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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드디어 끝낸 방문요양실습

by 프라우지니 2016.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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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요양실습"을 끝낸 지는 조금 됐지만..

오늘은 제가 끝낸 “방문요양실습”에 대한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160시간이 생각보다는 긴지라 저는 이 실습을 끝내는데 2달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루 8시간 근무면 한 달만 하면 끝낼 수 있는 시간 이였지만, 저는 1주일에 2번은 학교를 가는지라, 나머지 3일 동안만 실습을 나갔더랬습니다.

 

방문요양은 생각보다 아주 많이 피곤했었습니다.^^;

방문요양이 다른 실습보다 힘들었던 이유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해서 말이죠.^^;

 

학교 가는 날은 아침 6시에 일어나면 되는데, 방문요양 실습은 아침 6시 30분에 저와 일하는 담당자와 만나야 하는 관계로 저는 그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하니, 1주일 내내 새벽5시30분 혹은 6시(학교 가는 날)에 일어나야 했고,남편도 덕분에 피곤한 두 달을 보냈죠^^;

 

왜 제 남편이 덕분에 피곤한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711

감사한 남편의외조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받는 저 같은 실습생들이 여기저기 실습을 다니는 이유는...

많이 보고, 많이 경험 해 보라는 이유입니다.

 

방문요양도 여기 저기 많은 가정을 방문을 해 보고 어떤 분들이 어떻게 거동이 불편하셔서 방문요양서비스를 받으시는지 많이 보는 것이 이시기에 실습생이 하는 일인데..

 

저는 생각한 것보다 많은 걸 보지는 못했습니다.

 

매일 다른 곳을 방문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같은 곳을 2달 동안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돌았었거든요.^^; 거기에 저랑 함께 다닌 직원(파트너)이 영~아닌지라 빨리 2달이 끝나기만을 매일 바랬었습니다.^^;

 

(어째 지금부터 뒷담화를 하실 모양이시구먼..)

 

저는 여자보다 더 수다스러운 남자는 처음 봤습니다. 남자끼리 모이면 여자들 수다보다 훨씬 더 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제가 만난 제 파트너의 수다는 성별을 떠나서 “왕”이였습니다.

 

물론 나중에 친해진 다음에 저희가 방문한 고객들이 저에게 해준 말입니다.

 

“O(파트너 이름)는 수다를 떠느라 씻고나서 로션 바르는 것도 자주 까먹는다니..”

 

“일하는 시간보다 수다 떠는 시간이 더 길어”

 

당사자에게는 하지 못하는 이런 불평들을 실습생인 저에게만 했습니다. (저는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실습생이라) 이런 이야기를 듣고 동감한다는 뜻으로 고객과 서로 킥킥대고 웃는 선에서 끝냈습니다. 고객의 집에 들어가면 O는 신문 들고 거실에 앉아서는 신문을 읽으면서 노는지라, 사실 일은 저 혼자 했었거든요.^^;

 

말이 고객이지 도움을 받으시는 입장이신지라, 불편한 점이 있어도 대놓고 말하지 못하시는, 어찌 보면 불쌍한 고객들이십니다.

 

요양보호사가 와서 일은 안하고 수다를 떨어대느라 주문한 시간보다 오래 걸려서 그 추가시간에 대한 요금을 지불하시면서도 아무 말도 못하시죠.

 

성질대로 사무실에 전화해서 “요양보호사가 일하는 시간에 일도 제대로 안하고, 시간만 두 배로 축내면서 그따위로 날로 먹으려고 하냐”고 따졌다가는 그 다음날 그 요양보호사의 불편한 손길을 느끼실 수도 있거든요.

고객 불만이 접수되면 바로 담당직원에게 내용을 알리는지라...^^;

 

뭐 이런 구조인지라, 담당 요양보호사가 조금 불성실해도 웃으면서 “잘 부탁합니다!”하는 정도이지 바로 사무실에 전화해서 “바꿔줘요!”는 못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와 같이 다니는 O 도 실습생으로 봐서는 “절대 배우고 싶지 않는 직원”이지만 함께 해야 하니 그저 하루하루 날짜를 지우는 마음으로 살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실습시간이 지옥은 아니었습니다.

고객님들과는 사이(?)가 좋았었거든요.

 

 

 

 

실습 마지막 날이라고, 한 고객님의 부인께서는 초콜릿을 2개나 주셨습니다.

 

“2달 동안 매일 찾아와서 내 남편 씻겨주고, 입혀주고 한 거 고마워요.

앞으로 남은 공부와 실습 잘 마치길 바래요.

싹싹하게 일도 잘하고, 우리 남편 정성으로 돌봐줘서 내가 너무 좋았어요.“

 

왔다가 가는 실습생임에도 감사하다고 표현 해 주시니 오히려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제가 만나던 고객님들은 다음번에도 만나면 반가울 거 같고, 다음번에 다시 방문해도 반가울 거 같지만, 저와 함께 했던 직원인 O 랑은 절대 안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제 허리가 안 좋다고 어르신 침대에서 휠체어 옮기는 거만 좀 도와달라고 하니 도와줄 생각은 안하고 혼자서 움직이지 못하는 어르신을 향해서 하시는 한 말씀!

 

“어르신, 실습생이 허리가 안 좋다고 하니 어르신이 조금 도와주세요!”

 

헉^^; 도와달라고 자기한테 이야기했는데, 거동을 못하시는 어르신께 “당신이 스스로 침대에서 휠체어로 앉으세요.” 라는 꼴입니다.

 

나 데리고 다니면서 자기가 하는 일이라고는 고객들을 찾아다닐 때 이동하는 차 운전 하는 것뿐인데,(운전수냐?) 무거운 고객 이동 해 주는 정도는 내가 부탁하지 않아도 해 줄만 하건만..

 

실습생 데리고 다니면서 가르치지는 않고 2달 동안 휴가를 즐기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같은 부탁을 두어 번 하니 이번에는 날 빤히 보면서 이런 말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허리가 안 좋으면 이 직업교육은 그만 둬야지.”

 

사실 80kg 넘는 할배를 들어 옮기는 일은 성인남성도 쉽지 않는 일인데, 연약한(정말?) 여자 실습생에게는 조금 많이 버거운지라 도와달라고 몇 번 했더니만, 참 감사한 멘트도 날리셨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버거운 방문요양 실습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O는 시시때때로 저에게 물었었습니다.

 

“너는 나랑 일하는 것이 만족스럽니? 나는 너랑 일 하는 것이 만족스러운데”

 

“너 대신에 일은 내가 다 하는데, 니가 만족스러운 건 당연한 거 아니여?”

 

이런 말이 목까지 넘어왔지만, 혹시나 부정적인 “실습 결과서”를 받을까봐 그저 방실거리고 웃고 있었습니다.

 

실습생여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좋지만, 실습생이여서 마구 이용하려고 덤비는 사람들도 있는지라, 빨리 실습생 신분을 떨치고 싶었던 방문요양실습이였습니다.^^;

 

저는 다시 제 실습요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낯익은 어르신들을 다시 뵙는 것도 좋고, 이제는 실습생이 아닌 동료(그래도 난 실습생 신분^)로 맞이 해 주는 요양원이 이제는 우리 집같이 느껴지는걸 보니 이제는 직업교육의 중반쯤 온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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