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를 하려면 2년 동안의 직업교육이 필요합니다.

 

1200시간의 이론 교육과 1200시간의 현장 실습(요양원, 병원, 데이센터, 방문요양)을 마치고,

2개의 국가고시(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까지 봐야만 하는 생각보다는 꽤 어려운 직업입니다.

 

직업교육을 받는 동안에 한 과목에서 3번의 낙제를 하게 되면 자동탈락이 되는지라,

직업교육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고 중도에서 나와야 합니다.

 

일반 학교에서도 한 과목에서 3번 낙제를 하면 학년을 올라가는 대신에,

그 학년에 다시 머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제도이죠.

 

카리타스 학교, 우리 반에서도 탈락직전에 선생님의 권유로 그만 둔 현지인 친구가 있었고,

우리 요양원에 실습생으로 나오던 얼굴이 너무나 예뻤던 크로아티아 아가씨는 1년을 마친 후에 한 과목에서 3번 낙제한지라 자동 탈락되고 말았습니다.

 

요양원에서는 “언제든지 와, 받아줄께!”했지만,

그 힘든 교육을 또 다시 시작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는지 그녀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직업교육 이야기를 하다가 이야기가 또 삼천포로..

 

직업 교육 중에 “우리가 무심코 휘두르는 권력”에 대해서 심도 있게 배웁니다.

 

우리는 무심코 뱉는 한마디 말이 “언어폭력”이 될 수도 있고,

혼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화장실 가자고 하는데, “이따가 가자!”혹은 “기저귀 찼으니 그냥 싸라.”하는 것도 요양보호사가 하는 여러 종류의 폭력 중에 하나가 되는 거죠.

 

 

어르신과 건물 산책 중에 잠시 들린 요양원내 성당.

 

우리 요양원에는 저를 너무 좋아하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처음 요양원 실습을 하면서 학교 선생님이 직접 요양원에 오셔서 “실습 테스트”를 하는데,

그때 선택한 분도 이 어르신이었습니다.

 

너무도 어눌한 말투인지라 연세가 많아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원래 정신지체가 있는데다가 집안에만 가둬놓고 지냈던지라,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아 항상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하시는 70대 후반의 남자 어르신입니다.

 

오스트리아(독일)에는 70대 후반의 장애인들이 거의 없습니다.

히틀러의 나치시절에는 유태인뿐 아니라 장애인들도 다 죽여 버렸거든요.

 

이 어르신처럼 엄마가 집안에 감춰놓고 키운 경우에는,

들키지 않아서 살아 계신 것이지 싶습니다.

 

이야기가 또 삼천포로...^^;

 

함께 지내온 세월(3년?)이 있는지라 내가 편하게 이름을 부르는 어르신.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 중에는 “XX부인”, “XX씨”라고 부르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냥 편하게 이름으로 불리시기를 원하는 분들도 계신지라 어르신을 부르는 호칭은 다양합니다.

 

나만 보면 어눌한 말로 “산책”을 가자고 하시는지라,

시간이 조금 나는 오후에는 여름에는 마당으로 겨울에는 건물 내를 돌기도 했었는데..

 

어느 날인가는 손톱깍자는 직원에게  어르신이 너무 강하게 거부를 하시는지라...

무심코 한마디를 했습니다.

 

“자꾸 그러면 이따가 산책 안 갈꺼예요.”

 

그랬더니만 갑자기 울기 시작하셨습니다.

당신이 좋아하시는 “산책”을 안 간다고 하니 서러우셨던 거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인지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제가 지금 무심코 한 말 한마디가 어르신께는 “협박”이 되어버린 거죠.

산책을 좋아하는데 말 안 들으면 안 가겠다니..

 

“알았어요. 미안해요. 내가 하자는 대로 하시면 이따가 갈게요.”

 

이렇게 말씀드려서 어르신의 울음은 그쳤지만.. 내 한마디가 힘없는 어르신께는 두려운 협박이 될수도 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어르신의 정신연령이 3세 수준이라고 해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하시고, 직원 중에서도 날 “예쁘다” 해 주시고, 볼 때마다 내손을 잡으며 나에게 애정을 표현하시는 분이신데..

 

나는 빈말로 한 말이었지만,

그것이 힘없는 어르신에게는 엄청난 위력과 공포를 준 말이었습니다.

 

말을 하면서 팔만 조금 들어도 때리는 줄 아시고 몸을 움찔하시는 어르신.

요양원에서 사시는 어르신에게 요양원의 직원들은 권력자이며 독재자입니다.

 

혹시나 내가 생각 없이 한 행동 때문에 어르신들이 상처가 되지 않을까,

조심 또 조심하면서 해야하는 요양원 근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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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03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