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온 남편들은 아내에게 생각 없이 말을 합니다.
“집에서 하루 종일 뭐했어?”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 특히나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있죠?
“왜 집이 이렇게 더러워? 게을러가지고는.. 남편이 먹을 저녁도 안 해 놓고..”등등등.
때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남편의 한마디입니다.
아닌가요?
다른 남편들은 안 그런데 제 남편만 그런가요?
마눌이 조용하게 있으면 좀이 쑤시는 것인지 남편은 시시때때로 시비를 걸어댑니다.
아내는 남편의 행동에서 양육강식이 존재하는 동물의 세계를 봅니다.
약한 상대를 만나면 잡아먹으려고 하고, 강한 상대를 만나면 꼬리를 내리고 발라당 누워서 항복을 하는....
마눌이 조용히 있으면 약을 살살 올리면서 머리 위로 올라가려고 기를 쓰다가..
마눌이 버럭하면 그때부터는 완전 꼬리 내리고 아양모드로 들어갑니다.
마눌이 뭘 해놔도 먹지도 않으면서도...
퇴근해서는 (간만에) 집에 있는 마눌을 살짝 건드려 봅니다.
“저녁은 뭐 해 놨어?”
“안 했는데..”
“왜 안 했어?”
“당신은 직접 해 먹는 거 좋아하잖아.”
“....”
어느 날은 퇴근해서 하는 말.
“집에 왜 이리 더러워? 하루 종일 집에서 뭐했어?”
“하루 종일 바빴는데?”
“근디 청소는 안 했어?”
“오늘은 청소 하는 날 아닌데?”
“....”
요즘 마눌도 바빠서 남편이 퇴근하면 집에 없는 날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눌이 집에서 퇴근하는 남편을 맞아주면 좋다는 표현을 하는 거 같은데..
그 표현을 잔소리로 풀어내는 이상한 인간형의 남편입니다.^^;
남편은 애정표현이라고 해도 듣는 사람은 짜증나는 것이 잔소리인지라..
가끔씩 남편한테 전화를 해서 묻습니다.
“당신 오늘 몇 시에 퇴근해?”
“왜?”
“당신 퇴근 전에 나가려고...”
“....”
조금은 웃기는 통화내용이지만, 마눌은 진심입니다.
남편이랑 덜 마주치려고 살짝 피하는 거죠.^^
요 며칠 새벽에 일어나서 남편 출근시키면서 더 잘 거라고 침대로 직행했었습니다.
근무가 없는 날은 오전에 따로 할 일이 없으면 잠을 더 자기도 하죠.
어제는 남편 출근시키고 잠을 더 자려고 했었습니다. 글(크로아티아 여행기) 쓰다가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잠들어 5시 50분에 일어나려니 힘이 들어서 정말 자고 싶었습니다.
자겠다고 침대에 다시 누웠었는데..
스마트폰으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보다가 오전시간을 뜬눈으로 보냈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남편과 똑같은 캐릭터를 찾았습니다.
“독일편”에 나왔던 “Peter페터“
성격과 얼굴형이 딱 남편입니다.
뭘 시작하기 전에 계획은 다 세워놔야 하고, 뭐든지 시간 맞춰 착착착 해야 하죠.
계획에서 조금 어긋나면 혈압이 올라가고, 스트레스도 엄청 받죠.
무계획이 계획이 마눌이 이런 성격의 남편일 살려니 시시때때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남편은 출근하면서 다시 침대로 들어가는 마눌을 봤으니 마눌이 오전에 잠을 더 잤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새벽녘에 잠들어 6시 전에 일어난 3시간 30분의 취침시간의 전부였죠.
오늘도 남편을 출근시키면서 더 잘 거라고 침대로 가기는 했었습니다.
자려고 보니 잠도 바로 안 오고, 또 오늘 슈퍼에서 세일하는 물건도 일찍 가야 좋은걸 고르니..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서는 자전거타고 장보러 다녀왔습니다.
장봐서 집에 와서는 뜬금없이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은 근무 중에 회의도 자주 들어가고 하는지라,
전화를 해도 벨이 3번 울릴 때까지 안 받으면 얼른 끊습니다.
남편이 나중에 시간이 날 때 전화를 하라고 말이죠.
남편이 전화를 바로 받으면 마눌이 하는 첫마디.
“지금 안 바빠? 통화 할 수 있어?”
혹시나 남편이 동료와 회사일로 대화 중일수도 있고,
일하는 중 일수도 있으니 남편 근무 중에 전화를 할 때는 조심합니다.
“응, 지금은 가능해. 왜?”
“당신 마눌 안 게으르다고!”
“알아, 근데 갑자기 무슨 말이야?”
“나 잔다고 누웠다가 안 자고 장보러 갔다가 지금 들어왔어.”
“그랬어? 왜 더 잔다며?”
“슈퍼도 가야하고 해서 안 잤어. 저녁에 퇴근하면 카레 먹을래?”
“나 어제 해놓은 스프 있어서 그거 먹어야해!”
“그건 내일 먹으면 되지, 카레해서 냄비에 담아 놓을 테니 퇴근하면 데워서 먹어.”
뜬금없이 전화해서 “나 안 게을러!” 를 외친 마눌.
평소에 남편이 생각 없이 하는 말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남편도 마눌이 엄청 분주하고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인간형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놈의 "집에서 하루종일 뭐했어?”로 마눌을 잡는 인간형이죠.
이 단어에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다는 걸 모르는 것인지..
전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게을러가지고는..”으로 들리거든요.
마눌이 잠 잔다고 했었지만 마눌의 하루는 남편이 생각하는 것처럼..
오전은 항상 잠자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마눌이 뜬금없이 전화해서 한 한마디
“나 안 게을러.”
그 말에 “알아”하고 대답한 남편.
남편도 11년 넘게 같이 살고 있으니 마눌의 부지런한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근하면 물어오는 한마디.
“오늘 하루 종일 뭐했어?”
어떤 날은 정말로 하루 종일 뭐 했는지 퇴근한 남편에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는 내 모습이 “나 잘했지?”하고 자랑하는 “초딩”처럼 느껴지지만 말이죠.
하지만 매번 남편의 말에 하루 종일 뭐했는지 설명하지 없는지라..
어떤 날은 남편이 생각하는 대로 “게으른 마눌”이 되기도 합니다만,
저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아내들은 게으르지 않습니다.
남편들처럼 나가서 풀타임으로 일하지 않아 수입은 적지만 말이죠.
집에서 뭔가를 하기는 하는데...설명이 안 되는 것인 것들도 있고,
분명히 해 놓은 일인데, 별로 티가 안 나서 모르는 일이기도 있죠.
원래 집안일이라는 것이 해도 티가 안 나는 법이니 말이죠.
오늘 마눌은 남편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말하지 않고, 티나지 않아도 마눌은 항상 뭔가를 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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