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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절대 쉽지 않는 직업교육, 요양보호사

by 프라우지니 2016.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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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실습요양원에 처음 보는 외국인 실습생이 왔습니다.

 

하긴 우리 요양원에 젤 눈에 띄는 외국인 실습생은 저이지 싶습니다.

동 유럽인, 아랍인보다 더 눈에 띄는 외국인이 동양인이니 말이죠.

 

같은 실습생이라고 해도 서로 통성명하고 뭐 그러지는 않습니다.

서로 근무하느라 바쁘니 말이죠.

 

 

실제 오후의 마당에 모인 요양원 어르신들과 직원들입니다.

 

바쁜 오전근무를 끝내고 오후에 어르신 몇 분을 모시고 마당의 그늘아래서 시간을 보낼 쯤에서야 그 외국인 실습생과 잠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실습생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직업교육 시작하기 전에 직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하는 “일종의 맛보기 실습”

보통은 40시간 (4일) 실습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직업교육을 시작하면서 하게 되는 기나긴 실습. (저 인거죠^^)

이건 사실 실습이라기보다는 근무라고 해야 맞습니다.

직업교육과정에 해야 하는 “실습”과 실습이 없을 때 해야 하는 “근무”

 

외국인 실습생의 외모는 인도인 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인도인과 아랍계통의 외모는 많이 다를진데, 이란에서 왔다고 하니 그러려니 합니다.

 

 

 

 

실습생은 하얀 이름표를 사용합니다.

맛보기 실습생은 단 며칠뿐이니 종이에 손으로 적어 넣은 이름표를 사용합니다.

 

제 이름은...

정확히, 제대로 교정 했었었는디....

 

 

http://jinny1970.tistory.com/1761

내가 찾은 내 이름

 

병원실습 3달 동안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오니, 제 이름이 달라졌습니다.^^;

 

불리는 사람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기네가 부르기 편한 대로 부르고 있습니다.

“신”이라니 (그건 내 성이구먼...^^;)

 

하. 지. 만.

 

앞으로 6개월만 근무하면 되니 다른 직원들이 절 “시니”라고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나랑 친한 직원들은 절 제대로 불러주니 말이죠.

 

또 이야기가 샜습니다.^^;

 

 

우리요양원의 관리직 누구의 소개로 일단 “맛보기 실습”을 와서 3일차 라고 했습니다.

 

요양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생각보다는 할 만한지 그녀는 “직업교육”에 대해서 물어왔습니다.

 

외국인들이 보통 만나서 하는 대화는 비슷합니다.

그녀가 나에게 먼저 물어왔습니다.

 

“여기 온 지 얼마나 됐어요?”

“저는 이제 5년 넘어 가구요. 직업교육 시작한지는 1년 반이 되어가네요.”

“독일어 엄청 잘하시던데...”

“잘하기는요. 아직도 사투리는 잘 못 알아듣는데..“온지 얼마나 됐어요?”
“이제 1년 반째 되가고, 독일어는 초급 수준이예요.”

“그럼 여기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다 새롭겠네요.”

“네, 오가는 대화중 대부분은 못 알아들어요.”

 

독일어 초급이면 내가 필요한 말만 어느 정도 하는 수준인데..

그 수준으로 요양원에서 오가는 전문용어들을 알아듣는 건 힘들죠.^^;

 

맛보기 실습을 해 보니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만만히 보였는지...

그녀가 “직업교육”에 흥미를 보였습니다.

 

직업교육이 100% 라고 한다면 요양원에서 사용하는 전문지식은 채 3%도 안 됩니다.

그래서 직업교육이 얼마나 어려울지 절대 상상이 불가능하죠.^^;

 

100% 되는 엄청난 전문지식을 직업 교육 중에 습득하게 되지만..

 

사실 요양원에서 하는 주요 업무는...

 

 “몸을 씻겨드리고, 옷을 갈아 입혀드리고, 음식을 먹여드리고, 침대에서 휠체어로 어르신들을 옮길 때,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굳이 사용하는 전문지식을 손으로 꼽아보자면..

 

어르신들 몸을 씻겨드리는 동안에 신체에 어떤 증상 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각 씻겨드린 어르신들의 여러 증상들을 직원 회의 때 하게 되죠.

 

예를 들어..

 

“우측 대퇴부에 피멍이 2개 잡혀있고, 등에는 긁어서 피가 맺혀있고..”

“척추에 눌린 자욱이 생겼는데, 욕창으로 진행될 거 같다.”

 

뭐 이런 정도입니다.

 

요양원에서는 직업 교육 중에 있는 “간호조무사”의 전문지식이 전혀 필요 없습니다.^^;

이러니 “요양보호사”직업교육과정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불가죠.

 

이제 오스트리아에 온지 1년 반 된 아낙이 만만해 보이는 “요양보호사”직업교육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저에게 물어오는데, 이것이 참 권하기 쉽지 않습니다.

절대 쉽지 않으니 말이죠.^^;

 

초급수준의 독일어로는 일단 입학시험에서 떨어질 거 같지만..

물어오니 일단 이야기를 해 줘야 하는 거죠.^^

 

“나도 독일어 중급수준으로 직업교육을 시작했는데, 다른 외국인 같은 경우는 여기서 산지 10~20년 된 외국인들도 어려워하는지라.. 이 직업교육이 생각보다 절대 쉽지 않아요.”

“그렇게 어려워요?”

“일단 의학 전문서적을 봐야하는데, 그 단어들이 다 새롭죠.”

“그럼 시험을 어떻게 봐요?”

“외국인 학생 같은 경우는 다 외워야 시험을 볼 수 있어요.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시험 봐도 낙제하기 일쑤이고, 직업교육 중에 힘들어서 그냥 떨어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럼 내 초급수준으로는 힘들겠네요.”

“내 생각에는 일단 독일어 수준을 조금 더 키우고,

직업교육 전에 책을 구해서 읽어 보는 것이 좋죠.”

“그렇게 어렵다니 엄두내기 힘들겠는걸요.”

“직업교육이 어렵기는 하지만, 하려고 노력하고 재미를 붙이면 나름 할 만하답니다.”

 

관심을 보이니 일단 이렇게 대답을 했지만, 원어민도 힘들어 하는 직업교육인지라...

 

매 학기 치러야하는 시험들에 리포트에 발표까지 있는데 어디에서도 시험에 관한 정보가 없답니다.

 

우리 반 사람들이 인터넷에 “카리타스 학교 시험”뭐 이런 식으로 검색을 해봤는데, 하나도 나온 것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어딘가에서 정보를 얻으면 조금 더 수월하겠지만, 그것이 없으니 다들 “맨땅에 헤딩“인거죠.

 

우리학교는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미 졸업한 사람들)이 (봤던)시험지들을 (무료로) 나눠 준다고 하는데, 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이런 혜택은 누리지 못했습니다.

 

하긴 이런 시험지를 구한다고 해도 시험문제가 매번 똑같이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대충 “아하~ 시험이 이런 식으로 출제되는구나!”하는 정도의 정보만 얻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학교와 같은 직업교육을 하는 사설학원인 BFI의 “요양보호사”과정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미 모든 시험을 치르고 졸업한 사람들이 2년 동안 본 모든 시험지와 리포트들을 몽땅 500유로에 판매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이고 2년 과정의 모든 시험지가 500유로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죠. 특히나 외국인 같은 경우는 기필코 수중에 넣어야 하는 품목일거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번 시험이 똑같이 나온다면, 따로 공부할 필요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죠.

(물론 이걸 추천 하는 건 아닙니다. 이왕에 하는 거 열공 해야 머릿속에 남는 것도 있죠.^^)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어렵다고 나자빠지는 직업교육을 받는 외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받았음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지만, 아직 배울 준비와 자격이 안 된 외국인들이 하겠다고 덤벼들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것을 보는 것은 사실 별로입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면 “멍청한 외국인”이라고 더 손가락질을 받거든요.

 

하지만 정말로 하고자 하는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외국인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멀고 험한 2년간의 과정이지만, 그 기간 동안 배우는 것들은 실로 엄청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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