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되니 이제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게 느껴집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도 생기는 시기이기도 한 거 같구요.
한동안 한국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는데..
한국의 가족과 통화중 한마디가 내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언제 와?”
이 말에는 별 생각 없이 댓구를 했었습니다.
“당분간 들어갈 생각은 없는데...”
그렇게 통화를 마무리 했는데..
마음이 쓰였습니다.
외로우니 같이 있고 싶다고 하는 이야기였고,
내가 와서 위로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는데..
그걸 나는 너무 무심하게 받아들인 거 같습니다.
내 주변을 봐도 이제는 다들 건강에 적신호들이 들어옵니다.
동료 직원 중에 한명은 최근에 하지정맥류 수술을 하느라 2주 병가를 냈었고,
나와 같은 시기에 요양원에 실습생으로 들어와서 정직원이 된 아낙은 최근에 심장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인공심장을 달았는데, 그것이 40%정도밖에 작동을 못하는지라, 일을 더 이상 못하겠다고 최근에 그만뒀고,
그 외 다른 이야기들을 들어봐도 내일 일을 장담 못하는 것이 중년의 건강인거 같습니다.
그런 말이 있죠?
시간이 많을 때는 돈이 없고, 돈이 많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못한다.
중년이 되면 노력에 따라 돈도 시간도 (약간의)여유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개인의 욕심에 따라 여전히 돈도 시간도 없는 시기일수도 있지만 말이죠.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나에게 남아있는 휴가는 3주정도. 근무를 조금 미루면 4주까지는 시간이 됩니다.
이 정도면 한국에 가서 내 가족에게 힘을 줄 시간은 충분한 거 같습니다.
자매들이 그렇듯이 멀리 살면 애틋하고, 붙어있으면 매일이 다툼의 연속이지만..
붙어있는 동안은 잠시나마 외롭지 않을 수 있죠.^^
이제 한국 갈 마음을 먹었으니 빨리 직장에 알려야 했습니다.
우리 병동의 대장에게 가서 딱 한마디 했습니다.
“나 1월 말에 한국 갈 거야. 여기 날짜 잡았으니까 이때 휴가 내줘!”
그렇게 4주정도 날짜를 잡아서 건네 줬는데..
다음날 또 다른 부탁을 했습니다.
“토요일에 출국하면 항공권이 더 싸니까,
나 휴가는 월요일부터지만 토, 일은 희망휴무로 잡아줘!”
아직 휴가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이틀 더 빨리 휴가를 가겠다네요.^^;
중년이 되니 돈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내 건강도 중요하고, 남의 건강도 중요하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은 일들도 생기고!
아무도 모르는 것이 인간의 내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후회하기 보다는..
“지금”이라고 느껴질 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지 싶습니다.
돈이야 쓰고 나면 또 모우면 되지만,
추억은 나중에 모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니 말이죠.
한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곳 사람들은 “은퇴”시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립니다.
더 이상 일을 하지 안 해도 되니 시간적 여유도 많고!
매달 “연금”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안정적인 수입도 있고!
물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일찍 은퇴를 할 조건이 되면 더 일찍 할 수도 있지만..
2018년 현재 오스트리아는 남자는 65세, 여자는 60세가 되면 은퇴를 합니다.
이때부터 연금을 받게 되는 거죠.
최근 동료에게서 갑자기 죽은 그녀의 친구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꼭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중년이라는 시기가 “나중에...”한다고 일을 미뤄두기는 겁이 나는 때입니다.
그 “나중에”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느니 말이죠.
돈을 알뜰하게 모아서 노년을 준비하는 것도 중년이 살아가는 삶의 자세이지만,
“때”라고 생각할 때 실행을 옮기는 것도 중년이여서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저는 한국을 갑니다.
중년이라는 시기는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서 살아야 하는 때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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