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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결혼 10년차, 살아보니 다른 것들

by 프라우지니 2017.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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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러시아로 출장을 갔었습니다.

 

달랑 2박3일이지만 남편이 비행기를 타고 오가는 것이 조금은 걱정이 되었었죠.

 

지난주에 지나가는 말처럼 했었는데 확실치 않다는 식이여서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출장 전날 남편이 짐을 싸는걸 보고 알았습니다.

 

그리곤 남편이 러시아에 도착해서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눈이 빠지게 기다렸댔습니다. 다행히 도착과 동시에 남편은 마눌에게 “안전 도착”을 알려왔습니다.

 

오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부부는 참 잘 살고 있고, 내가 어릴 때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아주 많이 틀리다고!

 

 

 

이 만화의 주인공은 우리부부입니다.^^

 

 

어릴 때는 “사랑은 길어야 3년” 이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줄 수 있다고 생각한 젊었을 적 열정적인 사랑도 시간이 지나가면, 다 식어서 언젠가는 바람을 피우는 것이 인간이라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잠시 지나가는 열병 같은 것이어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부부가 백년해로 하려면 평생을 서로 사랑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야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결혼 10년차가 되니 이제야 어릴 적 내 생각이 틀리다는 걸 알았습니다.

 

결혼해서 10년이 지나도 우리부부는 여전히 (말을 하지는 않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신혼 때는 시시때때로 “나 좋아해?” 하고 묻곤 했던 남편이였는데,

어느 날부터는 그 질문도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부터 마눌이 시시때때로 애정표현을 해서인 모양입니다.

 

“남편, 남편~(한국말로)”

“왜?”

“사랑해~(한국말로)”

“...”

 

남편이 대답을 하지는 않지만,

마눌의 “사랑해~”를 듣고 혼자서 씩 웃고 있을 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여기도 우리부부 되시겠습니다.^^

 

 

넓은 침대에 서로 각자의 공간에서 잠을 자지만, 마눌은 잘 때 남편의 손을 잡는다던가, 발이나 다리 같은 신체부분을 닿을 듯 말듯 살짝 피부의 온기를 느끼면서 자는 걸 좋아하는지라, 남편의 손을 잡곤 했었는데..

 

신혼 초기에는 마눌의 손이나 발이 닿으면 탁 쳐버리던 남편이 어느 샌가 마눌보다 먼저 손을 잡아주고, 마눌의 발에 자기 발을 갖다 대면서 잠을 청합니다.

 

마눌과 살면서 마눌의 방식에 적응이 된 남편의 행동인거 같습니다.

 

살아온 세월이 길어지니 “사랑”을 표현하는 대신에,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 사랑이 담기는 거 같습니다.

 

젊을 때의 그 “열정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결혼 후 10년이 지나도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 마음은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일 것이고, 우리 사랑의 깊이는 더 깊어질 거 같습니다.

 

어릴 때는 “결혼하면 당연히 자식은 있어야 한다” 고 생각 했었습니다.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랑은 당연히 식을 테고, 혹시나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해도 아이들이 있으면 다시 마음을 잡고 가정으로 돌아온다고 말이죠.

 

 

 

지금 생각하니 이 생각이 조금 우습기는 합니다.

 

바람난 남편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가족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소용이 없을 테니 말이죠.

 

우리는 늦은 결혼을 했고, 남편이 아이를 원한 적도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세월은 흘렀고 우리는 “무자식 부부”가 됐습니다.

 

부부가 나란히 자식을 키우는 재미라던가, 머리를 맞대고 자식 농사에 대한 대화는 없지만,

 

대신에 “휴가는 어디로 갈지?” “주말에는 어디를 갈 것인지?” 같은 대화를 합니다.

 

 

신혼 초 남편이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아이들이 생기면 내가 계획했던 인생은 사라지고 아이들에게 맞는 부모로 살아가야한다”

 

그래서 남편의 계획대로 몇 년 미룬 2세 계획이 우리들을 “무자식 부부”로 만들었지만.. 우리는 자식이 없는 대신에 서로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은 마눌을 큰 딸 키우듯이, 마눌은 남편을 큰 아들 키우듯이.

 

남편이 예쁜 짓하면 궁디톡톡을 해주기도 하고,

남편에게 해달라고 궁디를 내밀기도 합니다.

 

 

결혼하고 10년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고,

무자식으로 살고 있지만, 아이가 없어서 부부 관계가 위태롭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니..

현실은 어릴 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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