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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해주는 병간호

by 프라우지니 2016.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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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자주 아픈(감기?) 남편이 병가 중에 안 하는 행동이 하나 있습니다.

 

혹시나 마눌한테 옮길까 싶어서 마눌이 곁에 오는 걸 엄청 꺼려합니다.

장난으로 제가 가까이 가면 저를 밀어내고, 그래도 안 되면 도망을 갑니다.^^;

마눌의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행동인지라 참 감사한데...

반대의 상황이 되면 참 많이 섭섭해집니다.^^;

아파서 누워있는 마눌에게 인사를 하고 출근할 때도 절대 가까이 오지 않고 멀리서 그냥 손만 흔들어주고, 집에 와서도 마눌이 혹시나 자기 옆에 올까봐 아주 무서워합니다.^^;

사실 남편은 저보다 면역력이 약해서 사실 많이 조심을 해야 하기는 합니다.^^;

보통 주말은 시어머니가 해 주시는 음식을 먹지만, 최근 들어서는 어머니가 오라고 해도 저희가 자주 사양을 했었습니다. 어머니가 고생 하시는 거 같아서 말이죠. 몇 주를 계속 사양했더니 이번 주는 꼭 함께 먹어야겠다는 시어머니.

할 수 없이 남편은 시어머니께 제가 아프다는 걸 전했습니다. 한 집에 살아도 출입구가 다르고, 아들부부는 항상 아침 일찍 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관계로 평일은 거의 얼굴을 못보고 사는 고부지간입니다.^^;

“엄마, 지금 지니가 아파서 밥 먹으러 못 가요.”

“어디가 아픈데 그래? 치킨스프라고 끓일까?”

우리 방으로 들어서시는 시어머니를 제가 큰소리로 막았습니다.

 

“엄마! 스톱! 여기 들어오면 안 되니까 얼른 가세요.”

“왜? 어디가 아픈데?”

“저 지금 병원에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된 상태예요.

제가 엄마나 아빠 근처로 가면 옮길 수도 있으니 웬만하면 저랑 멀리 떨어져 계세요.”

“그래도..내가 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되요. 얼른 돌아가세요. 남편, 빨리 엄마 가시라고 해!”

이렇게 시어머니를 우리 방에서 나가시게 했습니다.

 

옆에 있는 남편이야 조심을 하고 있고, 또 옮았다고 해도 아직 건장한 중년이니 빨리 회복을 하겠지만, 이미 70대를 바라보고 계시는 시부모님은 빠른 회복을 장담 할 수 없으니 조심해야죠!^^;

남편이 늘어지게 잠자고 쉴 수 있는 주말! 토요일 오후에 아프다는 핑계로 침대에 늘어져서 TV의 요리프로 보고 있던 마눌이 갑자기 쉬고 있는 남편을 불렀습니다.

“남편,(이건 한국말로 합니다.) 나 스파게티가 먹고 싶어. 냉동실에 아직 갈은 고기 있지?

아픈 마눌을 위해서 ”스파게티 볼로네제” 한 번 해 봐봐!”

사실 남편은 평소에는 집에서 손 하나 까닥하지 않는 인간형입니다. 가끔씩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해먹기는 하지만, 해 먹은 후에 산더미 같은 설거지는 다 쌓아놓는지라 설거지및 뒷정리를 하는 마눌을 열 받게 하는 일들을 자주 있었던 최근입니다.^^;

평소 같으면 뭘 해달라고 해도 “안 들려요~”로 일관하는 남편인디...

역시 마눌이 아프니 반응이 빨리 옵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일어나서는 주방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났나? 남편이 급하게 마눌을 불렀습니다.

 

“Hase 하제(토끼^^), 빨리 와, 요리 다 했다.”

그래서 느릿하게 주방에 올라가보니 남편이 방금 만든 스파게티랑 샐러드를 마눌 앞에 내밉니다.^^

 

 

아파서 입맛도 없는 상태였는데, 이날 스파게티는 다른 날보다 훨씬 더 맛있었던지라 다 먹었습니다.

저는 남편이 아파서 해달라는 음식을 한 번에 해주지도 않고, 해준다고 해도 엄청 궁시렁거리는디...

 

관련된 이야기는 아래를 클릭하시면 읽으실 수 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765

유럽에 있는 하얀 죽

남편의 아픈 마눌의 주문을 받고 군소리 없이 요리를 해서 마눌을 먹인 후에 설거지하고 주방정리까지 제대로 끝내놓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음 같아서야 고마운 남편에게 뽀뽀라고 날리고 싶지만, 아픈 마눌인지라 한다고 받지도 않는 남편에게 그냥 말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가끔씩은 아파봐야 남편이 얼마나 나를 배려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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