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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오스트리아 노동청에서 받은 실업금여

by 프라우지니 2013.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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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에 오스트리아에 잠시 귀국해서 해야 했던 일을 나열해 보자면..


1. 비자연장

2. AMS(오스트리아 노동청)에 실업등록

3. 시부모님을 위한 인터넷카드 충전

4. 내 오스트리아 핸드폰(번호) 충전


위의 두 가지 중에서 1번은 무지하게 중요한 사항이였습니다.

사실은 1번 때문에 제가 비싼 항공료를 내가면서까지 온 것이니 말이죠!

하지만 남편은 1번도 중요하지만, 2번이 중요한 것을 무지하게 강조했었습니다.


제가 오스트리아에 머무는 한달 남짓의 기간동안 노동청에 실업자등록을 꼭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직장을 퇴직하고 2년이 지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지만, 그 중간에 실업등록이 한번 된 상태인 경우에는 2014년에 저희가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왔을 때, 제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그리 기대하지 않았었습니다.

2008년과 2009년도에 제가 6개월씩 일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한국에 나와서 최소 6개월 이상을 머물다 다시 들어갔었거든요.


그때마다 노동청에 실업신고를 하고나면..

“의뢰인은 국내에 280일(인가?) 머물러야 하는데, 외국에 너무 오래 머물러서 실업수당을 받을 수 없다.” 라는 내용의 서류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나는 실업수당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남편이 시키니 했죠!^^


남편의 말에 의하면 이번에는 내가 한 회사에 1년9개월 일을 했으니..

당근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전에도 외국에 머무른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물론 그때는 6개월 근무) 실업수당을 줄 수 없다는 서류를 받았던지라 저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해 보지도 않고 마눌은 말을 했습니다.

 

“전에도 두 번이나 외국에 머문 시간이 길다고 실업수당을 안 줬는데..

이번에는 전 보다 더 길잖아! 실업수당 못 받을 걸?”


“아니야, 이번에는 당신이 회사에 근무한 시간이 길었던 관계로 수당을 받을 거야.

그리고 우리목적은 실업수당이 아니고, 당신이 실업신고를 하는 거야.

이번에 실업신고를 안하고 내년에 들어오면 2년이 넘어버리는데,

그러면 당신이 실업수당을 못 받아.“

마눌이 실업수당을 받는다고 해서 그 돈을 남편이 뺏어가는건 아닙니다.

마눌이 용돈이라도 챙길 수 있게 남편은 여러모로 배려하는 거죠!


“근디..내가 오스트리아 머무는 시간이 기어봐야 2~3주인데 실업신청이 될까?”

“해 봐야지.”

그리고 남편은 그 일로 마눌을 오랜 시간 못 살게 들볶았습니다.


외국인인 마눌이 엉성한 독일어로 묻지도 않는 말을 떠들어 댈까봐 Skype스카이프로  어떻게 노동청 담당자와 대화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연습도 했구요.


어떤 내용이였냐구요? 대체로 담당자가 물어올 것을 예상한 답변이였습니다.


“저는 실업신고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취업은 불가능합니다.“

 

“잠시 실업신고만 하고 싶습니다. 출국 할 때는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2014년 5~6월경에 다시 귀국할 예정입니다.”

(오스트리아 노동청에 실업신고를 하면 정해진 시간에 담당자를 만나서 취업에 관한 상담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취업상담은 못 할 꺼란 의미인거죠!)


미리 상담준비는 열심히 했는데..

문제는 제가 잠시 머무는 동안 실업신고를 받아주느냐가 문제인거죠!

겨우 2~3주 머물면서 실업신고라니...


남편 나름대로 노동청에 이멜을 보내서 문의 한 모양인데..

아주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던 모양인지,“힘들거야”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예 기대를 하지 않고 노동청에 갔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실업신청을 하고, 상담일자를 받은 후에, 그 날짜에 맞춰서 그라츠로 갔습니다.

 

이미 실업신청을 할 때, 오스트리아에 오래 머물지 않을 예정이라고 썼기 때문에 상담원은 제 상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왜 짧은 시간 오스트리아에 머물면서 실업신청을 하려고 해요?”

“제가 오스트리아에 머무는 동안은 일을 안 하는 상황이니 실업신청을 하라고 남편이 그래서요.”(이 답변은 남편이 하라고 했던 말이 아닙니다.^^;-시키는 대로도 안하는 마눌^^)

“오스트리아에 머무는 시간이 얼마 안 되서 실업수당도 안 나올텐데..”

“실업수당 때문에 신고를 하는 것이 아니고, 제가 머무는 동안 등록하고 싶어서요.”


잠시 망설이는 듯한 상담원은 ..

 

“오늘은 이미 시간이 늦었고(근무시간 오후3시30분까지-내 상담시간 3시10분) 서류를 줄테니 작성해서 내일 오세요.”

 

그곳을 떠나면서 가방에 가지고 있던 작은 초코 케잌 2개를 상담원 앞에 살짝꿍 내려놨습니다. 이런 작은 선물들이 뇌물작용을 톡톡히 하거든요. 그 다음날 혹시나 다른 말 하면 안되니..^^


사실 제가 인터넷으로 실업등록을 했다고 해서 확정되는 것이 아니고, 상담원이 OK를 쳐넣야 실업등록이 제대로 확정되는 거죠!


그날 밤 저는 남편의 동료(이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죠! 두 번씩이나 ^^)옆에 앉아서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서류라는 것이 일상 회화로 작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여서 내가 생각한 뜻이 맞는지, 아님 다른 의미가 있는지 물어봐야 하는 것도 있거든요.


그 다음날 아침에 노동청에 서류를 챙겨서 갔습니다.

상담원은 저를 아주 반갑게 맞아주고, 제 서류를 접수시켰습니다.


대체로 딱딱한 일에 관한 대화만 하게 되는데..

그녀는 그녀가 나와 동갑이고, 아들도 있다는 사적인 대화도 하더라구요.

그렇게 나름 즐거운 대화를 하고, 서류도 잘 접수 시키고 나왔습니다.


서류를 잘 접수했다고 하니, 이번에는 남편이 실업수당에 대해서 얘기를 합니다.

 

“조만간 실업수당에 대해서 노동청에서 연락을 해 올 거야.”

“무슨 수당? 실업 등록하는 것이 우리 목표 아니였어?

비자도 받았고, 실업자 등록도 했으니 난 뱅기표 알아보고 출국준비 할 거야.“

“아니야, 며칠 더 기다려 봐!”


남편이 말했던 며칠은 겨우 이틀이였습니다.


 

 

저는 노동청에서 저에게 보낸 이멜을 통해서 서류를 받았습니다.


제가 실업수당을 받는다는..^^

전에 받았던 월급에 근거해서 측정되는 실업수당은 하루에 19.10유로!

인터넷으로 실업신고를 했던 첫날(6월6일)부터 10월23일까지 실업수당이 나오는 군요.


아싸~ 실업수당까지 받는 것이 확인됐으니 난 이제 출국하면 되는거죠!^^


하지만 저는 바로 출국할 수는 없었습니다.

실업수당이 나온다하니 조금 더 있으라는 남편의 엄명(?)이 떨어진지라..^^;


얼마간의 시간을 더 보내고 한국에 들어온 7월!

노동청은 제 통장으로 455유로정도를 송금했습니다.


한국인임에도 한국 노동청에서는 받아본 적이 없는 실업수당인데..

오스트리아에서 실업수당을 받게 되니 기분이 그렇습니다.


마눌이 실업수당을 받는데 기대한 공헌(?)을 세운 남편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나중에 만나면 맛있는 5불짜리 도미노피자나 피자헛 피자를 몇 번 쏴야 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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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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