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단돈 1유로짜리 선물을 직접 받기도 했고, 직접 줘보기도 했습니다.
싸구려라고 욕하지 않았고, 저 또한 내 선물을 받으신 분이 실망하시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선물한 그것을 받고 그 사람이 실망했는지 안했는지는 어찌 아누?)
제가 받은 단돈 1유로짜리 선물은 해부학 책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요양보호사”과정을 공부(까지는 아닌..)할 때 “해부학”까지 볼 필요는 없겠지만, 이곳에서는 “해부학”에 “인체학”, “영양학”등등 아무튼 이런저런 의학적인 ~학들을 많이 배운답니다.^^;
작년 12월 시부모님과 함께 비엔나 시누이집에 가서 시부모님은 시누이랑 관광을 가시고, 저희부부는 따로 떨어져 비엔나 시내를 다니다가 한 관광지 구석의 거주민들이 하는 벼룩시장을 봤고 그곳을 구경하다가 발견한 “해부학”책!
완전 칼라에 각 신체기관의 단어까지!
어느 의학생이 팔아치운 것으로 보이는 해부학책!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전부 싸구려는 아니죠.
장사꾼들이 사는 사람의 인상을 봐가면서 금액을 부르거든요.^^;
해부학 책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우리를 빤히 보던 장사꾼이 던진 금액 5유로!
“에이~책도 얇구먼. 뭔 5유로씩이나? 1유로!”
“2유로.”
“이거 여기에 진열해놔도 사갈 사람도 없겠구먼. 뭔 2유로씩이나? 1유로.”
이런 실랑이 끝에 저는 제가 원하는 가격 1유로에 이 책을 업어올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남편을 돌아보면서 한마디 했죠.
“나 잔돈 없으니 당신이 내. 선물을 고맙게 잘 쓸게!”
그리고 전 이 책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단돈 1유로짜리 선물이지만 완전 감사하고 두고두고 유용한 선물입니다.^^
자! 그럼 저는 어떤 1유로짜리 선물을 했냐구요?
시어머니 모시고 시내에서 볼일을 보면서 지나게 된 헌책방.
한 달에 두 번 “두뇌운동 강의”를 다니시는 시어머니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습니다.
헌책방이라고 해도 가격은 헌책이 아닌 이곳인지라 시어머니는 그냥 쳐다만 보고 지나치십니다.
“엄마, 천천히 가세요. 저 금방 따라갈게요.”
시어머니와 나란히 걷다가 얼른 시어머니의 눈길이 머물렀던 그 책이 있는 헌책방으로 갔습니다.
시어머니의 눈길이 머물렀던 그 “두뇌운동”책이 얼마나 하는지 물어나 보려고 말입니다.
헌책이라고는 하나 깨끗한 새 책이었고, 가격 또한 놀랄 가격 단돈 1유로!
후다닥 이 책을 사들고는 다시 시어머니가 앞서 가시는 길을 따라갔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시어머니는 예쁘게 포장된 이 책을 선물로 받으셨습니다.
시어머니가 계시는 거실에 갈 때마다 시어머니가 이 책을 보시는 거 보면 시어머니를 실망시킨 선물은 아닌 모양입니다. 두고두고 보시는 걸 보면 말이죠.
선물이라는 것이 크고, 비싸서 나를 감동시키고 감사한 선물도 있지만, 작고 싸다고 해서 감사하지 않고 날 감동시키지 않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들 선물한다면 말이죠. 제가 해부학 책을 볼 때마다 남편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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