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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준비하는 자동차안 신나는 간식시간

by 프라우지니 2018.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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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가 어딘가를 갈 계획이 생기면 마눌은 전날 저녁시간이 아주 바쁩니다.

이것저것 준비할 것들이 참 많거든요.

 

뭘 준비하냐구요?

 

소풍 준비를 합니다.

이동 중 차 안에서 먹을 간식들을 종류대로 준비하면서 말이죠.

 

어딘가로 가는 길이 마눌에게는 “소풍”인거죠.^^

 

마눌이 간식준비를 하는걸 알면 말리는 남편인지라 남편도 모르는 상태에서 조용히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간식을 준비할 때는 “뭘 그런 걸 준비하느냐!”하는 남편이지만 운전 중에는 마눌이 입에 넣어주는 간식을 종류대로 다 소화하는 운전사입니다.

 

 

 

지난번에 다녀온 독일(뮌헨)은 3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인지라,

간만에 꽤 골고루 준비를 했습니다.

 

귤 2kg, 옥수수 뻥튀기, 감자칩, 땅콩&건포도믹스, 땅콩&아몬드 초콜릿, 껌.

 

일단 냉장고에 안 넣어도 되는 것들은 이렇게 준비를 했습니다.

 

이 간식 보따리를 차에 탈 때 내가 안고 타면...

마눌에게는 내내 행복한 차안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차 안에서의 간식은 야채스틱입니다.

당근이랑 샐러리를 전날 미리 다듬어서 냉장고에 넣어놓으면 제일 근사한 간식이 됩니다.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고, 더불어 기분까지 좋아지고 가는 길이 즐거워지죠.

 

간식을 쌀 때는 뭐라고 하면서 못 싸게 말리는 남편이지만,

마눌 혼자 간식 먹는 건 또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눌이 먹을 때 입에 찔러주면 군소리 없이 먹는 편이고,

가끔 마눌이 안 주고 혼자 먹으면 운전 중에 한 손을 얼른 내밀어서는 달라는 표시를 하죠.

 

남편이 마눌과 식성이 닮아지는 것인지, 아님 마눌이 남편과 식성이 닮아지는 것인지..

차 안에서 먹는 간식의 종류는 극에서 극을 달립니다.

 

땅콩&건포도를 먹나 싶으면 갑자기 뻥튀기를 먹고, 마른 과자여서 목이 멕힌다 싶으면..

당근스 틱을 먹고, 그러다가 아몬드&땅콩 초콜릿을 먹고 참 다양하게 먹어대는데...

 

신기한건 차 안에서 먹는 건 별로 배가 안 부르다는 사실.

 

 

 

어딘가를 가고 있고, 간식을 먹는 것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마눌.

 

차가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가도 다 용서가 됩니다.

 

“남편, 그런데 우리 지금 어디가? 왜 나비(네비게이션)부인은 이리 가라고 하남?”

“....”

 

남편은 운전할 때 옆에서 말 시키는 건 싫어하니..

결국 마눌이 남편이 지금 맞게 달리고 있는지 직접 확인을 해야 합니다.

 

네비게이션이 가라는 방향으로 가면 대부분은 맞는 방향이지만, 가끔은 이상한 쪽으로 가라는 경우도 있고, 지름길 놔두고 먼 길을 돌아가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신문에도 네비게이션의 잘못된 정보 때문에 오도가도 못 하는 차들의 사진이 나옵니다.

 

네이게이션은 괜찮다고 했었는데, 큰 탑차의 윗부분이 터널에 끼여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도 봤고, 커다란 컨테이너 트럭이 네비게이션이 가라는 대로 처음 가는 길을 열심히 따라 달렸는데, 가보니 산꼭대기 외딴 동네이고 차를 돌릴만한 공간도 없는 경우도 봤고..

 

네비게이션이 가라는 대로 가지만 의심스러우면 맞게 가고 있는지 가끔 확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간식을 중단하고는 얼른 지도를 펴서는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우리가 지나가는 작은 마을들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바로 지도 확인.

 

독일로 가는 길인데 왜 우리는 갑자기 샛길로 가고 있는 것인지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남편, 우리는 지금 독일국경을 넘어야 하는지라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왔어. 맞는 길이야!”

 

남편도 말은 안했지만, 우리가 가는 길이 맞는지 불안했었는데..

마눌이 제때에 맞춰서 확인사살 해 주니 안심하는 눈치입니다.

 

남편에게는 나비(네비게이션)부인보다 더 똘똘하고 기능도 다양한 마눌입니다.

 

길이 애매하고 헷갈리면 제때에 확인도 해 주고, 옆에 앉아서 다양한 간식들로 남편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또 수다는 덤으로 떨어주니...

 

남편에게도 마눌에게도 어딘가로 달리는 차안에서의 시간은,

즐거운 소풍 같은 시간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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