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왕따가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왕따는 어디나 존재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오스트리아 회사에서도 왕따가 있는걸 보면 말입니다.
제가 다니는 Kachelofen 카켈오펜(도자기난로)회사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20년이상 근무했답니다.
그중에 M 이란 친구가 있습니다.
15살 때 견습공(3년)으로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올해 21년차 되는 직원입니다. (올해36살?)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그가 왕따인지..(말 안 해주면 잘 모르죠^^;)
단지 내가 눈으로 보이는 건, 근무 시작 전이나 휴식시간에 다른 직원들은 모여서 수다를 떠는데,
그 친구만은 멀리 떨어진 책상에 앉아서 뭘 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어느 날 지금은 그만두고 없는 보스니아 직원 A가 내 곁에 오더니 말을 합니다. (나랑 A가 외국인직원임)
“난 M이 정말 싫어, 둘이 배달이라고 가게 되면, 옆에서 눈감고 잔다니깐, 말하기 싫어서..”
우잉~ 왜 A는 M을 싫어하누? 저는 전혀 몰랐던 사실인거죠!
저를 항상 잘 챙겨주고, 제가 사고(재료비가 꽤 있는 물건^^;)라고 치면, 얼른 그 수습을 맡아 놓고 해주는 현장감독(입사 27년차 직원)이기도 한 S에게 물어봤습니다.
“사람들이 M 싫어해? 왜 싫어하는데?”하고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는 얼굴을 살짝 보이더니만...
“음..그건...M이 현장내에 무슨 일이 생기면, 사무실로 쪼르르 쫓아가서 다 얘기해!” 라는 답변을 줍니다.
아~ M이 앞잡이였던거죠!
그래서 그랬을까요? 우리 회사 사장님 형제분(동생분이 사장님, 형님은 이미 은퇴하셨는디, 독일에서 영업을 뛰십니다.
2대에 걸쳐서 이어지고 있는 회사거든요.)이 M을 너무 이뻐라 하십니다.
당신들이 보시기에도 성실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사장실로 쫓아와서 알려주는 M이 이뻐하지 않으려고 해도 않을 수 없는 그런 직원인거죠!
그러고 보니 전에 일했던 레스토랑에서도 여러 명의 왕따가 있었네요.
주말에만 알바로 일하는 웨이츄레스는 손님, 주방장, 주방보조, DJ, 웨이터, 종류를 가리지 않고,
바로 침대로 동시입장하는 그런류의 아가씨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레스토랑내에서 그녀와 안 잔 남자는 호모인 지배인뿐이였고,
손님들도 대부분 그녀를 너무나 잘 아는(?) 상태였답니다. 외모도 예쁘게 생긴 아가씨였는디..
그렇다고 그녀가 못 배운 것도 아니고, 그녀는 대학생이였고, 그녀의 부모는 두 분 다 대학교수라는데, 왜 딸은 그 모양인지 원!!
“내 몸 가지고 내가 알아서 하는데 무슨 상관이야?”하는 것이 서양식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뒤에서 말들이 심하게 많답니다.
더더욱 심했던 것은 이 아가씨가 60 을 바라보는 옆집가게 할배랑 여름휴가로 바닷가로 휴가를 다녀왔다는 소문도 돌고,
이 소문이 돌자마자, 크로아티아 웨이츄레스가 그 아가씨를 잡고서 얘기를 했답니다.
(나라마다 전혀 다른 성격이 보인답니다. 크로아티아 사람 같은 경우는 뒤에서 뒷담화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얘기를 해준답니다.-아닌가? 내가 만난 사람만 그런가?)
“아예 몸 파는 사람이면 내가 이해한다! 왜 그러니? 사람들이 얘기 하는거 안 들리니?”하고 잡고 얘기를 하니,
“나도 어쩔수가 없어”했다나 뭐라나??
이 크로아티아 웨이추레스가 절 너무 예뻐라~해서리 레스토랑내 모든 뉴스를 다 들을수가 있었답니다.
(그때는 독일어도 사실 전혀 안됐는디.. 반은 알아듣고, 반은 못 알아듣고^^;)
아! 이 웨이츄레스(H)도 생각해보니 사장님 앞잡이였군요.
식당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사장님께 알려주는..
그때는 독일어 전혀 못할 때라 그냥 몸으로 때우는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저 혼자 청소하기가 벅차다고 하니 독일아저씨를 붙여줬는데, 이 아저씨는 2시간 일 하는데, 쉬는 시간이 30분도 넘었답니다.
그러면서 나한테는 “천천히 해! 왜 그렇게 빨리해?”하더라구요.
근디. 제가 일을 빨리하는 스탈이 전혀 아니거든요. 꼼꼼하게 일하는 관계로..
사장님은 입만 나불대고, 일 하는 시간내내 담배만 피워대면서 땡땡이치는 그 독일아저씨는 일을 정말 잘하고,
독일어 버벅대고 하나도 못 알아듣는 저는 일을 못하는 줄 알았답니다.
근디.. 앞잡이인 웨이츄레스 H가 사장님께 다 말씀드린거죠!
(독일어) 반벙어리 한국아낙은 너무도 성실하게 일을 잘하는데, 독일아저씨가 일하는 시간에 일은 안하고,
여친사진이라고 윗도리 홀라당 벗은 아낙사진 핸드폰 저장된거 보여주고, 담배만 피워댄다고.. 결국 내짝꿍인 독일아저씨는 한달이 못가서 짤렸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독일어 반벙어리인 저 대신에 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서 “당신 마눌이 일을 너무도 성실하게 잘한다, 내가 너무 고맙다!” 했다나 뭐라나 남편이 얘기를 하더라구요.
이때 남편입이 귀에 걸렸답니다. 마눌이 칭찬받으니 좋았던 모양입니다.
저는 앞잡이의 혜택을 심하게 본 경우인거죠! 그래서 제가 앞잡이를 좋아합니다.^^
6 개월 새벽에 열심히 청소하다가 한국에 들어가게 되서 이 식당을 그만두고 갔었는데,
한 8개월쯤 있다가 다시 돌아오니, 식당에서 연락을 해왔습니다. 또 일하러 오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새벽에 청소가 아닌, 저녁에 주방으로 출근을 했답니다.
사실 새벽에 청소 할 때는 귀에 이어폰 꽃고, 독일어회화 들어가면서 혼자서 일했는데..
저녁에는 주방에서 여러 사람이랑 부딪히면서 일하는 것이 생각보다 은근히 스트레스더라구요.
사람들이 말이 얼마나 많은지, “내 뒤에서 무슨 말을 했을까?” 걱정도 되고.
어제는 분명히 웃으면서 “안녕~”하고 헤어졌는데, 오늘 만난 동료직원의 얼굴에서 찬바람이 돌면,
“뭐시여? 무슨 일이 일어난겨? 내가 언제 혹시 말실수 한겨?” 등등등
겨우 3시간 일하는 동안에 머릿속에서는 별별 상상을 다 해야 했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때 일했던 6개월 동안이 직장내 스트레스 만빵 받은 기간이였던거 같습니다.
이때는 내가 왕따였던걸까요? 나름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일했는디...
그 후 1년 6개월을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오니 다시 그 식당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주말에 웨이츄레스 보조로 와서 일할 수 있겠냐는..
(이거 완전 수직 상승하는거죠! 청소- 주방보조(설겆이)-웨이츄레스보조)
이때는 제가 벌써 우리집 주인아저씨네 회사에 전기계통의 직업교육도 안 받았는디,
취업이 된 상태라 다시 그 식당으로 일하러 가지는 않았답니다.
그 후로도 오래도록 식당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의 소문을 들을 수가 있었답니다.
오스트리아에도 사람이 사는 곳인거죠!
직장내 왕따도 있고, 직장내에 뒷담화도 성행하고,
손목인대 물리치료 받을때 만났던 마사지사의 말을 빌리면, 그녀는 공항에서 일했다고 합니다.
(전에는 스튜어디스로, 그 후에는 공항에서 첵인 카운터를 보다가 어찌어찌 짤려서 직업교육으로 마사지를 받은거죠!)
공항카운터에 근무하는 여직원이 30여명에 남자직원은 겨우 한 두명인데...
그 30여명이 엄청난 뒷담화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얼마나 살벌한지 말도 못한다고..
어디를 가나 여직원들 사이는 힘든걸까요?
저는 지금 남자직원만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하나도 안 받고 일하고 있답니다.
어제 웃고 헤어졌는데, 오늘 찬바람 부는 얼굴도 쳐다보는 동료직원도 없고,
“내 뒤에서 뒷담화를 어디까지 했을까?” 하는 불안감도 없답니다.
물론 남자들이 여자보다 말이 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나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한결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회사내 왕따인 M에게 말을 겁니다.
"주말에는 뭐 했냐고..“ ”여친은 잘 있냐고..“ ”이번 겨울에도 스키여행을 가냐고..“
아무도 그에게는 일에 대한일이 아닌 이상은 묻지 않기에.. 저는 그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합니다.
처음에는 아무와도 대화를 하지 않던 그이기에 저에게도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저를 보면 그가 먼저 말을 걸어옵니다.
유럽이라고 직장내 왕따가 없는것은 아닙니다.
어디에 살던지, 사람들과의 조화가 중요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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