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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잔소리 하는 며느리

by 프라우지니 2013.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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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어머니의 취미는 쇼핑입니다.


특히나 옷 사시는 것을 너무도 좋아하십니다.

식료품 쇼핑을 가셔도 옷가게는 그냥 지나치시는 법이 없으시죠!


이런저런 옷을 몸에 대보고 입어보시는 어머니께 며늘이 한마디 합니다.

 

“엄마, 살 빼신다며..자꾸 큰 사이즈 옷을 사시면 어떻해요?”

“음.. 그냥 디자인이 예뻐서 한번 대 본거야~^^;”


몇 년 전 아프셨을 때는 옷 사이즈(유럽용으로)가 36까지 내려갔었는데..

지금은 보통 입으시는 사이즈인 42를 지나서 지금은 44를 입으십니다.


무슨 사이즈가 그렇데? 하시는 분을 위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한국사이즈도 치자면 M(edium)과 L(arge) 중간정도의 사이즈를 입는 제가..

유럽사이즈는 38입니다. 38정도면 유럽에서는 S(mall)과 M(edium)입니다.


엄마는 몇 년전에 허리 디스크를 수술하신 상태여서 항상 허리를 조심하셔야 하고,

특히 살이 찌면 허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남편이 엄마의 건강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덩달아 며느리도 엄마 건강에 신경을 쓰죠!


잠시 살이 찐 상태인 엄마가 자꾸 큰 사이즈의 옷을 구입하신다면..

엄마는 다이어트 하실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미로 저는 해석을 했습니다.


사실 살이 한번 찌고 나면 빼기가 무지하게 어렵습니다.

거기에 자꾸 케익을 구으셔서 드시니 살이 더 늘었으면 늘었지 절대 줄어들 일은 없게 되죠!

거기에 활동적인 아빠에 비해서 엄마는 하루의 대부분을 집안에서만 보내십니다.


(시)아빠는 자꾸 살이 찌는거 같은 엄마를 걱정하는 며느리에게 한마디 하십니다.

 

“너희 엄마가 케잌을 구으면 저녁 10시가 넘어서는 3쪽이나 먹는다.

그러고 살이 안 찌기를 기대하면 안 되는 거지..“


아하! 그렇군요. 케잌을 구으셔도 아빠도 며느리도 잘 안 먹는데..

왜 이리 자주 케잌을 구으시나 했더니만..다 엄마 몫이였군요.^^;


그날 엄마는 며늘에게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엄마, 이제 케잌 굽지마요! 구워서 혼자 다 드신다며? 그 살은 다 어쩌려고?

당신 아들이 당신 건강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고나 계시는 거예요?”

며느리에게 날벼락 아닌 날벼락을 맞으신 이후로..

엄마는 며느리 앞에서 케잌을 굽지 못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다이어트는...

못 먹어서 스트레스 받는거 보다는, 조금씩 먹어주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거죠!


 

 

집 근처 쇼핑몰에 혼자 어슬렁거리면서 시간을 보낸 며늘이 엄마를 위해서 케잌을 샀습니다.


“엄마, 못 먹어서 스트레스 받으면 다른 것을 더 먹게되니..

이 케잌은 아빠 주지 마시고, 엄마가 커피 마실 때 한쪽씩만 드세요.“

“아휴~ 넌 돈도 없으면서 왜 이런 것을 사 왔어?”

“엄마 케잌 구워서 먹고 드시고 싶은데, 제가 잔소리 해서 못 구으시는거잖아요.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가끔 한쪽씩 사서 드세요.“

사실 그전에 엄마랑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사람 외국사람을 떠나서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은지라..

가끔식 로또를 사시는 엄마에게 “당첨되면 뭐 하실꺼냐?” 고 여쭤 본 적이 있습니다.


 

“로또 당첨되면 비엔나에 너희 시누이 아파트 한 채 사주고, 너희 한테도 그라츠에 집 한 채 사주고, 그리고 남는 돈은 은행에 넣어 놓고.. 너희 아빠는 빼고 혼자서 예쁘게 옷 차려입고, 근사한 카페에 가서 매일 커피랑 케잌을 먹을란다. 나는 그게 행복이다!”

어머니에게는 늦은 오후에 커피한잔과 함께 하는 케잌 한쪽이 행복이였는데..

그런 엄마께 케잌을 굽지 말라고 했으니..쯧쯧쯧^^;


엄마 건강을 염려해서 며느리가 하는 잔소리인 걸 엄마도 아시겠지만..

그래도 며늘은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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