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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와 같은 처지, 실습생

by 프라우지니 2016.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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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몰랐습니다.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저와 같은 실습생은 그렇다 치고,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저와 같은 처지의

총각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눈을

맞추고 눈인사를 합니다.^^

 

우선 저의 처지를 설명하자면...

 

2년짜리 직업 교육에서 받고 있는 중이고,

 

교육기간 동안에 학교에서는

이론 1200시간을 이수하면서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시험들을 해 치워야 하고...

 

실습 1200시간은 그 시간대로

요양원, 데이센터, 방문요양, 병원을

옮겨 다니면서 아주 성실하게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무료로 일해주면서도 실습장에서

저에게 주는 “평가서”를 긍정적으로

받기 위해서 엄청, 많이, 그리고

아주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실습은 특히나 힘든지라 같은

실습생을 만나면 서로 힘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실습중인 병원에서도

저와 같은 처지를 만났었습니다.

 

그 친구들의 무사히 실습을 마칠 때는

마치 제 일 인 것처럼 얼마나 신이 나던지...^^

 

저의 1차 실습장이던 내과에서

3년 과정의 “간호사”직업교육의 마지막 과정에

있던 2명의 실습생을 만났었습니다.

 

“이제 한 달만 실습을 마치면

직업교육이 완전히 끝난다.“고 했던

나에게 참 친절했던 실습생들.

 

그녀들은 마지막 그 한 달의 실습을

저와 함께 마친 후에 내과를 떠났습니다.

 

 

직업교육을 완전히 마친 그녀들이

다시 그 “내과”로 정식 간호사로

온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저도 실습을 마치고 내과를 떠나야 했던지라

그녀들이 정말로 “간호사“로 일하게 되는 것은

안타깝게도 보지 못했죠.

 

 

 

 

다시 돌아올 그녀들을 위해서 내과에서는

선물을 준비 해 두고 있었습니다.

 

간호사들이 사용하는 집게 시계와

가위를 예쁘게 포장해서 새로 오게 될

멤버를 기다리는 참 인간성 넘치는

내과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는 우리나라처럼
“간호전문 대학교”
이런 전문 교육기관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병원에 간호사들의
교육시키는 부속 학원이 딸려있죠.

대부분은 3년 혹은 3년 반의 과정을
병원에서 배우고 실습 하는 거죠.

 

병원에서는 3년 동안 무료인력을
얻을 수 있어서 좋고, 일 잘하는 인재는
직업 교육 중에 뽑아서 바로 현장투입이
가능하니 좋고 말이죠.

학생 같은 경우도 병원 부속 학원이다 보니
직업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바로 취직이 되니
꽤 매력 있는 교육기관입니다.

 

제가 실습중인 “자비로운 수녀님 병원” 그리고
바로 옆 건물인 “자비로운 신부님 병원”은
같은 기관소속으로제가 실습중인
병원에도 “3년 과정의 간호사
교육”
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와 3년차의 마지막 실습을 마쳤던
2명의 아가씨도 “자비로운 수녀님 병원”의
부속 학원에서 교육을 받은지라
교육을 마치고 바로 병원의 한 부서인
내과로 바로 취직이 된 거죠.^^

 

 

저와 같은 실습생이 같은

업종(간호사, 요양보호사?)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스트리아의 교육제도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졸학력으로 기술을 배우는

직종에 견습(공)제도가 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516

 

유럽 직업의 세계속 실습생 제도, Lehrling 레링

유럽은 한국과는 다른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한국같은 경우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3년, 고등학교 3년에 다시 대학교 4년, 총 16년을 배워야 하죠. 유럽은 우리나라처럼 대학까지 가

jinny1970.tistory.com

 

원래는 기술을 배우는 직종에서

시작된 제도가 아닌가 싶은데..

 

오스트리아의 모든 회사에서 이 제도를

이용해서 중학교를(혹은 고졸) 졸업한

15살짜리 청소년들에게 3년 교육을 시킨 후에

정직원으로 고용하는 거 같습니다.

 

회사에서도 고용되는 견습생의 나이를 제한하는데,

큰 기업 같은 경우는 만 20세로 견습생의

나이를 제한 한다고 전에 BIPA라는 회사에

20살 나이로 견습생활을 시작한

터키 아가씨에게서 들었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일반회사뿐 아니라,

관공서에서도 이 “견습생”을 고용해서

교육을 시키고 있어서 어린 나이에

일찍 자신이 원하는 직업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되기는 하지만,

 

이 제도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대학 진학률이

낮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제가 자주 가는 “Lidl리들” 이라는

슈퍼마켓에도 저와 같은 실습생이 있습니다.

 

물론 “실습생 Praktikant”이라는 이름 대신에

“견습생 Lehrling”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직업교육을 받는 3년 동안

“긍정적인 근무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실습생”이죠.

 

 

 

슈퍼마켓의 계산대에서 아주 짧은 대화

몇 번만 해봤던 슈퍼마켓 Lidl리들 “견습생”

 

이번에도 돈을 주고받는

아주 짧은 시간에 얼른 물어봤습니다.

 

“올해가 마지막 해지?
이제 얼마나 남았어?”

“이제 8월이면 이 생활 끝이야.”

“잘 됐다.
그럼 여기서 일 할 거야?”

“아니, 린츠에 살아서 아마도 집 근처 근무하지 싶어.”

“그럼 얼굴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

“그래도 앞으로 몇 달 남았지.^^”

 

이제 견습생(실습생) 생활을 마치고

사회인으로 거듭날 나와는

상관없는 한 오스트리아 청년의 일인데,

 

같은 실습생이라는 이유가 마치

내 일처럼 기분 좋고 신나는 일이 됩니다.

 

 

 

국적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사람들이지만,

실습생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우리는 비슷한 것을 공유하고

느끼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실습이

조금 덜 힘든 거 같습니다.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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