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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마음에 안 드는 내 실습평과서

by 프라우지니 2016.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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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스트리아의 “요양보호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실습을 했습니다.

 

“요양원 실습 320시간“, ”데이센터 160시간“, ”방문요양 160시간“ 그리고 병원실습 320시간.

지금까지 마친 모든 실습에는 항상 ”실습평가서“가 따라왔습니다.

 

처음 요양원 실습 때는 정말로 제가 하나도 모를 때인지라 그저 열심히 했음에도 “올백”은 받지 못했습니다. 물론 아주 긍정적인 결과 (점수로 따지면 1등급) 이기는 했지만, 제가 노력한 것에 비해서 조금 덜 미치는 결과인지라 제가 “거기까지 밖에 안 되나 부다..“ 하는 한계점을 느껴야 했습니다.

 

"너는 말(독일어)이 안 되잖아!"

 

이 말 한마디면 저는 할 말 없는 외국인 아낙 일뿐입니다.^^;

 

그리고 간 데이센터 요양원!

 

20여명의 어르신들이 매일 오전9시에서 오후 4시까지 머무시는 공간에서 저는 160시간동안 열심히 음식을 나르고, 먹여 드리고, 같이 게임을 하고, 건물 내 이동하실 때 옆에서 부축도 해 드리고, 함께 산책도 하면서 요양원에서 궁디만 닦아 드리는 “간병”과는 차원이 다른 정말로 몸도 마음도 편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곳에서 2번 (중간/최종평가)에 걸친 평가에서 “올백”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각각의 질문에 전부 “그렇다”를 받았다는 이야기죠!

 

여기서 잠깐!

 

대답은 4가지가 있습니다.

그렇다 (3점), 거의 그렇다(2점), 거의 아니다(1점), 아니다(0점)

각 문항의 대답의 점수를 합계해서 등급이 나눠어지죠. 1등급부터 낙제인 5등급까지.

 

물론 어느 정도 열심히만 하고, 잘 웃어주는 실습생이면 모두 받을 수 있는,

“실습평가”가 다른 곳에 비해서 조금 너그러운 곳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방문요양 160시간은 새벽 6시에 시작해서 보통 정오나 오후 1~2시경이면 끝나는 실습 이였지만, 같이 이동하는 인간이 실습생인 저를 앞세우고는 자기는 제 실습 시간 내내 거의 놀면서 편한 생활을 했었죠.

 

어떤 인간형 이였는지 궁금 하신분 만 클릭하세용~^^

 

http://jinny1970.tistory.com/1752

드디어 끝낸 방문요양실습

 

실습의 마지막 날 하게 된 “실습평가서”는 뜻밖에도 저와 2달을 같이 다닌 직원 O가 아닌..

"방문요양 지역 책임자"인 간호사와 하게 되서 참 많이 쫄았었습니다.

 

질문도 방문요양하면서 한 일이나 본것이 대한 질문이 아닌.. "이론"이였습니다.

30분 넘게 열심히 대답을 했더니만 올백에서 4개가 “거의 그렇다”로 나왔습니다.

 

“나는 역시 외국인이여서 전부 ”그렇다“는 안 되는 모양이구나...”

 

독일어가 모국어라면 대충 둘러대는 재주라고 있을 텐데, 난 정말로 알고 있는 거만 대답을 하게 되니 아무래도 임기응변이 아주 많이 딸리거든요.

 

그 당시 저와 함께 방문요양실습을 했던 우리 반 학생 중에 한명도 저와 같은 지역 이였던지라 저를 평가한 같은 “지역책임자”와 마지막 실습평가 인터뷰를 했었는데...

 

저는 “거의 그렇다” 4개를 받았는데..

그 친구는 원어민임에도 “거의 그렇다”를 저보다 한 개 더 받았더라구요.

(5개 받았다는 이야기죠) 

 

이때 알았습니다.

외국인이여서 하는 차별이 아니라 정말로 그 사람의 실습이나 이론을 제대로 평가 한다는 것을... (사실 그 친구도 공부도, 실습도 저만큼 열심히 하는 친구였거든요.)

 

 

 

위는 첫 실습지인 내과 간호사들의 평가입니다. 실습하는 동안 저의 실습태도는 모든 직원의 감시를 받게되며 모든 직원은 저의 태도에 대해서 위와 같이 기록을 합니다. 여기서 고쳐야 할점이 나오면 얼른 수정해야하죠.

 

그리고 젤 힘들다고 손꼽는 병원실습! 첫 실습장인 내과에서 평가서를 올백(전부 그렇다^^) 으로 맞고 보니 제가 더 기새등등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첫 실습지에서 받는 평가서입니다.

평가는 4개의 항목에 맞춰서 하게되며 중간평가에서 조금 덜 나온 점수는 노력해서 최종평가에서 더 나은 성적을 올려야 합니다. 물론 내과에서는 중간에 지적된 것들에 더 신경을 써서 올백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 또한 최고점을 받기위해 최선을 다하기는 했습니다. 양말에 구멍이 나도록 뛰어다니는 건 기본이고, 어디선가 부르면 젤 신속하게 달려가고, 항상 상냥하게 웃으면서 환자들이나 간호사들을 대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제게 쥐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독일어) 서류 정리" 또한 여기저기서 물어보며 나름 환자의 상태를 병원내의 컴퓨터에 기록하는 일도 했었습니다.

 

두 번째 실습장인 비뇨기/종양학과!

여기는 전 실습장인 내과에서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조금 한가해지는 병동의 오후시간!

간호사들은 다 사무실에서 놀고 있을 때도 저 혼자 호출을 하는 병실들을 누비고 다녔죠.

 

자기들끼리도 웃으면서 ......

 

"일은 너가 해! 우리는 나중에 컨트롤만 할께! ㅋㅋㅋㅋ"

 

 

 

이들은 저에게 아주 많이 호의적이였고, 저또한 팀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됐고, 저의 근무 태도에 대해서 대부분 칭찬의 글입니다.  (이거 독일어 못 읽는다고 뻥치는거 아니여?)

 

그래도 열심히 했습니다. 나중에 받게 될 올백의 평가서를 위해서 말이죠.

그렇게 최선을 다했건만...

 

 

사실 아직 배우고 있는 상태의 학생인지라 전문인인 그들에 비하면 많이 딸리는것이 사실이죠. 그래도 열심히 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응원의 의미로 올백을 주면 좋았을텐데...^^;

 

 “거의 그렇다”가 4개나 나왔습니다.

점수로 따지면 그래도 1등급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내가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니고 환자들에게 친절했는지 자기네들이 더 잘 알면서...^^;

올백으로 만들어준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실습생"이였음에도 조금 짠 평가를 내린 거 같아서 말이죠.

평가서가 내 맘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저는 병원실습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평가서는 조금 짜게 했지만, 일하는 동안에는 저를 구박하지 않고 같이 일하는 동료도 대해준 것은 두고두고 참 감사할 일입니다.

 

지금까지 했던 실습 중에 제가 최고로 꼽는 실습장이 “병원”인 것은..

 

저를 인정 해 주고, 봐주고, 뒤에서 부족한 점들을 받쳐준 그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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