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으로 그녀는 결혼소식을 읽었습니다.
가끔씩 페이스북에 그녀가 이라크 집을 방문한 사진들이 올라오고, 그녀의 부모님이 오스트리아에 놀려 오셨는지.. 함께 오스트리아의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이 올라오고는 했었는데..
한동안 소식이 없던 그녀의 페이스북에 그녀가 결혼사진이 올렸습니다.
이라크 출신이라 예쁜 그녀가 이라크 공주차림으로 옷을 입고 결혼식을 올렸나 봅니다.
남자도 이라크의 전통복장으로 보이는 옷을 입었네요.
행복한 그녀의 얼굴과 모습을 보면서 난 왜 이리 씁쓸한 것인지..
그녀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쫌 그랬습니다.
그녀는 그라츠에서 살 때 만났던 아낙입니다.
이라크에서 전문대 영어과를 졸업해서 공무원으로 근무를 했다는 그녀.
오스트리아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이라크)사람을 소개받아서 시집을 왔다고 했었습니다.
자신은 이라크에서 공무원으로 일했고, 부모님도 꽤 잘 산다고 했었는데..
그녀는 왜 오스트리아로 시집을 온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유가 있으니 왔겠죠.
언젠가 한번은 저녁에 아낙들이 모여서 연극을 보러 갔었는데..
택시운전을 한다는 그녀의 남편이 그녀를 극장까지 데려다 준적이 있었습니다.
꽤 친절한 남자였고, 그녀에게도 자상하게 보였는데..
그녀는 택시운전을 하는 남편이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부유한 가정에 자신은 공무원이었는데..
남편이 택시운전을 한다는 것이 부끄러운 듯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그라츠를 떠나면서 그녀와 멀어졌는데...
한참 후에 만난 그녀는 남편과 이혼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직업교육을 시작하면서 경제적인 여유와 자립할 기회를 얻은 다음이죠.
직업이 없을 때는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지를 해야 했지만,
직업교육을 시작하면서 혼자서 충분히 살 수 있을 만큼 보조비가 나오고!
또 직업교육이 끝나면 취직이 보장되니..
더 이상 남편에게 얽매여 있을 필요가 없었던 거죠.
결혼하면서 받은 비자는 이혼과 동시에 바꿔야 하지만..
직업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니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고,
직업교육이 끝나면 취업이 보장되니 비자는 별 문제없이 통과~~
그녀의 이혼소식을 들으면서 씁쓸했었습니다.
아이를 일부러 안 갖는다고 하더니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인지..
유럽에 살고 싶어서 유럽에 사는 이라크 사람을 소개받아 결혼을 했지만..
그의 직업도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에 안 맞았는데,
자신이 독립할 조건이 되니 얼른 떼어낸 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간만에 만나서 그녀의 이혼소식을 들었었고,
그라츠를 떠나면서 그녀와는 소식이 거의 끊어졌죠.
그녀의 남편이 된 사람은 페이스북에서 찾아보니 건축가입니다.
그녀는 이혼 후 오스트리아 건축가를 만났네요.
그녀가 항상 말하는 “그녀와 맞는 수준”이 되는 거 같습니다.
그녀가 유럽으로 오는 징검다리로 이용한 그녀의 전남편이 갑자기 불쌍해졌습니다.
물론 그도 유럽에 오고 싶어 하는 수많은 여자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또 결혼하면 되겠지만,
그런 조건 때문에 남자를 선택하는 여자에게서 “사랑”은 바랄 수 없을 것도 같고!!!
전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 당시 내가 만났던 이란, 이라크에서 온 여자들은 다 “유럽에서 살고 싶어서 유럽에서 살고 있는 교포”들을 선택했다고 했었습니다.
무슬림 국가를 탈출하는 방법 중 으뜸은 “결혼”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유럽에서 살고 싶어 안달 난 여자들이 꽤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두 번째 결혼을 한 그녀가 이번에는 행복하게 잘살기 바래봅니다.
이번에는 조건이 아닌 사랑으로 만났을 거라 생각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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