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는 엄청난 수의 이민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단지 같은 백인이여서 아시아 이민자처럼 티가 안 난다 뿐이지 말을 해 보면 알죠.
외국인들은 발음에서 원어민과 차이가 납니다.
오래전 독일어 학원을 다닐 때 그곳에서 조지아 출신의 남자를 만났더랬습니다.
오해 마시라.
사귄 것은 아니고 같이 독일어 수업을 들었던 총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조지아 사람들이 그렇게 유럽에 입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난민”으로 오스트리아에 왔다고 했습니다.
아직 “난민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인지라, 언제 본국으로 쫓겨날지 불안한 신분으로,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 불법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했었습니다.
두어 달간의 독일어 수업이 끝나고 마지막 쫑파티때,
조지아 총각은 아주 인상적인 행동을 했습니다.
쫑파티라고 챙겨온 음식들과 술(이나 음료)을 마주 놓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시간.
조지아 총각은 조지아 와인을 가지고 와서는 조지아 와인이 얼마나 유명한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지아산 와인은 썩 훌륭한 품질을 가지고 있으며,
와인(술)을 마실 때 그들이 하는 습관(혹은 전통)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 잔은 요즘 살기 힘든 세상의 XX을 위하여”
조지아에서는 술을 마실 때 각각의 잔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마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술 마시는 시간이 많이 길어지겠죠?)
그렇게 내 기억에 남아있는 “조지아”를 마주할 순간이 왔습니다.
간만에 남편의 친구를 만나러 갔던 그라츠.
우리부부를 위해 내준 거실에는 손님이 오면 침대로 변하는 소파가 없는지라,
마눌은 소파에, 남편은 마룻바닥에 에어매트&침낭을 펴고 자야하는 곳.
잠자리야 조금 불편하지만, 일단 잠자리를 제공받았으니 저녁 한 끼는 대접해야 하는 거죠.
그 친구를 방문할 때 마다 갔던 피자집으로 갈까 했었는데..
“우리 동네 모퉁이에 조지아 식당이 있는데, 우리 거기 가자.”
이 친구는 남편이 저녁을 쏜다고 하니 자기는 가고 싶었던 식당을 이야기 합니다.
조지아 총각을 기억하고 있는지라 “조지아”이야기를 듣자마다 대뜸 한마디 질렀습니다.
“조지아? 거기는 와인이 유명한 나라인디?”
“그 나라가 왜 와인이 유명해?”
“조지아가 터키 옆에 붙어있는 나라잖아. 그 나라 와인 유명해!”
“맞아, 조지아에서 온 사람한테 들은 이야기야!”
구글 지도로 조지아의 지도를 확인하고 나서야 ..남편 친구가 말한 그 “조지아”와 내가 말한 “와인이 유명한 조지아”가 같은 나라인 것이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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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음식을 먹으러 조지아 식당에 입장을 하니 메뉴판이 등장 합니다.
조지아 음식만으로는 장사가 힘이 든 모양입니다.
메뉴판 반쪽에는 온갖 종류의 피자를 파는걸 보니 조지아 음식&피자집입니다.
조지아 식당답게 조지아 와인 구경이 가능합니다.
조지아 와인을 마실 기회가 왔지만..
식당에 입장한 3인이 다 와인을 즐기는 타입이 아닌지라 패스!
메뉴판을 들고 오는 웨이터(인지 주인인지)한테 우리가 함께 외친 한마디.
“우리가 처음 조지아 음식점을 온지라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웨이터는 제일 대표되는 음식만 우리에게 설명을 해줍니다.
일단 세 명이 귀를 쫑긋 세우고 웨이터가 짤막하게 설명해주는걸 다 듣기는 했는데..
“나는 왜 설명을 들어도 모르겠지?”
뭐 대략 이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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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식당에 오면 각자 한 가지만 시켜서 자기 음식만 열심히 파먹지만..
나는 한국 사람이고, 처음 온 식당이니 골고루 시켜봐야 하는 거죠.
그래서 웨이터가 설명한 대표 음식부터 시켰습니다.
“Chatschauri Imeruli 하차푸리 이메룰리“는 반죽 안에 요거트, 모짜렐라 치즈, 그냥 치즈를 넣고 구운 것인데, 주문한 요리 중에 이것에 제일 먹을 만 했다는 것이 3인의 의견이었습니다.
이건 8유로라는 가격에 비해서 양이 조금 작은 듯 했습니다.
사실 8유로짜리 피자를 시키면 혼자 절대 다 못 먹는 크기인데, 하차푸리는 반죽도 얇고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도 부실한지라 혼자서 3판까지는 먹을 수 있겠더라구요.
결론은 쪼매 비싸다는 이야기죠.
Chinkali 킨칼리는 우리나라 만두를 연상하는 음식입니다.
반죽 안에 조지아 양념으로 버무린 갈은 고기가 들어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는 “고기만두”인거죠.
우리나라 고기만두보다는 만두피가 많이 두껍고, 안에 야채 하나 없이 고기만 들어있습니다.^^;
나와 남편은 접시에 놓고 칼로 잘라먹은지라 육즙이 다 접시 위에 남았는데,
함께 간 일행은 “손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웨이터의 조언에 따라서 손으로 들고 먹다가..
육즙이 다 손으로 흘러서 나중에는 손을 빨아먹는 행동까지 했었답니다. ^^;
킨칼리는 개당 1.40유로로, 이것은 가격보다 내 입맛에 별로 맞지 않아서 한 개만 먹었습니다.전 고기만두도 야채가 많이 들어간 한국식 만두가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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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식 케밥식 케밥은 우리가 흔히 먹는 터키식 케밥과는 다르다는 웨이터의 설명에
한번 시켜봤습니다.
조지아의 모든 음식에는 갈은 고기로 시작해서 갈은 고기로 끝나는 모양입니다.
양념을 진하게 한 갈은 고기에 소스가 곁들어져서 나오는 조지아식 케밥, Kababi 카바비.
금방 구은 빵 한 개와 함께 나오는데, 빵으로 접시에 남은 소스를 다 발라 먹어도..
속은 절대 차지 않는 양입니다.^^; 8.50유로면 이것만 먹어도 배가 차야 할 텐데..
“이 메뉴는 고기가 하나 더 나와야 할 거 같아. 양이 너무 작아.”
여자인 내가 봐도 참 아쉬운 양입니다.^^;
“샐러드 하나 시킬까?”하는 친구의 의견에 따라서 시켰던 조지아식 샐러드 Kubdari 쿱다리.
일단 샐러드라고 시켰는데, 나온 샐러드를 보고 모두 놀랐습니다.
딱 한 공기도 안될 거 같은 양에 놀라고, 들어간 재료가 너무 단순해서 놀라고!
토마토, 오이에 양파 그리고 뭔지 모르는 가루들이 범벅.
(나중에 알았습니다. 가루들은 호두가루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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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켜서 먹기는 했는데, 여전히 차지 않는 3인의 위장.^^;
그래서 더 주문했습니다.
Blini mit Sauce 요거트 소스와 함께 나오는 블리니.
이건 밀가루 빈대떡에 양념한 갈은 고기를 넣어서 튀겨 나오는 요리입니다.
개당 1,50유로여서 딱 2개만 시켰는데, 더 많이 시켰음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정말로 밀가루 반죽 안에 양념된 고기만 들어있습니다.
반죽 안에 양념된 갈은 소고기를 넣어서 구운 Kubdari 쿱다리.
정말로 고기만 들어있는지라 시켜놓고 후회했습니다.
고기가 양념을 했음에도 고기 특유의 노린내가 나서 내가 먹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지라,
조금 썰어먹고는 얼른 남편 접시에 올려놨습니다.^^
보통 식당에서 파는 맥주는 500ml에 3~4유로를 하는데 반해 이 식당에서는 반값 정도인 2유로인지라 그것 하나는 맘에 들었는데, 음식의 양은 적은지라 먹어도 배가 안 차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 식당에 입장한 3인은 각자 음료를 2번씩 주문해서 1리터씩을 마셨음에도..
50유로가 넘는 음식 값을 지불했음에도 배는 채우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보통 외식을 하게 되면 음료+ 배가 부르게 나오는 음식 =10유로 약간 넘습니다.
그러니 3인이면 30유로가 약간 넘게 나오는 것이 정상이죠.
배도 안 부른데 50유로가 넘게 나오 것은 조금 과한 금액이기는 했습니다.^^;
남편은 “당신이 너무 많이 주문해서” 금액이 많이 나왔다고 투덜댔지만..
많이 주문했음에도 배를 채우지 못하고 나온 것은 어찌합니까.^^;
우리가 전에 다니던 피자집에 갔었다면 맥주 값이 2배여도,
30유로가 약간 넘는 정도면 해결이 됐었는데..
피자 2판 시키면, 세 명이 배가 터지도록 먹고,
피자 한판에 해당하는 양을 포장해서 가지고 올 수 있었는데..
별로 먹은 것 없이 가격만 비싼 조지아 식당은 한번 가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조지아를 여행하게 된다면...
현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배부르게 먹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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