에서 경영학(석사)을 공부했고, 여기저기 일한 경력도 있습니다.
지금은 동업으로 향수&화장품 회사(혹은 가게)를 하고 있네요.
여러 가지를 종합해본 결과 50유로를 떼어먹을 인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돈을 보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캡처
계좌이체로 돈을 보내고 확인증을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니..
상대방의 답장이 바로 올라왔습니다.
엄지척!
저는 계좌이체를 월요일 저녁에 했습니다.
그리곤 기다렸습니다.
오스트리아 은행시스템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계좌이체하면 바로 상대방의 계좌로 돈이 넘어가는데 며칠이 걸립니다. 그래서 돈을 보냈다는 확인증을 먼저 보냈던 거죠.
“이것 봐! 내가 돈을 보냈으니 너도 물건을 보내!”
뭐 이런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엄지척 이후 잠수를 탔습니다.^^;
며칠 동안 가슴을 졸이면서도 남편에게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건의 상태와 품질도 모르고, 사진 한 장만 보고 돈을 보냈다니요.
남편이 알면 날벼락 맞을 일이죠.^^;
아니 남편의 잔소리 대포를 맞아 죽을 수도 있습니다.^^;
3일을 기다린 후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내가 보낸 돈이 계좌에 들어갔나요?”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답장이 왔습니다.
“입금 확인했습니다. 안 그래도 오늘 보내려고요.”
저 이때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먹튀는 아니구나 싶어서 말이죠.^^
그날 저녁에 소포를 보냈다는 확인증을 페이스북 메신저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전 그녀가 보낸 소포를 받았습니다.
|
|
디카는 오리지널 박스 안에 예쁘게 포장되어 왔습니다.
박스 안에는 디카와 관련된 모든 물품이 들어있습니다.
중고라서 혹시 외장이 벗겨진 곳이 있지는 않을까 했었는데..
생각 외로 디카의 상태가 훌륭합니다.
디카를 받았다고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니 그녀가 답장을 했습니다.
“내가 케이블 하나를 빠뜨려서 추가로 보냈다”는..
어떤 케이블인데 추가로 보냈지? 하고 말았었는데..
그녀는 없어도 되는 케이블임에도 일부러 보내왔습니다.
추가로 자기가 운송료를 지불하면서 말이죠.
“케이블을 잊어버렸었다“는 메모가 적힌 크리스마스카드.
그녀가 추가로 보내준 케이블은 프린트할 때 필요한 거라 없어도 되는 거였는데..
일부러 보내준 성의가 감사해서 고맙다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돈을 보내고 소식이 없었던 며칠 동안 별의별 생각을 다했었습니다.
상대방의 먹튀,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의 디카 등등등.
그래도 내가 끝까지 믿었던 것은 페이스북에서 읽었던 상대방의 정보.
“설마 2007년에 가입해서 지금까지 활동 중이고, 석사 학위에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그깟 50유로짜리 사기를 치겠어?”
며칠간 가슴을 졸이기는 했지만 역시나 “믿는 자에게 복이 옵니다.”
저는 거의 새것같은 비주얼을 갖고 있는 중고 디카를 구매했습니다.
새 제품은 250유로(아마존에서 판매중)에 팔리는 디카인데..
새것같은 비주얼의 디카를 단돈 50유로에 샀으니 완전 득템입니다.
이번에도 아주 만족스러운 거래를 했으니..
앞으로도 자주 페이스북 중고장터를 애용해야겠습니다.^^
페이스북에서 판매자의 신용이라고 할수도 있는 활동내역 확인이 가능하니 말이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이유 있는 반항 (22) | 2019.01.02 |
---|---|
2018년을 보내며, (24) | 2018.12.31 |
사진 참 못 찍는 내 남편 (18) | 2018.12.30 |
독일 케이블 방송 유료전화 퀴즈에 대한 남편의 생각 (10) | 2018.12.28 |
내가 서러웠던 그 다음날 이야기 (20) | 2018.12.26 |
내가 만드는 크리스마스 선물, 견과류 초코렛 (20) | 2018.12.23 |
집에서 해먹은 연어초밥 (10) | 2018.12.20 |
내가 처음 해 본 시래기 말리기 (17) | 2018.12.19 |
오늘 나의 할 일은 Admont 아드몬트 여행준비 (5) | 2018.12.15 |
나는 부지런한 아내 (11) | 2018.12.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