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스트리아에서 요양보호사가 되겠다는 생각에 오스트리아의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우리 집에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한 정보입니다.^^)
그리고 3주차 교육를 마쳤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요양보호사가 되는 과정이 멀기도 하지만(2년), 배우는 것도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방금 몇 과목이나 되나 세어봤더니 25과목입니다.
학기별로 시험이나 프레젠테이션을 25번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거죠.^^;
요양보호사가 되는 과정에서 해부학이 어찌하여 등장하고, 뼈 이름들을 왜 외워야 하며, 왜 세포분열을 배워야 하는지 모르지만, 일단은 시험을 봐야하니 열심히 하려고 하고는 있습니다.^^;
문제는 다 독일어로 배우는 거라..
다시 오스트리아에 온지 8 개월차가 되가는 아낙에게는 숨이 벅찬 나날입니다.^^;
자! 오늘은 우리반 사람들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필기, 면접시험을 볼 때는 내국인(오스트리아 사람)보다 외국인이 더 많았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외국인은 달랑 6명인데, 그중에 2명은 오스트리아에서 20년 이상을 산 사람인지라, 독일어 버벅대면서 벽에 머리찢고 있는 외국인은 4명입니다.
저도 그중에 한 명이죠.^^;
20명중에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딱 두명이고, 그 외는 다 어린데, 우리 반의 절반은 20대의 젊은이들입니다. 21살짜리 아가씨는 자기엄마가 나보다 더 어린 나이라고 해서 졸지에 저를 완전 늙은 중년아낙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우리반 사람들이 카리타스 학교 입학에 앞서서 1박2일 MT를 다녀왔었습니다.
1박2일동안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알고, 팀도 나누어졌죠.
20명이 정원인데 뭐 팀까지 나누나? 했었는데...
10명이 한 팀으로 같은 과목인데도 서로 다른 강사한테 배우고 있습니다.
소그룹으로 만들어서 질높은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모르죠!^^
참, MT에서 아주 재밌는 일이 있었습니다.
“팀을 둘로 나눌겁니다. 팀은 알아서 정하도록 하세요!”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낙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는가..했더니만, 모두 한곳에 몰렸습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보니..
독일어 버벅이는 외국인 4명이 모두 나머지팀으로 남았습니다.^^;
강사가 생각했을 때, 흑인(나이지리아,케냐) 2명과 아시아인(인도,한국) 2명이 한 팀에 있으면 안 되는 거죠! 최소한 외국인은 현지인과 짝이 되어야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가르쳐 줄 수 있는데 말이죠!
“자신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팀에서 나오세요!”
강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인도아낙이 얼른 팀을 탈출했습니다.
저도 생각을 해보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지라 팀에서 나왔습니다.
나머지팀에서 2명이 나왔으니 오스트리아 아낙팀에서 2명이 다른 팀으로 가야 하는데, 아무도 갈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먼 곳만 쳐다봅니다.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도 아무런 변화가 없으니 제가 나온 팀에서 아그네스(케냐 출신)가 나를 부릅니다.
“그냥 다시 돌아 와!”
20명중에 4명이 남자인데, 남자는 2명씩 한팀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니 정해졌고, 나머지 8명의 여자들중에 외국인과 내국인이 골고루 들어가야 하는데, 나이가 있는 아낙들이 같은 팀이 되겠다고 모이니 외국인들이 한곳에 몰리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팀을 나누기 전에 저와 소규모 팀이 되어서 토론을 했던 오스트리아 아낙이 저에게 손짓을 하면서 “너도 얼른 이리 와!”했지만, 정원 10명이 이미 찬 상태에서 가는 것도 무리이고, 그 오라는 말도 진실이 아닌 줄은 알고 있는지라 섣불리 그리고 발길을 옮기지 않았었습니다.
오라고 해도 가지 않았던(진심이 아니였으니..) 팀이였는데, 외국인만 모여 있을 수는 없는지라 가겠다고 나선 이 순간! 나와 인도아낙을 쳐다보던 아낙들의 눈빛, 눈빛들!
“우리 팀에 오려고?”
우여곡절 끝에 저와 인도아낙은 오스트리아 아낙들이 눈빛으로 만든 팀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현지인 8명(남2, 여6)에 외국인 2명!
말 잘 못 한다고 등신, 미진아 취급당하는 학교생활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두고봐라! 너희들이 내가 말 잘못한다고 무시하지만, 어차피 한학기가 지나면 알게 될꺼야.
누가 더 좋은 성적을 받게 될런지..“
모르죠! 이런 오기를 부려보지만, 정말로 제가 그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게 되려는지..
하는데 까지는 열심히 해 보려는 것이 저의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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