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살고 있지만,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발행한 거주 비자, 운전면허증에, 의료보험증도 사용을 하고 있지만,
외국을 나갈 때 들고 나가는 여권은 “대한민국”여권입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 사람이니 말이죠.
해외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전 인터넷으로 한국의 은행계좌를 거래하지 않는지라 “공인인증서”가 없습니다.
공인인증서가 없으니 기본적으로 인터넷 뱅킹은 못하고,
그 외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하는 일들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그리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던 것은..
한국을 자주 나오지도 않고,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일도 거의 없었고,
또 은행거래는 인터넷보다는 그냥 은행에 직접 가서 했던 까닭이지요.
한국에 잠시 다니러 가도 내 스마트폰에 한국 전화번호를 따로 없는지라,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카톡으로만 연락을 주고 받고 했었습니다.
그래도 그리 큰 불편함을 못 느꼈었는데..
잠시 놀러갔던 전주에서 본인 인증이 안 돼서 못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뒤쪽에는 전주시에서 운영하는 공영자전거 대여소가 있습니다.
앞쪽에 사람들이 넘치는 한옥마을을 걷는 것보다는 뒤쪽에 하천 옆으로 자전거도로가 있는지라,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하천 옆길을 따라서 달려보고 싶었습니다.
보기에도 산뜻한 파란색 자전거.
안장도 높지 않아서 자전거 초보인 아낙들에게도 딱 맞을만한 크기입니다.
여기저기 걸어 다녀서 다리도 피곤한지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도 좋을 거 같아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전주천을 달려볼 생각이었죠.
자전거 대여료도 상당히 저렴합니다.
시간당 천원이 아니라, 1회에 천원입니다.
하루 종일 천원에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이야기죠.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대여조건이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해야 합니다.
나도 내 일행도 외국에서 사는지라 자기소유의 핸드폰이 없는지라,
이 자리에서 내 스마트폰으로 본인 인증은 불가능합니다.
내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체크카드의 내역서는 사용할 때마다 조카의 핸드폰으로 날아갑니다. 그래서 조카가 공부하고 있는 시간에는 되도록 메시지가 날아가지 않도록 카드대신에 현금을 쓰죠.
대여소 안에는 공익요원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앉아있는지라,
대여제한이 걸리는 걸 뻔히 알면서 혹시 방법이 있나 싶어서 물었습니다.
“저기 본인 인증이 안 되는 사람은 자전거를 못 빌리나요?”
“그렇죠. 본인 인증이 안 되세요?”
“저희가 외국에 살아서 한국 핸드폰번호가 없거든요. 그래서 본인 인증이 불가능해요.”
“그럼 대여가 안 되는데 어쩌죠?”
“아니, 여행온 외국인 같은 경우도 전화번호가 없어서 본인인증이 안 될 텐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자전거를 빌리죠?“
“그래서 외국인들이 자전거를 못 빌리죠.”
“그럼 본인 인증이 안 되면 아예 대여가 불가능한가요?”
대여 자전거로 전주천을 따라서 달리면서 전주관광이 하는 것도 근사할 것 같았는데..
본인 인증 불가로 자전거대여는 불가능합니다.^^;
이번에 못 탔다고 다음번을 기대하기도 힘들 거 같습니다.
다음번에 남편과 전주를 찾아도 나는 한국인이면서 본인 인증이 안 되고,
남편 또한 외국인이라 본인 인증을 못하니 말이죠.
한국에 있는 본인인증제도가 편리한 제도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한국에 살지 않아서 본인 인증이 불가능한 교포는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인이 아닙니다, 마치 간첩처럼 말이죠^^;
같은 한국인을 외국인 느낌을 들게 만드는 본인인증제도.
외국에 살아서 한국에서는 휴대폰으로 본인인증이 불가능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다음번에는 대여자전거를 타고 싶습니다.
본인 인증은 안 되니, 보증금이나 신분증을 맡기는 다른 방법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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