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낮잠 자며 보낸 시어머니 생신

by 프라우지니 2018. 3. 28.
반응형

 

시어머니 생신입니다.

 

한국 시어머니셨음 며느리는 당연히 음식을 하면서 보냈겠지만..

오스트리아 시어머니를 둔 한국인 며느리는 낮잠 자면서 시어머니의 생신을 보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미역국에 잡채를 해드리고 싶었지만..

미역국은 한 번도 보신 적이 없으실 테고, 잡채도 무작정 하기는 그래서 참았습니다.

 

시부모님이 생신 기념 외식을 하실 수도 있는지라 말이죠.

 

시어머니 생신날 낮잠을 자기는 했지만,

생신 며칠 전부터 며느리가 몇 가지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 낮잠 자는 스타일이 아닌데, 별로 할 일도 없는지라 잤습니다.)

 

 

 

작년에는 꽃 화분을 사드렸었는데, 시어머니가 다발로 만든 꽃을 좋아하시는지라,

올해는 꽃다발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동네 쇼핑몰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보라색 꽃다발.

특이하게 꽃 사이에 난이 있어 더 예뻐 보입니다.

 

모양도 예쁘고, 장미와 난의 조화도 예쁜지라, 얼른 꽃집에 가서 물어봤었습니다.

 

이런 꽃다발은 며칠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네요.

그래서 일단 예약을 했습니다.

 

똑같은 모양은 힘들고, 지금 가지고 있는 난은 노란색이라고 해서,

노란 장미꽃으로 맞추기로 했죠.

 

 

 

아들, 딸, 며느리 생일 때마다 직접 사 오시는 제과점의 자허로트테(초코케잌).

 

이번에는 며느리도 시어머니가 항상 사 오시는 그 케이크를 샀습니다.

시어머니도 당신 생신때 같은 케이크를 직접 받아보시면 좋으실 거 같아서 말이죠.

 

케이크는 직경 10cm정도로 상당히 작은 케이크로 9유로짜리입니다.

 

위에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작은 초코팻말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없다고 해서 봄도 됐고 해서 그냥 이 모델로 골랐습니다.

 

 

 

시어머니 생신 선물로, 쇼핑몰 상품권 100유로와 여행상품권을 사드리고 싶었는데..

남편의 거절로 선물리스트에서 탈락된 상품입니다.

 

사실 제가 가격을 잘못 보기도 했지만, 남편에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남편이 지출을 거절했는데, 굳이 가격을 밝히기도 그래서 말이죠.^^;

 

1박2일까지는 89유로, 2박3일짜리는 99유로인줄 알았었는데..

2박3일은 199 유로더라구요.

 

남편이 이 선물을 한다고 했음 과다출혈이 있을 뻔 했습니다.(남편이..^^)

 

 

 

기대를 하고 거금 25유로씩이나 지불하고 예약해놨던 꽃다발.

 

노란색 난과 노란 장미가 있는 예쁜 꽃다발을 기대했었는데..

만들어놓은 꽃다발은 참 실망스럽습니다.

 

난은 내가 전에 봤던 작은 미니난이 아니라 커서 꽃다발 속에 부조화를 이루고,

장미꽃은 달랑 4개뿐, 나머지는 초록 초록합니다.

 

이렇게 허접한 꽃다발을 25유로나 주고 찾기는 했는데..

내 맘에도 안 들고, 꽃도 너무 빈약합니다.

 

 

 

25유로의 절반가격이면 슈퍼(네, 여기서도 꽃을 팝니다.)에서도 나름 예쁘고 푸짐한 꽃다발을 살 수 있는데..

 

예약을 거는 바람에 미리 (꽃다발의)모델을 보지 못한 허점 때문에 내가 받은 빈약한 꽃다발.

 

이대로 드리기는 너무 빈약한지라, 결국 꽃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꽃다발 속에 있는 난이 약간 보라색/핑크색이 도니 핑크색 장미 한 다발을 샀습니다.

그렇게 꽃꽂이가 “꽃”자도 모르는 아마추어가 꽃다발에 손을 댔습니다.

 

 

 

일단 꽃을 추가하니 나름 푸짐 해 보이기는 합니다.

그렇게 밸런스가 맞는 색감은 아니지만, 일단 푸짐한 것이 중요하니.^^

 

남편은 마눌이 “선물값”을 청구하면 주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마눌이 어떤 선물을 선정하고, 선물 때문에 어떤 스트레스, 응급처치를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죠.

 

설마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제 남편처럼 부모님의 생신때 이리 무심한건 아니겠죠?

 

 

 

선물로 준비한 상품권은 노란 장미꽃 컨셉에 맞게 노란색 포장지를 준비했습니다.

 

사실은 포장지가 없어서 노란색 쇼핑백을 잘라서 만들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색감은 맞는 선물포장이 끝났습니다.^^

 

 

 

시어머니 생신날 오전에는 며느리가 꽃다발과 케이크를 1차로 갖다드렸습니다.

 

꽃을 저녁까지 놔두면 시들 염려도 있고 해서 미리 드리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죠.

거기에 케이크도 미리 드려야 생일날 기분을 느끼실 거 같아서 말이죠.

 

생신축하카드와 상품권은 저녁에 퇴근한 남편과 함께 가서 드렸습니다.

생일 축하노래도 두 번에 걸쳐서 불러드렸죠.

 

첫 번째는 며느리의 독창 축하가 있었습니다.

 

“Hoch soll sie leben, hoch soll sie leben drei mal hoch"

혹 졸 지 레벤 혹 졸 지 레벤 드라이 말 혹“

 

오래사세요, 오래 사세요, 3배로 오래 사세요.“

대충 이런 의미로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같이 하자고 하지만 남편은 원래 남 앞에서는 노래를 안 하니 며느리의 독창이 됐죠.^^

 

2차로는 우리부부와 시아버지와 함께 “생일축하 합니다.”를 불러드렸죠.

 

시어머니도 나름 즐거운 생신을 보내셨나 봅니다.

시내에 가서 생일기념 봄 옷 쇼핑하셨다고 보여주십니다.

 

핑크색 니트에 꽃무늬 머플러 거기에 하늘색 베레모까지.

멋쟁이신지라 옷 사시는 걸 즐기시는데, 생일날 제대로 쇼핑을 하셨습니다.

 

“네 엄마가 낮에 그냥 나가버려서 나 혼자 있었어.”

 

시아버니가 볼멘소리를 하시는걸 보니..

시아버지 점심을 안 차려주시고 그냥 나가셨던 모양입니다.

 

“아빠 오늘 하루는 참으셔야죠.

오늘 엄마가 생신 날 하루를 즐겁게 보내셨다면 된 거예요. ”

 

며느리가 갖다드린 쪼맨한 케이크에 샴페인 한 병을 나눠마시면서,

우리부부와 시부모님이 함께 앉아 시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했습니다.

 

생신 선물 때문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지만,

나름 편하게 보내는 시어머니의 생신이었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