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써놓고 보니 모든 서양인들의 얘기는 아닌디...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요즘은 더 이런 형태의 가족들이 많아지니 일반적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거 같습니다.

 

자! 오늘의 이야기가 들어갑니다.

 

 

이야기속의 키위가족

 

저희부부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살 때 만났던 키위 가족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서양인들은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사생활에 대해서는 잘 묻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대충 눈으로 보이는 것으로 그 가족관계를 생각했죠!

 

50대의 아빠와 40대 중반의 엄마, 그리고 12살 아들과 10살,7살 난 두 딸들!

 

어느 날 막내딸이랑 얘기를 하는데..

 

“내 남동생이...”

 

제가 알기로는 이집에는 1남 2녀인데, 그리고 분명히 오빠인데, 남동생이라니..

 

“넌 남자형제 한명밖에 없잖아. 그리고 오빠잖아.”

“아니야, 나 남동생 있어. 아주 작아. 3살도 안됐어.”

“너 오빠 하나에 언니 하나 있는 거 아니야?”

“아니야, 나 오빠도 더 있고, 언니도 더 있고, 남동생도 있어.”

“뭔 얘기래?”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7살 난 얘가 뭘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님 나에게 지어낸 얘기를 하는 것인지..

아이들은 상상속의 이야기도 잘하는 법이니 말이죠!

 

그렇게 막내딸이 얘기한 또 다른 형제들에 대해서는 흘려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번에는 12살 난 이 집의 장남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형이랑 남동생이 이번 부활절에 우리 집에 온다고 했는데…….”

“너는 여동생 둘만 있는 거 아니야?”

“아니야, 형도 있고, 남동생도 있어.”

 

2번씩이나 같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처음에는 “얘가 뻥치나?”했던 얘기가 사실인 모양입니다.

 

잠시 생각 해 보니 이집의 가장인 A씨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네 와이프가 ...”했더니만,

내 말을 자르면서 그가 대답을 합니다.

 

“내 마누라 아닌데?”

“무슨 소리야, 너랑 아이들 낳고 살고 있잖아.”

“우리 결혼 안 했어. 그러니 내 마누라라고 하면 안 되지..”

 

아이를 셋씩이나 낳고 살고 있으면서도 결혼을 안 했으니 “마눌”은 아니라니,

낼 모래 쉰을 바라보는 중년아낙을 “여친”이라고 표현하기는 쫌 그런디...

 

아이까지 낳고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으니 당연히 결혼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문화와는 또 다른 문화인지라 조금 당황했습니다.

 

나보다 훨씬 나이도 많은 남자였던지라,

이 커플이 “동거”만 하고 산다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설령 동거하면서 산다고 해도 남들이 부부라고 생각하면 그냥 입을 다물 만도 한데

굳이 “결혼”을 안 했다고 밝힐 필요가 있었던 것인지..

 

일단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제가 살며시 이 집의 장녀인 10살짜리 둘째한테 가서 살짝 물었습니다.

 

“네 오빠가 그러는데 너희한테 오빠랑 언니가 있다며?”

“응, 나이 많은 언니랑 오빠가 있는데..엄마 쪽이야! ”

아빠 쪽에도 오빠도 있고, 남동생도 있어.”

 

그러니까 이 집에는 엄마가 낳은 장성한 자식이 둘이 있고,

아빠 쪽에도 장성한 아들과 이제 낳은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일찌감치 서로의 짝을 만나서 살다가 헤어진 후, 다시 만나서 사는 커플이었던 거죠.

 

둘 사이에는 1남 2녀의 자식이 있지만, 각자 서로의 전 파트너와 낳은 자식들이 있는 경우였습니다.

 

이런 동거 문화가 굳이 젊은 층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제 동료들의 말을 들어봐도 자신의 중년 형제들 중에 “동거”만 20년째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오랫동안 동거하고 잘 살았는데.. 결혼식을 올리고 한 달 만에 헤어졌다니...”

 

동거만 했다면 그냥 헤어지면 땡이었지만, 결혼을 했으니 “이혼”이라는 복잡한 절차와 함께 서로(특히 남자가)가 가진 재산을 반 떼어주는 경제적으로 부담까지 떠안은 꼴이 됐네요.

 

결혼을 안 하고 동거를 하게 되면 아이들의 성은 아빠가 아닌 엄마 성을 따라가지만,

서양인들은 아이들의 성이 꼭 아빠와 다르다고 해도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중요한건 "내 아이"라는 사실이니 말이죠.

 

오스트리아에도 40년 전의 "동거"는 "집안망신"이었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일"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다 "동거"를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죠.

 

하지만 아이가 있다고 해도 "결혼한 커플"은 아닐 확률은 50%정도 되니..

물어볼 때는 조심해야하지 싶습니다.

 

"네 아내/남편..."을 물어봤을 때, 날카롭게 반응하면서...

"내 아내/남편 아니야!" 하는 답변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굳이 밝힐 필요가 없음에도 "결혼"이 아닌 "동거"여서.. "마눌/남편"이 아닌 "동거녀/동거남"을 대놓고 밝히는 사람을 만나실수 있으니 당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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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5.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