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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시아버지가 주신 가르침

by 프라우지니 2018.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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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갈 날이 정해지고 티켓까지 사놓고 나니 그동안 아껴놨던 ( 한국에서 사온 )식료품들을 천천히 먹어치우기로 했습니다. 한국가면 또 사올 수 있으니 말이죠.^^

 

1kg짜리 오뚜기카레 가루는 개봉해서 딱 한번 해 먹고 아껴놨었는데..카레를 해 놓으면, 딴 반찬 없이도 한끼 식사가 가능하니 시간이 날 때 카레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내가 사온건 1kg짜리 대용량, 1kg은 50인분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두 번째 카레를 만들고 나니 앞으로 한 번 만들 수 있는 분량이 남았습니다.

 

저는 한 번에 15인분 정도를 만드는 모양입니다.^^;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내 요리에 특징은 눈에 보이는 재료는 다 넣는다.^^

 

칠면조 1kg를 사면서, 감자도 사고, 삶은 비트도 사들고 왔습니다.

당근은 슈퍼에서 깜빡 정신을 놓는 바람에 잊어버렸습니다.

 

비트가 아니라 당근을 사야했는데.. 엉뚱한 재료를 산 꼴이 됐습니다.^^

빠진 당근을 다시 사러 가기 귀찮아서 대신에 눈에 보이는 샐러리 투입.^^

 

 

 

언제나 그렇듯이 칠면조 1kg에 맞춰서 야채를 넣다보니 대량생산.

 

우리 집에서 제일 큰 용량인 냄비와 파스타용 들통까지 카레에 투입됐습니다.

 

야채와 칠면조를 볶고, 물을 붓고 재료가 다 익은 다음에 물에 풀어놓은 카레를 넣고, 마지막에 사과와 땡초를 갈아서 카레에 넣었더니만..

 

나중에는 국물이 넘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요리 끝.^^;

 

국물 넘치는 양쪽의 냄비에서 카레를 조금씩 덜어내서 일단 내 배부터 채웠습니다.^^

 

 

 

내 배를 채우고 나서는 시부모님께 갖다드리려고 했는데..

일단 밥공기에 카레를 조금 떠서는 시부모님 댁으로 얼른 뛰어갔습니다.

 

지금까지는 음식을 만들면 거의 무조건 갖다드렸습니다.

일단 요리의 양이 넉넉하니 나둬 드려야 빨리 소비를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러다 지난번 일을 겪으면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어떤 일인지 궁금하신 분만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827

 

극복이 안 되는 입맛차이

 

저번에 시아버지가 제게 갖다 주신 “무피클”덕에 며느리가 배운 것이 있습니다.

내 입맛도 아닌데 무조건 갖다 주는 건 “고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시아버지가 주셨던 무피클을 다 먹어치우기는 했습니다.

일단 주신 것이니 다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치웠는데, 사실 맛은 없었습니다.^^;

 

지난번에 내가 만든 카레가 맛있다고 칭찬을 하셨지만.. 할 때마다 맛이 달라지는 것이 내 요리이고, 저도 못 믿는 제 요리 실력인지라, 일단 맛을 보여드렸습니다.

 

외출하신다고 바쁘신 엄마 입에도 한 수저 넣어드리고, 아빠도 드시라고 카레가 남아있는 밥공기를 드렸습니다.

 

일단 맛을 보고 맛있다고 하시면 드리고 , 괜찮다(맛없다) 하시면 혼자 먹을 예정이었죠.

 

다행이 두 분 다 맛있다고 하시길레, 냄비에 2인분을 떠다 드렸습니다.

외출을 하신다니 나중에 돌아오시면 데워 드실 수 있게 냄비째 드렸습니다.

 

 

 

카레를 해서 먹고, 시부모님도 갖다드리고, 나머지는 식힌 후에 포장을 했습니다.

1리터용 용기에 카레를 담으니 4개(4리터=8인분)가 나왔습니다.

 

내가 2인분, 부모님 2인분, 포장이 8인분에 저녁에 퇴근한 남편이 먹을 수 있게 또 2인분 정도 남겨놓으니 넘치던 카레들이 대충 정리가 됐습니다.^^

 

역시나 내가 했던 카레는 대용량이었습니다.

 

넉넉하게 한 카레라 시부모님께 더 드리고 싶었지만,

한번 먹을 분량만 드렸습니다. 너무 많이 드려도 불편하실 거 같아서 말이죠.

 

앞으로는 시부모님께 뭔가를 드릴 먼저 맛을 보여드리고 여쭙기로 했습니다.

 

내 입맛에 맞는다고 다른 사람 입맛에 다 맞는 건 아니고, 나는 맛있다고 드리는 것인데, 받는 사람에게는 “고문”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음식이니 말이죠.^^

 

시어머니는 가끔 케이크를 구워서 갖다 주시고, 우리부부가 먹으러 가지 못할 때 어머니가 만드신 점심메뉴를 몇 번 가지고 오신 적은 있었지만, 시아버지가 만드신 무피클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하필 시아버지가 처음 주신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고, 그 덕에 “혹시 내가 드린 음식도 시아버지 입맛에는 이렇게 맞지 않았을까?”하는 깊은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앞으로는 “한국음식은 무조건 다 맛있고, 고로 내 음식도 다 맛있다“는 생각은 조금 바꾸기로 했습니다.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고, 문화마다 다르다는걸 이번에 알게 됐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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