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내가 해보고 싶은 것, 모자 뜨기

by 프라우지니 2016. 2. 23.
반응형

 

얼마 전부터 제가 배워보고 싶고, 해 보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제가 다니는 실습요양원의 청소부들이 청소하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열심히 뜨던 것이 있었습니다.

 

“청소부가 청소나 반짝거리게 할 일이지 왜 근무시간에 앉아서 땡땡이를 치누?”

 

우리 요양원에서 유일하게 “아무나” 일 할 수 있는 직급임에도 참 거만하게 굴던 청소부들인지라 그들이 논다고 해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습니다.

 

모르죠! 저처럼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아! 다른 직원들은 “아무나” 일 할 수 없냐구요?

 

청소부 외의 직원들은 “간호사”, “요양보호사” 그리고 "Heimhilfe 하임힐페“입니다.

 

간호사, 요양보호사는 2~3년 정도의 직업교육을 빡세게 한 후에 국가고시까지 보고 자격증을 획득한 뒤에 이곳에서 근무가 가능하고, 젤 직급이 낮은 ”하임힐페“도 최소 6개월 이상의 이론과 실습을 거친 후에 국가고시를 봐야하죠.

 

이쯤에서 우리 요양원에 근무하는 청소부들이 궁금하신 분들만 클릭하세용~^^

 

 

http://jinny1970.tistory.com/1592

우리 요양원 권력자

 

처음에는 몇 날 며칠을 땡땡이치는 줄 알았던 청소부들이였는데, 조금 시간이 날 때 “도대체 뭘 하는 건가?” 들여다보니 나름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청소부 둘이 앉아서 오후시간 내내 하던 것은 아주 작은 모자 뜨기였습니다.

코바늘 하나로 털실을 둘둘 감아서 후딱 만들어내는 털모자!

 

한가한 오후시간이라고 해도 저는 부르면 뛰어 가야하는 실습생인지라, 오가면서 이 청소부들이 뜨는 모자를 구경만 했습니다.

 

나도 옆에 앉아서 어떻게 뜨는지 배우고 같이 뜨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일단은 저는 털모자 뜨는 일이 아닌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일을 해야 하는 직원이지라, 배우고 싶다고 옆에 앉아서 배울 시간은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옆에 앉아서 배우고 싶다고 순순히 가르쳐줄 청소부들도 아니고 말이죠.

 

전 젤 만만한 실습생이거든요.^^;

그래서 그 털모자를 뜨는 내내 곁눈질로 구경만 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요양원 실내장식도 바뀌면서 털모자들이 등장했습니다.

 

요양원내 이곳저곳에 걸려있는 모자가 족히 백 개는 넘는걸 봐서, 청소부들이 청소하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열심히 뜬 모양입니다.

 

여러 가지색과 패턴으로 만들어진 작은 모자가 참 앙증맞습니다.

나도 한번 떠보고 싶었는데...^^

 

 

 

 

이때쯤에 슈퍼에서 기획 상품으로 나온 제품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내가 직접 만들어서 남편에게 주고 싶었던 그 털모자!

(이 아낙 자기가 직접 갖고 싶은 것이 아닐까?)

 

만드는 법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고, 코바늘까지 들어있다니.

얼른 제품하나를 집어 들었지만, 잠시 고민하다가 살짝 내려놨습니다.^^;

 

 

 

 

털실3개에 코바늘이 들어있는 제품가격이 15유로.

털모자 하나를 사고도 남을 가격입니다.

 

가격은 쪼매 세지만 한번쯤 만들어 볼 의지도 강한데...

문제는 이것을 앉아서 뜨고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고?)

 

하지만 언제 시간이 나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코바늘 모자 뜨기”입니다.

 

물론 모자를 뜨기 위한 충족 조건이 다 갖춰져야 하지만 말이죠.

시간 ,털실, 코바늘과 가장 중요한, 어떻게 뜨는지 자세한 설명서!^^

 

언제가 될는지 모르지만, 제가 모자를 뜨게 되면 여러분께 젤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