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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는야 YES Girl 예스 걸

by 프라우지니 2017.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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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주 20시간만 일을 하겠다고 했고,

요양원에서도 그 당시에는 풀타임(주 40시간)보다는 짧게 일하는 직원이 더 필요했던 터였는지, 저는 직업교육이 끝나고 바로 취업이 됐습니다.

 

그래서 주 20시간 일을 하는지라, 집에 있는 시간이 꽤 됩니다.

 

집에 있다고는 하나 시간이 남아돌아서 빈둥거리는 건 아니고..

지금은 아직 끝내지 못한 “뉴질랜드 길 위의 여행기”를 쓰느라 바쁘지만 말이죠.

 

올해 안에 여행기를 다 쓰고, 다 올릴 계획을 잡기는 했는데..

여행기 라는 것이 일상 글을 쓰는 것처럼 쉽게 써지지가 않아서 더디죠.^^;

 

제가 실습생인 시절 (2년 동안) 저에게 멘토 역할을 했던 라나가 몇 번 저에게 근무 날을 바꿀 수 있는지 물어왔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와 근무 날을 바꿔 주기도 했고, 근무 시간도 바꿔준 적이 있었죠.

 

나야 특별한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니, 아무 날에 일해도 상관이 없으니 말이죠.

 

그 몇 번 중에 한 두 번은 근무 날을 바꿨고, 한 번은 바꾸는 것이 여의치 않아서 내가 그녀 대신에 근무를 했었습니다. 나에게는 고마운 멘토 같은 직원이니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바꾸면 마음이 즐겁죠.

 

“좋지 뭐! 하루 더 일하면 돈을 더 벌고.^^”

 

사실은 근무를 더 했다고 돈이 더 나오지는 않습니다.

 

저는 주 20시간짜리 직원이니 정해진 시간만큼만 일하면 되고, 추가근무한 시간은 저에게 플러스 시간으로 남아있는 거죠. 언제라도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으로 말이죠.^^

 

보통 한 달에 2번 정도 주말근무(토, 일 또는 국경일)를 하는데,

저도 항상 한 달에 2번 주말근무가 걸렸습니다.

 

어느 날은 남편이 이상하다는 듯이 말을 했습니다.

 

“왜 당신은 한 달에 두 번이나 주말근무가 해?”

“원래 주말 근무는 그렇게 걸리는 거 아니야?”

“아니지, 풀타임(주 40시간)으로 일하는 직원이 월 2회이면,

당신은 주 20시간이니 한 달에 한번만 주말 근무를 하는 것이 맞지.”

“아무려면 어때? 주말에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글고 일요일에 일하면 돈도 2배로 나오잖아.“

 

어차피 일을 하는 날인데, 짜증은 내서 무엇하겠어요.

그저 “돈 더 받으니 좋은 날”로 생각하면 더 즐거운 법인데 말이죠.^^

 

보통은 한두 달 전에 예상근무표가 나와 있었습니다.

대체로 예상 근무표에 대해 직원들이 별도의 언급이 없으면 그대로 굳어지는 거죠.

 

멘토는 아니지만, 저에게 항상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소냐가 얼마 전에 저에게 물어왔습니다. 7월말에 자기랑 근무 날을 하루 바꿀 수 있냐고 말이죠.

 

 

나는 수요일 근무이고, 소냐는 금요일 근무인데,

그날 근무하는 딸을 위해서 손자를 데리러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나야 수요일에 일해도 그만이고, 금요일에 일해도 그만이니 흔쾌히 바꿔주었습니다.

 

요양원 근무 외에는 나는 항상 집에 있거든요.

물론 집에 있어도 글을 쓰느라 바쁘지만 말이죠.

 

그라츠는 제 친구라고 손꼽을 수 있는 인간들이 몇 되는데..

린츠는 사실 하나도 없습니다.

 

2년 동안 함께 직업교육을 받았던 반 친구들도 이제는 다들 요양원 근무 때문에 바쁘고,

사실 만나서 개인적인 일을 이야기할 정도로 친한 사람도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라나의 부탁만 들어줬었고, 소냐의 부탁을 들어준 정도였는데..

어제는 뜬금없이 우리병동의 책임자 전화를 해왔습니다.

 

“저 부탁이 있는데.. 혹시나 수요일에 근무 할 수 있는가 해서..”

“근무 시간이 언제야?”

“T1(7시 출근 18시 퇴근)인데?”

“1층 아님 2층?”

“네가 선택해. 너는 어디가 편해?”

“나는 아무데나 괜찮아.”

“알았어. 정말 고마워!”

“그럼 수요일 T1로 출근 할 께!”

“정말 고마워~”

 

아마도 수요일 근무가 잡혀있는 직원 중에 일이 생겨서 혹은 아파서 출근이 불가능한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급하게 대체 근무할 직원을 찾아서 전화를 돌렸던 모양입니다.

 

지금까지는 매번 대체 근무나 근무 날을 바꾸는 부탁을 다 들어줬었는데..

 

이러다 우리 요양원에 어떤 근무(교환) 부탁을 해도 들어주는 “YES Girl 예스 걸“ 으로 소문나는 건 아니겠죠?

 

근무가 복불복이라고 해도 나랑 일하는 스타일이 맞는 직원들은 상관이 없지만,

가끔은 같이 근무하기 짜증이 나거나 부담이 되는 직원들도 있거든요.

 

저는 근무시간에 어르신 대충보고 직원들끼리만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내는 직원보다는..

그 시간에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 방에 한 번 더 들어가는 직원들과 일하는 것을 더 좋아하거든요.

 

얼떨결에 하게 된 근무는 어떤 직원들과 일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이왕이면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랑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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